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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동차 업체로 변신 중

전기차에 자사의 첨단 IT 기술 접목 2020년 이후 글로벌 30위권 자동차 부품 업체 도약 기대

배동주 시사저널e. 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2.19(Mon) 08:00:25 | 14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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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동차 시장은 자동차 부품 업계가 주도했다. 시장 변화는 스마트폰이 자동차로 스며들면서 시작됐다. 엔진 작동 시기나 공회전, 과열 제어에 그쳤던 전자제어장치(ECU)는 자동변속기 제어를 비롯해 구동계통·제동계통·조향계통 등으로 제어 영역을 확장했다. 스마트폰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성능을 개선하듯, 자동차도 ECU 업그레이드를 통한 성능개선이 가능해진 것이다.

 

ECU를 만드는 만도와 부문별 ECU를 모아 한 덩어리로 만드는 현대모비스의 성장은 당연했다. 이에 정보통신(IT) 업체가 자동차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자동차를 구성하는 계통별 ECU를 통합 제어하는 장치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사 IT 기술을 접목해 내년을 시작으로 2020년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안전을 위해 차량에 장착하는 전·후방 감지 센서 및 카메라·레이더 등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상황이 더 유리해졌다.

 

삼성SDI는 2015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2015 북미국제오토쇼(NAIAS)’에 전기차용 배터리와 일반차량 내·외장재용 기능성 소재를 함께 전시했다. © 삼성SDI


“삼성의 하만 인수, 전장 사업 야심 찬 진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자동차 전장(電裝·전기·전자 장치 부품)사업팀을 꾸리고,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 주행 보조 통합 모듈을 반도체에 집약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11월14일 자동차 전장 시장 진입 전략으로 하만인터내셔널인더스트리(하만)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자동차 전장 세계 1위 업체를 인수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하만의 분야별 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의 구미를 당겼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하만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텔레매틱스에서 각각 1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시장 점유율은 24%로 세계 1위다.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자동차 부품 자회사인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와 중국 최대 전기차 회사 BYD에 5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는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에 9조3000억원을 온전히 쏟아 부었다. 6조9750억원인 하만 시가총액의 33%를 넘는 웃돈을 얹은 것이다. 완전히 밑지는 장사로 보일 수도 있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놓고, 뉴욕타임스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완전히 다른 모바일 사업 분야로의 야심 찬 진출”이라고 보도했다.

 

자동차 전장 시장은 IT 기업이 기존 보유 기술을 확장·변주할 수 있는 시장이다. 산업 영역이 완전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모바일 사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특히 전기차는 IT 기업에 호재다.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을 이용해 구동하는 전기차는 복잡한 계열사 확보가 필요 없다. 전기차 생산에 드는 부품도 내연기관 자동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부가가치 높은 부품의 수요가 많아 이익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IT 기업의 전자사업 성장속도 둔화도 IT 기업의 시장 전향을 이끌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친환경 스마트카 부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이어 LG전자는 2013년 7월 VC(Vehicle Component·자동차 부품)사업본부를 신설했다. LG전자 VC사업본부의 몸집은 지속적으로 커지는 중이다. 지난 11월 LG전자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LG전자 VC사업부 정규직 직원 수는 4333명으로, 올해 초 3357명보다 29% 늘어났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전장 부품 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계열사들이 모두 VC사업본부 아래서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LG전자가 각종 인포테인먼트 등 기기,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모터 등을 맡고 있다. 또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의 통신 역량을 기반으로 차량용 통신 기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디스플레이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영역에서의 IT 기술 역량을 활용해 제품 차별화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LG는 2015년 11월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에너지 전시회 ‘2015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서 참가 업체 중 최대 규모 전시관을 마련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솔루션 제품과 기술 선보였다. © 뉴스1


“LG VC사업본부 매출, 2020년 7조 달할 것”

 

LG전자는 GM과 같은 해외 완성차 업체와 협업을 통해 네트워크도 확대하는 중이다. LG전자 VC사업본부는 GM이 내놓은 볼트EV 모델에 구동모터·인버터·배터리팩 등 11개 핵심부품과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VC사업본부의 매출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3826억원이었던 VC사업본부의 매출은 올해 3분기 6749억원으로 7분기 연속 증가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 VC사업본부의 올해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47% 성장한 2조7000억원을 기록하고, 2020년에는 7조원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자동차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자동차 전장 시장 성장 속도로 볼 때 2020년 이후 글로벌 상위 30개 부품 업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만 인수로 단숨에 자동차 전장 시장 영역을 확대한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삼성전기를 통해 전장 핵심 부품 개발에 상당한 진척을 이뤘다. 자동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오토모티브뉴스’가 지난 6월 발표한 세계 100대 자동차 업체에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부품 계열사와 만도가 이름을 올렸지만, 현대모비스와 만도에 부품을 공급하는 곳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전기차 확대는 화석연료가 배터리로, 엔진이 모터로 대체된다는 의미인데, 배터리는 삼성SDI와 LG화학이, 모터는 다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만든다”고 말했다.

 

전장 사업장 안에서의 ‘빅3’ 그룹인 삼성·현대차·LG 간의 신경전도 볼 만하다. 삼성전자가 하만과 협업해 새로운 제품이나 통합제어 장치를 만들고, 이를 하만이 이미 구축해 놓은 자체 공급망을 통해 공급한다면 LG전자의 입지가 다소 좁아질 수 있다. LG전자는 VC사업본부의 매출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 부담이다. 하만과 관계를 맺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전장 부품 탑재에 변화가 있을 만한 영향은 없다”는 태도지만,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삼성전자와 하만의 전략이 구체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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