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여당 단독 경제 청문회
  • 李敎觀 기자 ()
  • 승인 1999.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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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단독 경제 청문회, 한국 정치의 당파성 드러내

‘참을 수 없는 한국 정치의 당파성.’경제청문회가 1월18일 여당 단독으로 강행된 현실은 이같은 생각을 갖게 한다. 여당은 신자유주의라는 외적 원인보다 지난 정권의 실책과 비리를 파헤치는 전략을 고수하고, 야당은 이같은 전략을 저지하기 위해 특위를 여야 동수로 하자며 고집을 부렸다. 그래서 청문회는 파행으로 시작되었다.

한국 정치의 이같은 현실은 외환 위기가 찾아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97년 9~11월 급속히 추락하는 대외 신인도를 높이기 위한 금융개혁법안 처리를 놓고 당시 여야는 1차원적 당쟁이라는 거대하고 단단한 성(城)에서 한 치도 물러나지 않았다. 그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그랬는데 하물며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지금 한국 정치로부터 국가를 걱정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지 모른다.

반은 꽉 차고 나머지 반은 휑하니 비어 있는 경제 청문회 풍경은 국가적 대의를 위한 합의를 ‘유전적으로’이루지 못하는 듯한 한국 정치의 장애를 상징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날 여야가 이같은 비판을 의식했는지 다음 날 총무회담을 열어 청문회를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청문회가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구절대로 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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