[시사저널 여론조사] 내년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은? 민주당 56.9%, 국민의힘 35.0%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5 07:35
  • 호수 1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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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20일 여론조사│이낙연 신당 지지 28.5%, 이준석 신당 지지 27.6%
수도권, 與에 ‘최악의 무덤’ 되나…서울, 민주당 59.4% vs 국민의힘 32.7%
“차기 지도자” 이재명 36.6%, 한동훈 25.1%…尹 대통령 국정 지지율 35.7%

내년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진다. 12월12일 기준 120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여러모로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 차기 총선에서 과연 민심이 ‘정부 지원론’과 ‘정부 견제론’ 중 어디에 더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정국을 끝내고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와 여소야대 국면을 유지해 야당의 견제로 정부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 중 어느 선택지에 더 많은 표심이 실리느냐에 따라 정국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그렇다면 민심은 지금 과연 어디에 있을까. 어디로 움직이고 있을까. 내년 총선을 향한 도도한 민심의 물결을 수치로 확인하는 작업은 현 정치권에 경종을 울릴 가능성이 높다. 시사저널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여론조사는 수치 그 자체보다는 민심의 흐름, 즉 추세를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사저널은 4개월 전(총선 250일 전)에도 같은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총선 120일을 앞두고 다시 한번 여론을 파악해 민심의 움직임을 포착하고자 했다.

ⓒ시사저널 박은숙

與 비상, 108석 걸린 ‘서울·경기’에서 野 ‘압도적 우위’

시사저널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2월11일과 12월12일 양일간 전국 성인 2001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2.2%포인트), ‘내년 총선에서 어느 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얻어 원내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상하나’라는 질문에 민주당이 56.9%, 국민의힘은 35.0%의 지지를 얻었다. 양당의 격차는 21.9%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정의당은 0.3%, 기타 정당은 3.0%, 잘 모름은 4.7%였다.

이런 응답 결과는 4개월 전 조사와 대동소이하다. 7월31과 8월1일 전국 성인 2013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2.2%포인트)에선 민주당이 56.4%, 국민의힘은 36.6%의 지지를 얻었다. 양당의 차이는 19.8%포인트였다. 현재 민주당에 내년 총선 전망이 더 유리해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별로 보면 전체 국회 의석(300석)의 40%에 해당하는 121석이 걸린 서울·인천·경기 수도권에서 민주당은 대체로 국민의힘에 우세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49석과 59석이 각각 걸린 서울과 경기에서 민주당은 각각 59.4%, 59.7%를 얻어 32.7%, 34.0%에 그친 국민의힘을 압도했다. 이런 결과는 4개월 전에도 비슷하게 포착됐다. 4개월 전 조사에서 서울과 경기에서 민주당은 54.1%, 57.9%, 국민의힘은 35.6%, 35.6%를 얻었다.

여당에 이와 같은 결과는 당혹스럽다. 최근 국민의힘이 자체 분석한 내년 총선 판세에서 서울 49석 중 ‘우세’ 지역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6곳뿐인 것으로 알려져 여당은 상당한 충격파에 시달렸는데, 실제 이런 민심의 냉랭한 분위기가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감지된 셈이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점은 4개월 만에 사뭇 흐름이 달라진 인천이다. 인천에서 국민의힘은 46.2%로 민주당(40.2%)과 우세 경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4개월 전에 국민의힘은 37.7%를 얻어 53.2%의 민주당에 큰 차이로 열세를 보였다. 120일 만에 인천에서 국민의힘은 8.5%포인트를 끌어올린 반면, 민주당은 13%포인트나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인천은 국민의힘에는 험지로 평가되는데, 이와 같은 중간 성적표가 나옴에 따라 민주당은 원인 분석과 함께 대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또 주목해야 할 지역은 부산이다. 민주당은 부산에서 53.5%로 국민의힘(41.0%)을 12.5%포인트 앞섰다. 4개월 전 조사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48.5%, 44.6%를 얻어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하는 모습이었다. 119표 대 29표라는 큰 차이로 유치에 실패한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후폭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60대와 7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세대에서 최소 27%포인트 이상의 우위를 보였다. 4개월 전에는 가장 적은 격차가 16%포인트였는데, 그사이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런 여론 추이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서 시작된 보수의 ‘세대포위론 전략’이 현재 기준으로는 더 이상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2030세대와 6070세대를 묶어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4050세대를 포위한다는 세대포위론 전략은 한동안 보수의 선거 필승 방정식처럼 여겨졌다. 민주당은 중도층에서도 61.2%를 얻어 31.3%에 그친 국민의힘을 크게 앞섰다. 역시 4개월 전(민주당 58.0%, 국민의힘 35.8%)에도 비슷하게 나타났던 흐름이다.

