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꽃다지 3집 발표하고 콘서트 개최
  • 成宇濟 기자 ()
  • 승인 200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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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 3집 <진주> 발표… ‘경쾌한 음악’ 펼치는 콘서트 열어
1998년 3월 거리에 실직자·노숙자가 넘쳐나던 시절, 매주 수요일이면 서울역 광장에서 힘찬 노랫소리가 들렸다. ‘실업은 당신네 잘못이 아니다.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이다’라며 노래하는 이들 앞에 실직자가 청중으로 몰려들었고, 이 공연은 1년6개월 동안 계속되었다. 1980년대부터 집회 현장과 거리에서 노래를 불러온 ‘희망의 노래 꽃다지’의 공연이었다(꽃다지는 1992년 ‘노동자 노래 집단’과 ‘삶의 노래 예울림’이 통합해 창단했다).

1980년대 말 대중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이후, 민중 가요라고 불린 노래는 대중의 관심권 밖으로 급격하게 밀려났다. 세상이 급변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서도 예외는 있었으니, 바로 노래패 꽃다지이다. 꽃다지는 투쟁 현장은 물론 소외되고 설움받는 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고통을 어루만지고 힘을 불어넣는 노래를 불렀다.

꽃다지는 지금 유일하게 살아 남은 전문 노래패이다. 가수만 20명이 넘는 전성 시대도 있었으나, 지금은 가수 5명과 기획자 2명으로 팀을 꾸려 간다. 꽃다지가 살아 남아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현장성과 음악성.10년이 훨씬 넘는 연륜을, 그것도 현장 공연을 통해 쌓아온 까닭에 꽃다지의 음악은 나름의 뚜렷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군가풍의 투쟁가 일색이 아니라, 서정적인 노래를 포함해 다양한 노래를 불러온 것이다. 꽃다지의 대표곡인 <전화 카드 한 장> <바위처럼> <민들레처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들은 민중 가요의 틀을 넘어 건강하고 아름다운 노래로 호평받으며 널리 불렸다.

얼마 전 꽃다지가 내놓은 3집 음반 <진주>는 이같은 음악성을 더욱 강화했다. 꽃다지 출신으로서 유명 작곡가로 활동 중인 유인혁씨와 인디 음반을 프로듀싱해온 김성수씨가 함께 프로듀서를 맡았고, 이지은·고명원·박향미 씨가 곡을 만들었다.

3집 앨범의 특징은 모던 록을 바탕으로 한 노래들이 전반적으로 밝고 경쾌하다는 점이다. 공장 기계 소리를 연상케 하는 드럼 소리와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악기를 구성한 타이틀 곡 <진주>에서 볼 수 있듯, 다양한 음악적 실험도 돋보인다. ‘새로운 희망’이 노랫말의 주조를 이룬다. 꽃다지는 그 희망을 직접 노래하는 콘서트(1월28~30일·연강홀·문의 02-845-3580)를 연다. 이 공연에서 그동안 쌓아온 음악적 이력을 제대로 보여줄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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