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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유재욱 칼럼] 명의는 내 몸 안에 있다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1.03(Tue) 15: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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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약 60조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 세포는 저마다 역할이 있어서 영양분을 운반하고, 외부에서 침입한 적을 퇴치하고, 고장난 곳을 고치기도 한다.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 몸속에서는 수없이 많은 곳에서 건강 유지를 위한 보수작업이 한창이다. 

우리가 아프면 병원에 가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해결하는 것은 별로 없다. 감기약을 먹는다는 의미는 몸이 감기 바이러스를 퇴치할 때까지 불편하지 않도록 증상을 줄여주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팔이 부러져서 깁스를 한다는 의미는 부러진 뼈에서 진액이 나와 스스로 붙을 때까지 그 뼈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맞닿게 고정해 놓는 것이다. 병원에서 하는 일은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 주는 정도다.

 

몸이 항상 피곤하고 여기저기가 쑤신다면 ‘3개월만 하루에 8시간 자고, 생수를 하루 2리터 마시고, 공기 좋은 곳을 30분간 천천히 걷기’를 실천해보자. 대부분 증상은 좋아진다. 이렇게 간단한 걸 왜 실천 못 하는 걸까? 뇌 때문이다. 우리 몸의 주인은 ‘몸’인데 ‘뇌’가 주인행세를 한다. 뇌는 자기의 쾌락을 위해서는 그것이 몸에 해가 돼도 교묘하게 합리화한다. 그것 때문에 몸이 망가져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술․담배․도박․마약은 명백하게 뇌에 쾌락을 주지만 몸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이다. 대부분의 중독성 있는 운동도 이에 해당한다. 힘들고 하기 싫었던 운동도 중독이 돼 또 하고 싶고 집에 가도 생각이 나는 지경에 이르면, 이미 몸에는 해로울 수 있다. 운동에 중독되면 몸에 무리가 가도 우리 뇌는 갖가지 구실과 핑계를 대면서 운동을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낸다.

 

ⓒ Pixabay


예를 들어 달리기를 하면 어느 순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하는 단계에서 기분 좋은 느낌이 오는데, 이때 뇌에서 엔돌핀이라는 물질이 분비돼 기분을 좋게 하고 통증을 줄여준다. 이 느낌에 탐닉하다 보면 몸이 부상을 입는 것도 모르고 운동을 계속하게 된다. 엔돌핀은 몸속에서 분비되는(endo) 몰핀(morphine)의 합성어이다. 달리기뿐만 아니라 배드민턴․보디빌딩․골프 등도 중독성이 강하다. “나는 이 운동이 너무 좋아서 하지 않을 때도 생각이 난다”는 사람은 운동의 쾌락적인 부분에 집중한 나머지 내 몸에 무리를 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실제로 병원에 오는 환자의 대부분이 운동과 관련해 부상을 입은 경우다. 3개월만 푹 자고, 물을 많이 마시고, 30분 산책하면 건강이 좋아진다는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것도 결국 뇌의 명령이고 합리화다. 자신의 욕심, 책임감, 사회적 위치 때문에 그것을 양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뇌가 말하는 달콤한 합리화를 믿지 말고 몸이 이야기하는 진솔한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아프면 움직이지 않으면 된다. 이것이 몸이 시키는 명령이다. ‘나 자신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자. 적어도 중년이 통증을 참으면 병이 깊어지고 극복하려 들면 다친다. 억지로 이기면 이것이 차곡차곡 쌓여서 나중에 이자까지 더해서 돌아온다. 잘 먹고 충분히 쉬었을 때 몸속의 ‘의사’는 열심히 일한다. 병원에 입원하면 종일 링거를 꽂아 놓는다. 링거를 꽂으면 불편해서 잘 나다니지도 못하고 누워 푹 쉬고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니 회복도 빠르다. 그것이 입원과 링거의 비밀이다. 우리 몸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자. 명의는 내 몸 안에 있다.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양재역 부근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유재욱 원장은 재활의학과 의사로 재활통증치료 뿐만 아니라 기능의학적으로 몸 전체의 균형을 찾아주는 치료를 한다. 열린 시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치료법에 적극 도전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프로야구․프로농구 등 선수들과 악기연주가를 치료한다. ‘내 몸 사용설명서’나 ‘나는 몸신이다’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해 건강지식을 쉽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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