시사저널은 내년 총선 결과에 대한 ‘전망’과 함께 유권자들의 ‘의지’도 함께 조사했다. ‘내일이 총선일이라면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나’라는 질문에 민주당은 49.8%를 얻어 36.2%의 국민의힘에 앞섰다. 13.6%포인트 격차로, 전망을 물었을 때의 격차(21.9%포인트)보다는 적다. 4개월 전 조사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52.1%, 35.3%로 16.8%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내년 총선 구도는 ‘정부 견제론’이 ‘정부 지원론’을 앞설 것으로 점쳐졌다. ‘정부 견제론’은 53.9%로, ‘정부 지원론’ 39.7%보다 14.2%포인트 많았다. 흥미로운 포인트는 ‘정부 견제론’ 응답이 절반 이상 나온 서울·경기와 달리 인천은 과반(51.4%)이 ‘정부 지원론’의 손을 들어줬다는 지점이다. 반면 부산은 ‘정부 견제론’이 52.7%로 ‘정부 지원론’ 42.7%보다 우세했다. ‘내년 총선에서 어느 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얻어 원내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상하나’라는 질문의 응답과 대동소이한 흐름이 내년 총선 구도 질문에서도 관찰된 셈이다.

‘이준석 신당’ 두고 둘로 쪼개진 TK와 PK

이번 조사에서는 내년 총선을 지금의 당대표로 치르면 과연 유리할지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김기현 대표 체제’와 ‘이재명 대표 체제’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내년 총선에서 각각 여당과 야당에 유리할지를 조사했다. 다만 김기현 대표가 12월13일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그만큼 지금 정치권은 시시각각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응답자의 과반(53.4%)은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것이 야당의 총선 승리에 더 유리하다고 봤다. 불리하다는 의견은 40.0%였다. 구체적으로 ‘매우 유리’는 39.7%, ‘대체로 유리’는 13.7%로 조사됐다. ‘대체로 불리’와 ‘매우 불리’는 17.6%, 22.4%였다. 유리하다는 의견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40·50대에서 60%대로 높게 나타났고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60대와 70대 이상에서는 40%대로 낮게 조사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 대표 체제가 총선에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을 절반 이상 보인 서울·경기와 달리 인천에선 불리하다는 의견이 54.5%로 더 높았다는 것이다.

김기현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것에 대해서는 ‘유리하다’는 31.7%, ‘불리하다’는 50.9%로 나타났다. 서울·경기·인천은 물론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에서도 20%대 이상 차이로 불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심지어 김 대표의 지역구인 울산에서도 30% 이상의 격차로 불리하다는 응답이 많게 나왔다. 전 세대를 막론하고 10%대 차이로 불리하다는 의견이 나타났다. 실제 여론은 김 대표가 대표직에서 더 버티긴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셈이다.

최근 꿈틀거리고 있는 제3정당에 대한 지지 의견도 물었다. ‘이낙연 신당의 지지 의향’을 묻는 질문에 ‘지지한다’는 응답은 28.5%를 기록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65.1%, ‘잘 모름’은 6.4%였다. 호남에 정치적 뿌리를 두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지만 광주(31.6%)와 전남(33.3%)에서의 지지세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념 성향별로 보면 보수층(32.0%)과 중도층(31.4%)의 지지세가 진보층(19.9%)보다 뚜렷했다.

