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총재직 사퇴가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총재 직을 내놓았으니 당으로부터 자유로워졌고, 야당의 공격도 누그러질 것이다. 대통령 말씀대로 국정에 전념하리라고 본다. 당은 이제 자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광옥 과도 체제가 등장했다. 한대표는 중도개혁포럼 후원자이면서 동교동계 구파에 속한다. 중립성 시비가 나올 수도 있는데.
그렇게 보지 않는다. 동교동 구파라는 말은 안 썼으면 좋겠다. 그냥 동교동이라고 쓰자. 한대표도 동교동 사람이다. 중도개혁포럼이 한대표를 위한 조직이라는 말은 나도 들었고, 한때는 그렇게 오해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당을 위기로부터 재건하는 데 모든 사람이 협력할 때다. 일단 당을 살려놓고, 그 다음에 경쟁해야 한다. 어제(11월9일) 당무위원회의에서 옆에 설 훈 의원이 있기에 대표한테 (당 발전·쇄신 특별대책위) 인선을 위임하자고 발언하도록 했다.
한고문이 쇄신파의 요구에 동참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더욱 상심했다는 말도 있던데.
쇄신 주장은, 당이나 대통령을 위하는 방법의 차이로 봐야 한다. 대통령께 불이익을 드리려 했다고 생각해서는 사태 해결에 도움이 전혀 안된다. 또 본인들은 억울하겠지만, 가정 주부들에게까지 회자된 여론을 전달하지 않는 것은 직무 유기 아닌가. 대통령도 다 이해하실 거라고 믿는다.
권노갑 전 고문은 거취에 대해 아무 것도 밝히지 않았는데.
그것은 그 분이 결정할 문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아무도 강요를 못하는 거다. 더구나 이제는 그것이 정치 쟁점이 될 수 없다. 총재도 물러나셨고, 청와대도 청와대와 직접 관련 없다는 말까지 했다. 나는 쇄신파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를 바란다.
쇄신파는 이제 어찌 해야 한다고 보나?
그것은 그 사람들이 해결할 문제지. 이번 쇄신에서 나하고 (뜻이) 같았지만, 그 사람들이 계속 나하고 같을 수는 없고, 또 내가 그 사람들하고 직접 연대한 것도 아니다. 그러니 내가 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뭐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어쨌든 논의의 핵심은 정치 일정으로 모아질 텐데.
정치 일정은 당이 지혜를 모아 합의점을 도출해 결정될 것이다. 토론 과정에서 다른 의견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것을 대립이나 혼란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한고문은 '1월 전당대회, 지방선거 후 후보 선출대회'를 주장하고 있는데, 논의 과정에서 입장을 바꿀 수도 있나?
나는 내 주장을 할 것이고, 어느 주장이 옳은지는 당이 객관적으로 판단해 봐야지. 내 주장은, 당은 빨리 정상화시켜야 하고 후보 지명 대회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거다. 경선에 나설 사람들이 국민이나 당원 들에게 자기를 알릴 충분한 기회를 줘야 한다. 누구는 5년 동안 똑같은 노래를 매일 불렀고 누구는 이제 데뷔해서 신곡을 내놨는데, 지금 청중 수 가지고 따지자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나.
1월 전당대회가 물리적으로 가능한가?
사고 지구당만 개편한 뒤 현 대의원들로 치르면 된다. 그리고 7∼8월 전당대회 때 개편 대회를 전부 다 해서, 거기서 후보도 지명하고 총재 신임도 물으면 된다.
대의원 수를 10만명 정도로 늘리자는 주장도 나오는데.
나는 지금 만 명도 적지 않다고 본다.
총재와 후보가 같은 사람이어야 하나?
내 주장이 그거다. 분리가 되면 선거운동이 힘도 빠지고 양분된다. 1971년 대선에서 경험하지 않았나. 합리적인 방식은 총재와 후보를 같은 사람이 맡는 거다.
총재 경선뿐 아니라 후보 경선에도 나설 것인가?
그럴 작정이다. 당의 중심이 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나설 것이다.
김근태·노무현 고문과의 개혁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어 왔는데.
생각하지 않고 있다. 연대가 이뤄지겠나.
한고문이 대권 경쟁에 끝까지 참여하겠느냐는 의구심이 여전히 많다.
그런 질문은 이걸로 끝났으면 좋겠다. 나는 모든 것을 정면 돌파하고 끝까지 갈 거다. 나는 최종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호남 출신이라는 사실이 장애가 되지 않겠나?
그런 생각 자체가 패배주의이고 못난 생각이다. 부시는 한 방(집안)에서 둘이 나왔는데 그건 선진국형이고, 호남이라는 큰 덩어리에서 또 나오면 문제라는 건가. 다른 지역(영남)은 네 사람이 나왔어도 시비가 없었다. 이번에도 같은 도에서 세 사람이 나오겠다는 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지역이 아니라 자질이다.
정계 개편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그런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들은 바도 없고, 가능성을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선 후보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제3 후보) 영입은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내 얘기는.
앞으로 총재 경선을 한다면 지난해처럼 4명 연기 투표가 아닌 한 사람만 찍는 형태가 될 텐데, 1등 할 자신이 있는가?
1등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동교동 단합을 이끌어낼 것이다.
동교동 구파하고는 결별한 것 아닌가?
의견이 대립되었을 때 나오는 얘기지. 그러나 합치 못할 이유가 없다.
권노갑 전 고문을 만날 계획인가?
내가 그렇게 만들어낼 거다. (동교동계 좌장으로) 받들어 모셔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