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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석 변호사의 생활법률 Tip]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에 중소기업이 피해를 본 이유

어설픈 정부의 개입보다는 방관이 나을 수도

박현석 변호사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9.28(Wed) 16: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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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글에서는 존 스튜어트 밀의 정의(正義)에 대한 정의(定意)를 살펴봤다. 독자들이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밀의 주장을 읽고 ‘저것이 무슨 정의란 말인가’라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지만, 필자는 밀이 정의를 적극적으로 정의하기 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다보면 공동체 구성원 전체의 행복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간접적․형식적 정의를 시도한 것으로 이해한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밀의 주장에 이어 등장하는 내용은 하이예크나 프리드먼 같은 ‘자유지상주의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밀의 이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타인의 자유를 존중한다면 자신의 소유물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자신에 대한 의사결정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이들은 시장을 옹호하고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반대한다. 그 명분은 경제의 효율성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이다. 자유지상주의자들은 현대국가의 행위 가운데 상당수가 위법이며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본다. 오로지 최소국가만이 이들의 이론에 부합한다. 최소국가란 계약을 집행하고 개인의 재산을 보호하며 평화를 유지하는 국가이다.

 

자유지상주의자들 중 로버트 노직은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라는 책에서 “오직 계약을 집행하고 사람들을 무력과 절도와 사기에서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최소국가만이 정당화 될 수 있다. 거기서 더 나아가면 어떤 일도 강요받지 말아야 하는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게 되고 그런 국가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노동으로 얻은 수입에 세금을 부과한다면 그것은 강제노동과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노동을 강요할 수 있다면 본질적으로 나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누진세율이 아무리 높아도 소득 전체를 요구하지는 않기 때문에 정부가 납세자들을 완전히 소유하려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는 엄연히 소유하려고 한다는 것이 노직의 주장이다. 

 

김신종(오른쪽) 광물자원공사 사장과 미란다(왼쪽) 볼리비아 국영광물공사 사장이 청와대에서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볼리비아의 우유니 호수에 매장된 리튬 개발사업에 한국광물자원공사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이 참여하는 내용의 기본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간 영역에서는 정부의 시책들을 두고, 국가가 개인의 삶에 어설프게 개입하기보다는 오히려 개인을 간섭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불평한다. 이명박 정권 때 한창 “자원외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해외자원개발 붐을 일으켰던 일이 있다. 실제로 어려운 여건과 낯선 환경 속에서 해외자원개발을 하고 있었던 중소기업들은 이 자원외교로 인해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었다. 대통령이 방문하거나 광물자원공사나 석탄공사 같은 우리 공기업들이 방문한 지역은 광산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정부나 공기관들이 적당히 가격을 후려쳐도 정부 시책상 광산이나 광산의 지분을 매입해 갈 것을 광산주들이 이미 알고 있었던 까닭이다. 시장 논리대로 내버려뒀다면 수요와 공급이 맞닿는 선에서 가격이 결정되고 조용히 유망한 탐사광권을 확보해 해외자원을 개발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망쳐버린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역으로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으면 자원의 분배가 파레토 최적을 이루는가. 국가가 안전밸트나 헬맷을 착용하게 하고 단속하는 것은 국민들을 아이와 같이 가르쳐야할 존재로 대하는, 지나친 후견주의의 발로가 아닌가. 개인에게는 마음대로 자살할 권리가 있는가. 자신의 장기를 떼어서 파는 것은 개인의 자유인가. 자유지상주의자들의 주장에 대해서 수많은 질문이 꼬리를 물고 제기된다. 

 

정의에 대한 이해를 갖고자 하는 일반시민의 입장에서는 경제학에서 정부의 시장개입을 옹호하는 케인지안과 이를 반대하는 신자유주의학파 사이의 모든 이론들을 다 알 수도 알 필요도 없다. 다만 이미 역사에서 입증된 것처럼 자유지상주의자들이 말하는 바와 같이 자유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에는 세상은 너무 뒤틀린 부분이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리고 인간의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자연법적인 의무도 개인에게 부여된다는 점에서(물론 자연법적 의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유력하다) 고려해 볼 때 개인의 자율 내지 시장에 모든 자원의 분배를 맡기면 정의가 실현된다는 자유지상주의자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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