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질주한 레미콘 트럭…석계역 ‘13중 추돌’로 17명 사상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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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사망·16명 부상…트럭 운전자, 브레이크 못 밟은 듯
엄청난 굉음·연기 등 일대 아수라장…4시간 넘게 극심 정체
3월29일 오전 13중 추돌사고가 일어난 서울 성북구 석계역 인근도로에서 경찰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3월29일 오전 13중 추돌사고가 일어난 서울 성북구 석계역 인근도로에서 경찰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석관동 석계역 인근 도로에서 13중 연쇄추돌 사고가 나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레미콘 트럭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29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1분께 60대 남성 A씨가 몰던 레미콘 차량이 고가차도에서 빠른 속도로 내려오다 중앙분리대를 스친 후 곧바로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차량을 잇달아 덮쳤다. 

당시 1t 탑차와 오토바이 등 3개 차로에 있던 차량 12대와 레미콘이 뒤엉키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레미콘 차량은 운전석과 동체가 두동강 났고, 들이받힌 차량 상당수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다. 

목격자들은 연쇄 추돌로 인해 '쾅'하는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 인근 CCTV에는 당시 레미콘이 질주하듯 내리막길을 달려오다 정차하던 차량을 순식간에 들이받았고, 이 충격으로 시야를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이 사고로 탑차 운전자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부상을 입은 16명 중 4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1명은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월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석계역 인근도로에 13중 추돌사고가 일어나 차량들이 파손돼 있다. ⓒ 연합뉴스
3월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석계역 인근도로에 13중 추돌사고가 일어나 차량들이 파손돼 있다. ⓒ 연합뉴스

연쇄 추돌 사고 수습 여파로 석계역 일대는 4시간 넘게 차량 이동이 통제되면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성북구청은 오전 10시9분 '도로 전면 통제 중이므로 인근 도로로 우회 바란다'는 안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경찰은 레미콘 운전자인 A씨가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것으로 보고 A씨의 진술과 차량의 사고 기록장치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 당시 A씨는 음주나 약물 복용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경상을 입었으나 지병을 앓고 있어 당장 조사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복을 마치는 대로 A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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