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형 '민주당 발전 · 쇄신 특대위' 위원장
  • 이숙이 기자 (sookyi@e-sisa.co.kr)
  • 승인 2001.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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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법칙 만드는 조정의 명수/무욕 · 무색 행보로 큰일 맡아
'차기 전당대회 때까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게 될 정치인.' '차기 민주당 후보의 향방을 가를 심판자.' 11월11일 '민주당 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특대위) 위원장으로 선임된 조세형 상임고문(사진 가운데)을 두고 정가에서 오가는 얘기다.




한동안 정치 전면에서 비켜나 있던 조고문이 특대위 위원장을 맡으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번 특대위는 전당대회 시기와 당헌 개정 방향 등 차기 지도부와 대선 후보 선출에 관한 '게임의 법칙'을 만드는 핵심 기구다. 자문위원 성격이어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 기구가 어떤 안을 제안하느냐에 따라 차기 주자 간에 유·불리가 결정 나기 때문에 각 진영의 '조세형 대우'는 깍듯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 조위원장 임명에 대해 모든 진영이 '적임자'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조고문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중요한 자리에 오른 배경에는 아무래도 그의 무욕·무색·무취가 크게 작용한 듯싶다. 당초 김영배 고문이 위원장 후보로 강력히 거론되다가 막판에 무산된 것도 김고문이 이인제 진영과 가깝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진다.


조고문의 이런 '중립성'은 당내 권력 갈등이 첨예하거나 조정자가 필요할 때 특히 빛을 발하곤 했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누가 김대중 후보의 대리인이 되느냐를 놓고 중진들 사이에 신경전이 치열할 때 DJ가 그를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으로 지목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선 때 DJP 연대를 성사시키고 북풍 공작을 막아내는 등 혁혁한 공을 세운 그는 DJ가 집권한 후에도 2년 넘게 당을 이끌어 32개월 최장수 총재권한대행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조고문을 비롯해 이번 특대위 위원 인선은 대체적으로 무난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동교동계와 호남 색채 탈피, 각 정파의 대표적 인물 배제, 당내 최대 계보인 중도개혁포럼 및 쇄신파 중용 등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평을 얻고 있는 셈이다. 다만 지난 5월 정풍파동 이후 친동교동계로 분류되는 김민석 의원(사진 왼쪽)이 간사를 맡은 점에 대해서는 뒷말이 적지 않다. 요즘 여권에서는 '색깔'이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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