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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아키에는 ‘일본의 최순실’인가

아베 총리 부인 연루된 뇌물 스캔들 일본 열도 강타

이규석 일본 칼럼니스트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3.15(Wed) 12:32:38 | 14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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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부(大阪府) 오사카시(大阪市)에 본부를 두고 1952년 8월 설립된 사립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森友學園)은 유치원(쓰카모토 유치원)과 보육원을 운영해 왔다. 그런데 모리모토 학원이 2017년 4월 개교할 예정이던 초등학교(일명 ‘아베 신조 기념 초등학교’)의 공사를 서두르는 와중에, 일본 정계와 사회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은 대형 스캔들이 터졌다.

 

모리토모 학원이 이 초등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학교 부지를 마련할 때, 오사카부 도요나카시(豊中市)에 있는 국유지(감정가 9억5600만 엔)를 헐값인 1억3700만 엔에 사들여 정부 차원의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아베 총리 측은 국유지 내에 오염된 토양과 폐기물이 산적해 있었고 그 대책비로 8억1900만 엔을 써야 했기에 결국 1억3700만 엔에 낙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적법한 처분이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모리토모 학원은 이 토양을 바꾸거나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고, 그 위에다 그냥 건축공사를 진행시켰다.

 

모리토모 학원 측이 국유지 매입을 위해 누군가에게 뇌물을 줬을 것이라는 추측 보도가 연일 이어졌다. 그 뇌물을 받은 주체가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에, 아베 총리는 2월27일부터 연일 국회에 불려나와 야당 의원들의 호된 추궁을 받았다. 학원 측이 국유지에 세워질 초등학교의 이름을 ‘아베 신조 기념 초등학교’로 해 모금 활동을 벌인 것도 아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가 개입된 스캔들이 일본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아베 기념 초등학교’서 불거진 ‘뇌물 스캔들’

 

모리토모 학원은 또 이 초등학교 교사(校舎) 건설의 총사업비를 책정한 뒤 정부와 오사카부청(大阪府廳) 양쪽에 보고서를 올려서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은 보조금을 타내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때 모리토모 학원은 아베 정부에는 15억 엔 전후, 오사카 부청에는 7억 5000만 엔의 공사금액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모리토모 학원 이사장이 아키에 여사와의 인연을 활용했다는 의혹이다.

 

또 아키에 여사는 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의 초등학교 명예교장으로 추대됐다. 아키에 여사가 2015년 모리토모 학원 초등학교 설립을 기념하는 강연회에 초대받아 참석했을 때 강연 직전에 “명예교장이 돼 달라”는 가고이케 이사장 부탁을 받은 뒤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에 여사는 2015년 9월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그때의 강연 상황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오사카의 쓰카모토 유치원에서 강연을 했다. 원생들은 매우 예절이 바르고 활기가 넘쳤다. 매일 아침 ‘기미가요’를 불렀고, 교육칙어(勅語)와 논어, 대학 등을 암송했다.” 이에 대해 야권 인사들은 “저것은 적극적인 선전행위다. 서로에게 대가가 오갔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행위다”고 비난을 퍼붓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아키에 여사의 페이스북 선전 문구가 ‘안종범 수첩’처럼 돼 버렸다. 아키에 여사와 가고이케 야스노리 이사장 사이의 유착과 뇌물 수수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정황 증거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키에 여사는 또 쓰카모토 유치원 등 모리토모 학원 시설에서 강연을 요청받고 강연에 나갔을 때, 그 대가로 강연료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아키에 여사가 모리토모 학원으로 강연을 떠날 때, 아베 정부의 직원이 수행한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야당 측에서는 아키에 여사의 사적(私的)인 활동에 정부의 공복이 따라다닌 일로 판단하며, 공사(公私) 혼동의 ‘막장 드라마’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스캔들의 진원지인 일본 오사카의 ‘아베 신조 기념 초등학교’ 공사 현장 © 연합뉴스


일관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코너에 몰린 아베

 

아베 총리는 3월8일 열린 국회 참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대해, 국유지 처분 과정에서 부당하게 지시를 내리거나 관여한 바가 없다고 여전히 강한 어조로 답했다. 아베 총리는 가고이케 이사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별다른 접촉은 없었고 이권을 주고받는 사이도 아니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가고이케 이사장은 유치원에서 원생들에게 교육칙어를 암송시키고, 헌법개정 문제에서 아베를 응원하는 ‘일본회의(日本會議)’ 멤버였다.

 

아베 총리는 모리토모 학원 측과의 ‘유착’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야당 측에서 “유치원이 학부형을 위해 발행한 자료에는 2015년 아키에 여사가 유치원에서 강연하고 나서 유치원이 아키에 여사에게 지출한 내역이 기재돼 있다”고 추궁하자, 아베 총리는 2월28일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완강하게 부인했다. 아베 총리는 “나와 처(妻)가 국유지 매각과 학교 인가에 관여하고 있었다면 나는 총리도 국회의원도 그만두고 정계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3월8일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3월16일에 오사카를 방문해 현지 시찰하고 재무성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사정을 청취하자고 여당인 자민당 측에 제안하고 나섰다.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郎) 오사카부 지사도 3월8일, 가고이케 이사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국회에서 조사하는 일이 의혹을 푸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러나 야당 측은 당사자인 가고이케 이사장의 참고인 소환을 더욱 강력히 밀어붙일 태세다. 아키에 여사에 대해서도 국회로 불러 증인신문을 하겠다는 게 야당 입장이다.

 

아베 총리가 가고이케 이사장으로부터 직접 뇌물을 받지 않았다 해도, 아키에 여사가 받은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아베 총리는 제3자 뇌물죄(포괄적 뇌물죄)에 걸릴 수도 있다. 아베 총리와 아키에 여사는 부부간이라 ‘공동 경제주체’라는 사실을 입증할 필요도 없다. 아키에 여사가 받은 대가의 규모가 크면 아베 총리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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