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분야/이회창 · 이인제 · 노무현, 대권 '빅3'
  • 이숙이 기자 (sookyi@e-sisa.co.kr)
  • 승인 2001.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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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차기 당선 가능성·호감도 1위…
노무현 지지율, 이인제 앞서
'좋아하는 정치인과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정치인은 다르다!' 차기 대권주자군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속내를 요약하면 이렇다.




우선 '좋아하는 정치인'에 대한 조사 결과, 이회창·노무현·이인제·김근태가 빅 4를 형성했다. 이총재가 23.1%, 노위원이 17.8%, 이위원이 13.6%, 김위원이 11.6%를 얻었다. 그 아래로는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뚝 떨어져 고 건·한화갑·정몽준·정동영·김종필·권영길이 뒤를 잇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고 알려진 여론 주도층 조사에서 노무현·김근태·정동영·권영길같이 개혁 또는 진보 성향인 정치인이 4명씩이나 지지율 10위권에 들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특히 '불안정하다' '과격하다'는 이미지 때문에 여론 주도층으로부터 외면당했던 노무현 최고위원이 당내 선두 주자 격인 이인제 최고위원을 제치고 2위에 오른 것은 눈길을 끈다.


노위원은 최근 동교동계 수장인 권노갑 전 최고위원을 만나 공정 경선을 촉구하는 등 '이인제 따라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가 당 밖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치인

이회창 80.0%
이인제 47.7%
노무현 20.2%
김종필 7.0%
한화갑 4.2%
고 건 3.8%
김근태 3.6%
정몽준 2.5%
박근혜 1.0%
김중권 · 이한동 0.8%


정치인 호감도를 집단 별로 분석해 보면 그 결과가 흥미롭다. 먼저 법조계와 의약계 인사들은 전체 순위와 똑같이 이회창·노무현·이인제·김근태 순으로 호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정치인 집단에서는 3·4위가 뒤바뀌어 이회창·노무현·김근태·이인제 순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 노무현·김근태 지지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변화'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반면 기업인과 종교인 집단에서는 이인제 위원이 두 사람을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아예 '이회창 1위'가 무너진 집단도 있다. 행정 관료들 조사에서는 이인제 위원이 이회창 총재를 물리치고 1위를 차지했다. 관료들이 이위원을 유독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관가에 '이회창 비토 경향'이 있는 것인지, 해석이 구구한 대목이다.


차기 대선 주장 중 가장 좋아하는 사람

이회창 23.1%
노무현 17.8%
이인제 13.6%
김근태 11.6%
고 건 3.9%
한화갑 3.5%
정몽준 2.3%
정동영 2.2%
김종필 1.5%
권영길 1.2%


노무현 위원은 언론계와 시민단체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언론인들은 노무현·김근태·이회창·고 건 순으로, 시민단체 인사들은 노무현·김근태·이인제·권영길 순으로 호감을 표시한 것. 시민단체를 'DJ 정권의 홍위병'으로 몰고 간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일까? 이회창 총재는 시민단체 인사들 조사에서 지지율이 5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지지율 9위 JP, 당선 가능성은 4위

 


단순 지지율 결과는 이렇듯 각양각색이지만, '당선 가능성'으로 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1위 이회창, 2위 이인제, 3위 노무현으로 전체 순위나 집단간 순위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시민단체 인사들이 이회창·노무현·이인제 순으로 노위원에게 좀더 기대를 건 것이나, 이와 반대로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이회창·이인제·김종필 순으로 JP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점이 다를 뿐이다. 요컨대 내년 대선이 현재의 지형대로 치러질 경우 이회창·이인제·노무현 가운데 한 사람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리라는 것이 전문가 집단의 중론인 셈이다.


정치판이 아예 새로 짜일 경우를 염두에 둔 응답자들은 JP와 영남 후보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당선 가능성' 항목에서 JP의 약진이 도드라진다. 단순 지지율 9위에서 당선 가능성 4위로 도약한 것. 이런 추세는 일반인 조사 때도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현실 정치에서 JP가 지니는 만만치 않은 위상을 보여주는 셈이다. 정몽준·박근혜·김중권 '영남 트리오'가 당선 가능성 10위권에 든 것도 전문가들이 여전히 영남후보론에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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