‘이준석 신당의 지지 의향’을 묻는 질문에 ‘지지한다’는 응답은 27.6%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67.4%, ‘잘 모름’은 5.1%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준석 신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영남에서 극과 극으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부산·울산·경남은 33.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 반면, 대구·경북은 20.8%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보수의 뿌리인 영남에서도 부·울·경은 이준석 신당을 국민의힘의 대체재로 보는 경향이 강하지만, 대구·경북은 그렇지 않은 경향성을 드러낸 셈이다. 호남도 33.2%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세를 보였다. 성별로도 극명한 차이가 나타났다. 남성은 36.2%가 지지한다고 답했지만, 여성은 19.1%만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광주는 이재명, 대구는 한동훈을 ‘차기’로 민다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36.6%)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25.1%)이 진보와 보수의 선두주자로 조사됐다. 둘의 격차는 11.5%포인트였다. 흥미로운 점은 명실상부 진보와 보수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49.6%)와 대구(47.3%)에서 각각 이 대표와 한 장관을 차기로 뚜렷하게 미는 모습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특히 한 장관은 경북(29.4%), 부산(28.5%), 울산(18.3%), 경남(28.4%) 등 다른 영남권에서는 대구만큼의 지지를 얻지는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전남(41.8%)과 전북(50.5%)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기록했다.

그다음은 김동연 경기지사(5.4%),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5.2%),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4.8%),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4.6%), 오세훈 서울시장(4.2%), 홍준표 대구시장(4.0%),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3.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1.7%) 등 순이었다. 범보수·범진보 진영 전체로 보면 범보수는 48.2%, 범진보는 46.6%로 오차범위 내 격차를 보였다. 다음 선거의 핵심 변수가 ‘분열’임을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긍정평가)는 35.7%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얼마나 잘하고 있다고 혹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매우 잘하고 있다’ 19.0%, ‘어느 정도 잘하고 있다’ 16.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1.2%로 파악됐다. ‘어느 정도 잘못하고 있다’는 6.8%,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54.4%로 조사됐다. 이런 여론 추세는 4개월 전에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당시에도 부정평가(61.0%)가 긍정평가(37.0%)를 압도했는데,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55.1%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4.2%, 국민의힘 37.3%로 조사됐다. 양당의 격차는 6.9%포인트다. 정의당 1.7%, 기타 정당 5.8%, 지지 정당 없음 9.7% 등으로 집계됐다. 4개월 전에는 민주당 47.2%, 국민의힘 34.1%로, 격차는 13.1%포인트였다. 4개월 전보다 격차는 좁혀졌다. 지금 여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집권여당보다는 윤 대통령에게 쏠려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12월11~12일 양일간 전국 성인 2001명을 대상으로 무선 RDD를 이용한 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2.7%다. 표본오차는 ±2.2%포인트(95% 신뢰 수준)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례 투표 與 36.7%, 野 45.9%

‘병립형 계산’ 시 與 17석, 野 22석

시사저널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2월11일과 12일 양일간 전국 성인 2001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2.2%포인트), ‘내일이 총선이라면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나’라는 질문에 민주당이 45.9%, 국민의힘은 36.7%의 지지를 얻었다. 정의당은 2.3%, 기타 정당은 10.6%, 잘 모름은 4.5%였다.

이런 결과를 20대 총선 방식이었던 ‘병립형’과 21대 총선 방식이었던 ‘준연동형’에 각각 대입해 계산해 봤다. 민주당 163석,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84석이라는 21대 총선의 지역구 당선 의석수를 기준으로 산출했다. 조원씨앤아이 분석에 따르면, 내년 총선이 병립형으로 치러질 경우 민주당은 22석, 국민의힘은 17석을 갖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은 1석에 그치고, 기타 정당 등이 7석을 나눠 가지게 된다. 비례대표 전체 의석 47석 중 83%(39석)를 거대 양당이 차지하는 셈이다.

반면 준연동형으로 내년 총선이 실시된다면, 민주당은 8석, 국민의힘은 16석을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의당은 한 석도 얻지 못하지만, 기타 정당 등이 23석을 갖게 된다. 거대 양당이 24석으로 전체의 51%만 차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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