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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개조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이 촛불집회로 모일 것이다”

집회를 밝혔던 우리나라 촛불의 역사...11월12일은 역대 최대 규모 촛불집회 예상돼

조유빈 기자 ㅣ you@sisapress.com | 승인 2016.11.11(Fri) 17: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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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이 11월12일 서울 도심에서 밝혀질 예정이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민주노총 등 1503개 시민단체의 연대체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서울광장에서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개최한다. 주최 측 추산 최대 100만명, 경찰 추산 17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의 인원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미선∙효순이 장갑차 사망 사건’으로 시작된 추모집회

 

민주적인 시위 문화로 자리매김한 촛불집회는 2002년 ‘미선이∙효순이 장갑차 사망 사건’ 당시 처음 대규모로 진행됐다. 2002년 6월13일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미선∙효순 양은 인도가 없는 56번 지방도 2차로를 따라 걷다가 인근 파주 무건리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사고를 당했다. 그 해 11월 동두천 캠프에서 열린 군사재판에서 미 군사법정 배심원단은 무죄평결을 내렸다. 공무 중 발생한 과실사고라는 것이 그 근거였다. 미군 측은 평결 후 11월27일 사죄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11월30일부터 효순이와 미선이를 추모하고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 미국 대사관 인근으로 모였다. 추모제가 이어지면서 참여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났다. 12월7일에는 5만, 12월14일엔 10만명의 시민이 광화문에 모였다. 2012년 5월 한국과 미국은 소파(SOFA)에 대한 개정에 합의하고 범죄 피의자인 미군 관계자의 신병을 기소 전 한국 당국에 인도할 수 있도록 협정 운용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2002년 12월5일 서울 광화문에서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가해 미군의 무죄평결에 항의하는 추모 촛불시위에는 어린이들도 참여했다. ⓒ 연합뉴스


 

노무현 前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경찰 추산으로는 역대 최다 인원 모여

 

2004년 3월에는 한나라당이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민심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당시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규탄했다. 참여연대와 녹색연합, 민주노총 등 5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탄핵무효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행동’은 “국회 다수를 점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아무런 명분도, 국민적 동의도 없이 끌어내리겠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전면 부정하는 낡은 정치세력의 정치적 폭거”라고 규탄했다. 

 

촛불집회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지 10일째인 3월21일에는 경찰 추산 13만명의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했고, 전국 40여개 도시에서 전국적인 탄핵 규탄 집회가 이어지기도 했다. 당시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월드리서치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탄핵사유가 정당하지 못하다’고 응답했고, ‘탄핵안 가결은 잘못한 일’이라는 답변도 74.9%에 달했다. 2004년 5월1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했다. 

 

2004년3월13일 광화문광장에 모인 수많은 시민들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무효화를 외치며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MB 정부 당시 광우병 촛불집회…자발적∙각계각층 전 세대 공분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던 집회는 이명박(MB) 정부의 ‘광우병 촛불집회’였다. MB 정부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 협상 내용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학생들이 촛불을 밝혔다. 전국 1700여개 시민단체와 네티즌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6∙10고시 철회∙즉각 재협상 및 이명박 정권 심판 100만 촛불대행진’을 열어 미국산 소고기 사태의 해결을 촉구했다. 2008년 6월10일 열린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70만명(경찰 추산 8만명)이 모였다.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광장, 남대문 인근까지 세종대로 10차선을 가득 메운 대규모 집회였다. 소고기 수입 문제로 시작된 집회는 100일 이상의 기간 동안 이어지면서 4대강 사업 및 공기업 민영화 반대 여론 등으로도 번져나갔다. 촛불집회의 특징 중 하나는 자발성이다. 대부분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다. 특정 집단보다는 공분한 각계각층 전 세대가 모였다는 점도 광우병 촛불집회의 특징이다.

 

2008년 5월30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 ⓒ 시사저널 임준선


 

“촛불집회, 정치적으로 활용돼서는 안 돼”

 

11월12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지도부도 모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단체에서 인원을 대거 동원하는 데다 야당도 투쟁에 동참하기로 한 만큼 사상 최대 인원이 몰리는 촛불집회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집회에 참여하는 데는 확산의 수단이 중요하게 작동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기능이 컸다는 얘기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SNS의 발달로 모든 정보가 공유되면서 (시민들의) 감정의 역동을 건드리고 있다. 예전에는 시위를 주최하는 조직체 내부에서 공유되고 움직이던 것들이 SNS를 타고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전달 돼 훨씬 큰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11월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전문가들은 이번 집회가 이전 촛불 집회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규원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까지의 촛불집회는 추모집회거나 특정 사안,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에 항의하는 의사표시 방식이었다. 부당성을 공감하고 하나의 목소리로 목표의 단일성을 추구했다. 반면 11월12일에 열릴 집회는 촛불집회의 형식을 띄지만 다양한 정치적 지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탄핵, 하야 등 집회에 모이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목표가 하나가 아니다. 만약 행진 등을 놓고 의견이 충돌한다든지 일치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시위 현장의 불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세력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나영 중앙대 교수는 “촛불집회는 민주화적 안정이 되었을 때 나타난, 평화 시위가 보장된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민주화를 보여주는 역설이라 볼 수 있다”며 “이번 집회는 허망한 진보와 보수의 경계를 허물고 공생 의식을 촉구하는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 모든 정치권의 개조를 바라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이 집회 자체가 정치적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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