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풍 막아선 다섯 가지 ‘바람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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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2.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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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자질 검증 ‘큰 고비’…용인술·인맥 보강 ‘급한 불’
이인제 캠프에서 나온 노무현 고문에 대한 첫 비난은 ‘서민을 가장한 귀족’이라는 것이었다. 이어 요트가 취미였다, 재산이 많다, 고급 승용차를 탄다, 여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이 중 호화 요트 논란과 부동산 투기 의혹은 이미 10여년 전 <주간 조선>이 보도해 문제가 된 사항이다. 당시 노고문은 법정 소송까지 불사한 끝에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런데도 이고문 쪽이 이를 다시 거론한 이유는 단 하나. 노고문이 바로 ‘서민 후보’라는 이미지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과 자질에 대한 검증이 별로 없었다는 점도 그가 넘어서야 할 부분이다. 그의 정책은 아직 추상적이다. 새로운 정책 비전을 제시한 것도 별로 없다. 여권의 한 선거 전문가는 “국민 통합이나 개혁이라는 구호만으로 대선을 치르기는 어렵다. 뭔가 노무현만의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용인술과 인맥 확대도 그가 새롭게 헤쳐 가야 할 과제다. 그의 참모진은 민주당 대선 주자들 가운데서도 ‘경량급’이다. 얼마 전까지 그의 곁에는 현역 의원이 없었다. 노사모라는 열성 조직과 보수적인 당 조직을 조화시켜 이끌고 가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과격하다거나 가볍다거나 불안하다는, 이른바 ‘마이너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것도 과제이다. 민주당 동교동계 한 의원은 “민주노총과 전경련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는 없더라도 두 집단 모두에서 이해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조선일보>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는데, 후보가 된다면 이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계속 거절하면 협량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고, 입장을 바꾸면 ‘극성 팬’들의 반발이 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노고문이 후보가 된다면, 6월 지방 선거가 현실적인 최대 복병이 될 수 있다. 수도권이나 영남에서 참패한다면, 후보 교체론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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