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변호인 “법적으론 美 아닌 한국 송환돼야”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4.01.1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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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권씨 미국行 보도…“미국으로 인도하라는 압력”
맨해튼 법원, 이달 권씨 재판 기일 연기…송환 염두?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연합뉴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의 송환 문제를 두고 권씨의 변호인은 그가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일(현지 시각) 권씨의 몬테네그로 변호사인 고란 로디치는 현지 일간지 포베다에 "범죄인 인도에 관한 유럽협약, 미국과 체결한 양자 협정, 국제법적 지원에 대한 국내 법률 등 모든 법적 근거에 따르면 권도형은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100% 확신한다"고 밝혔다. 

현재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씨에 대해 한국과 미국 양측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황이다. 한국의 경제사범 최고 형량은 약 40년이다. 미국의 경우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기 때문에 100년 이상도 가능하다. 

그러나 권씨의 한국 송환 여부는 불투명하다.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권씨 송환국과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12월 밀로비치 장관이 몬테네그로 주재 미국 대사에게 권씨를 미국으로 보낼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맨해튼 연방법원은 당초 오는 29일로 예정된 권씨의 사기 혐의 재판 기일을 3월25일로 2개월 연기했다. 이를 두고 주요 외신에서는 권씨의 미국행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로디 변호사는 "지금 시점에서 이러한 언론 보도가 나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권도형을 미국으로 인도하라는 일종의 압력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현재 권씨 측은 범죄인 인도를 승인한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범죄인 인도와 관련한 최종적인 법원 판결이 나오면 밀로비치 장관이 송환국을 결정할 예정이다.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테라와 루나는 2022년 5월 폭락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추산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400억 달러(약 53조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다. 같은해 9월 한국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권씨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이듬해 3월 미 뉴욕 검찰은 증권사기와 시세조작 등의 혐의로 권 대표를 기소했다.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한 권씨는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혐의로 체포된 이후 계속 현지에 구금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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