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우유값에 기록적 ‘밀크플레이션’…14년 만의 최고 상승률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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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물가 상승률 9.9% 기록…전체 상승률의 3배 육박
치즈 상승률 19.5%에 달해…원유 가격 인상 여파
올해 사료 가격 안정세…변동 폭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우유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우유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우유 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발효유, 치즈,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의 물가 상승률도 기록적인 수준을 보이는 등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됐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18.13으로 전년 대비 9.9%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19.1%) 이후 14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과 비교하면 2.8배에 달한다.

유제품 물가 상승률도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냈다. 발효유 물가 상승률은 12.5%로, 1981년(18.4%) 이후 4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치즈의 경우 19.5%로 2008년(22.0%)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해를 제외하고 치즈 물가가 20% 내외 수준으로 인상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27.5%)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22.0%)뿐이었다.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은 10.8%로 2008년(14.4%) 이후 15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분유 물가 상승률은 6.8%로 2014년(7.15%)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우유 관련 제품의 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우유 원료가 되는 원유 가격이 인상된 이후 유업체들이 흰 우유와 유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우유는 흰 우유 제품인 ‘나100% 우유(1ℓ)’ 출고가를 대형 할인점 기준으로 3% 인상했다. 이로 인해 대형마트에서 해당 제품 가격은 2900원대로 올랐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동원F&B의 유제품 가격도 인상됐고,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등 빙과업체의 아이스크림 가격도 일제히 오른 바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해 10월 빙과업체들이 원유 가격 인상을 이유로 과도하게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렸다며 가격 인하 조치를 촉구했다. 또 원유를 원재료로 하는 가공식품 가격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생산비 변동 폭이 크지 않아 우유 물가가 기록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통계청이 매월 5월 말께 발표하는 원유 생산비를 보고 변동 폭이 ±4% 이상이면 협상을 통해 원유 가격을 조정한다. 낙농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는 생산비에 큰 영향을 주는 사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중동 및 우크라이나 국제 정세와 수입 물가 가격 변동이 사료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타 물류비와 인건비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원유 가격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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