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사건을 보도하며 한국의 정치 분열이 한층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 시각) 배 의원의 피습 소식을 전하면서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가 점점 더 분열되고 격렬해지고 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에 이어 3주 만에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WP는 또 “정치인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일부 인사들은 선거 유세에 나서는 의원들을 위한 안전 관리 강화를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번 달에 연달아 발생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정치인에 대한 공격은 드문 일이라고 WP는 전했다. 그러면서 2022년 송영길 전 대표, 2015년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피습사건 등 과거 국제적 관심을 받은 한국 정치인 피습 사건을 함께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진보와 보수 진영을 가리지 않고 불과 몇 주 만에 다시 발생한 이번 공격은 한국 정치를 물들인 분열과 분노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야당 대표가 목을 찔린 지 몇 주 만에 발생한 이번 피습은 한국의 극도로 양극화된 정치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총선을 앞두고 한국의 정치적 긴장감은 높은 상태”라며 “이번 피습 사건으로 한국 사회에서 폭력의 공포가 정치권 뿐 아니라 시민 사회 전반에서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3분의2가 정치적 분열이 지역사회를 더 위험하고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영문판인 닛케이 아시아도 배 의원 피습 소식을 보도하면서 “이 대표 피습에 이어 또다시 일어난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국에서 양극화 심화, 정치적 반대 성향의 인물에 대해 비난하는 풍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블룸버그와 CNN 등 다수 외신이 “배 의원이 강남 한복판에서 돌을 든 괴한에 습격당했다”며 속보로 전했다.
배 의원은 전날 오후 5시18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입구에서 A군(15)에게 공격당했다. 배 의원은 이후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처치를 받았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체포한 A군을 보호자 입회하에 조사한 뒤 이날 새벽 응급입원 조처했다. 응급입원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자신 또는 타인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는 경우 정신의료기관에 3일 이내로 입원시킬 수 있는 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