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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간의 조기대선 일주…결정적 순간들

박근혜 대통령 파면부터 뜨거웠던 사전투표 현장까지

김경민 기자 ㅣ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7.05.09(Tue)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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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간의 조기대선 레이스가 내일로 막을 내린다. 짧았던 만큼 뜨거웠던 19대 대선, 그 결정적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년 3월10일. 사상 초유의 현직대통령 파면이 선고됐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결정하면서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에 의해 6개월 가까이 이어져온 국정의 혼란이 일단락됐다. 탄핵 선고 다음날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한국사회는 곧바로 조기대선 정국으로 들어섰다.

 

ⓒ 공동사진취재단

 

 

■ 상처뿐인 귀국…반기문 중도하차

 

보수 표심을 한데 모을 대표 주자로 점쳐지며 유엔(UN) 사무총장 재임시절부터 여권의 러브콜을 받아온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었다. 1월12일 그의 귀국길은 언론의 관심과 정치권의 환대로 뜨거웠다. 귀국 직전 지지율은 30% 가까이 치솟았다. 하지만 귀국 후 반 전 사무총장은 각종 논란에 휘말리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편의점 수입 생수 논란, 지하철 승차권 발매 논란, 턱받이 논란, 음복주 논란 등 구설수에 친인척 비리까지 터지며 결국 중도하차했다. 귀국 20일 만이었다.

 

ⓒ 시사저널 박은숙

 

 

■ ‘보수의 아이콘’ 황교안 불출마 선언

 

대통령 파면 정국에서 시작된 이번 대선에서 보수층은 지지할 후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였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의 중도탈락 이후 보수표심이 집결한 상대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다. 황 권한대행의 일거수일투족은 ‘대권 행보’로 해석됐고, 자유한국당은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염두에 두고 경선 룰까지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3월1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 사진공동취재단

 

 

■ 국민의당 호남 경선 흥행…양강 구도 형성

 

3월 25~26일 양일간 치러진 국민의당 호남·제주 지역 완전국민경선에 9만2000명 이상이 참여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경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65% 가량 득표로 압승을 거두면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3월 초 10%대 지지율을 보이던 안 후보는 이후 급등세를 거듭했다.

 

ⓒ시사저널 박은숙

 

 

■ 문재인 아들 취업특혜 의혹

 

이번 대선 과정에선 유독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공격을 받은 건 문재인 후보였다. 아들인 문준용씨가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에 단독 지원해 취업했다는 의혹이었다. 당시 권재철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 전 대표 아래서 행정관을 지냈다. 이를 두고 특혜 시비가 불거진 것이다. 문 전 대표의 ‘아들 특채’ 의혹은 2012년 대선 때 이미 제기된 바 있다. 

 

문 후보의 아들 준용씨에 대한 의혹 제기는 선거 막판까지 이어졌다. 국민의당은 준용씨의 미국 유학시절 동료의 증언이라며 육성 녹음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또 다른 준용씨의 미국 유학 동료로부터 받은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며 해당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 실시간 검색어 장악한 ‘돼지발정제’

 

대선을 한 달도 채 안 남기고 난데없이 ‘돼지발정제’가 실검(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2005년 출간한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대학시절 성폭행을 계획한 하숙집 친구에게 ‘돼지발정제’를 구해줬다고 기술한 내용이 알려지면서다. 

 

상대 후보들은 홍 후보의 대선 후보 자질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 논란이 촉발된 직후 열린  4월23일 3차 TV토론회에서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인정할 수 없다. 홍 후보와 토론하지 않겠다”며 토론 보이콧을 선언했다. 홍 후보는 “45년 전 18살 때 고대 앞 하숙집에서 있었던 사건이다. 제가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를 못 막았다는 것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 첫 스탠딩 토론회

 

4월23일 2차 TV토론회가 열렸다. 그동안 앉아서 진행했던 대선 후보 토론과 달리 서서 진행하는 ‘스탠딩 토론’을 도입한 것이었다. 하지만 최초의 시도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다. 이날 토론을 본 유권자들은 단지 서 있는 것만 다를 뿐 기존의 토론과 다를 게 없다는 평가를 쏟아냈다. 

 

특히 안철수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문 후보를 상대로 “제가 갑철수냐, 안철수냐”, “MB 아바타냐”고 따져 물었지만 오히려 자신의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며 ‘셀프 네거티브’라는 조롱을 받았다. 이 TV토론 이후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 국회사진기자단

 

 

■ ‘대북결재’?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메모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4월21일 ‘쪽지’를 공개했다. 참여정부가 유엔인권결의안 표결 직전 북한에 의견을 물어봤다고 기술한 자신의 회고록 내용에 대한 증거였다. 송 전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여줬다고 주장하는 이 쪽지엔 ‘인권결의안 찬성은 북남선언 위반’이란 내용이 담겼다고 알려졌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던 송민순 전 장관은 2016년 《빙하는 움직인다-비핵화 통일외교의 현장》이라는 회고록을 발간했다. 송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 전 대표가 2007년 12월18일 제62차 유엔 총회 대북 인권결의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투표 방침을 당사자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측에 사전 문의 후 결정하도록 주장했다고 폭로했다. 송 전 장관의 쪽지가 공개되자 상대 후보진영은 문 전 대표의 안보관에 대해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 “설거지는 여자의 일”? 공개 사과한 홍준표

 

이번 선거 과정에서 ‘막말 끝판왕’이란 다소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여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준 여자의 일”이라고 발언한 것이 문제였다. 이같은 여성비하 발언으로 홍 후보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열린 TV토론에서 여성 대선주자인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모든 딸들에게 사과하라”고 종용했다. 홍 후보는 결국 “스트롱맨이라고 세게 보이려고 그랬다”며 사과했다.

 

ⓒ 국회사진취재단

 

 

■ 안철수 부인 ‘갑질’ 논란

 

4월13일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보좌진을 통해 자신의 기차표 예매나 대학 강연 강의료 관련 서류 요청, 강의 자료 검토 등의 사적인 업무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른바 ‘김미경 교수 갑질 논란’이다. 한 전직 보좌관은 김 교수가 종종 사적인 일에 의원실 차량과 기사를 사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김 교수는 국민의당 공보실을 통해 안 후보 의원실 직원들에게 사적인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다. 안 후보 역시 TV토론에서 부인의 갑질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 시사저널 고성준

 

 

■ 설상가상? 전화위복? 바른정당 집단 탈당

 

5월2일 13명의 바른정당 의원이 집단 탈당했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 절반에 달하는 인원이었다.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당내에서는 유 후보의 자진사퇴론부터 안 후보 및 홍 후보와의 ‘3자 단일화론’ 등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개혁보수’를 외치며 바른정당을 창당한 유승민 후보는 오르지 않는 지지율과 함께 내부 균열까지 수습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집단 탈당 사태가 오히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게 ‘전화위복’의 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집단 탈당 후 바른정당 온라인 입당 건수 100배, 후원금은 20배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 후보의 유세장에서는 ‘힘내라’는 시민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 연합뉴스

 

 

■ ‘대박’ 사전투표율

 

5월 4~5일 양일간 이뤄진 대선 사전투표율이 26.06%를 기록했다. 대선에 사전투표가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전투표 사상 역대 최대치다. 전체 사전투표소의 평균 투표자수는 3157명. 이 가운데 서울역(1만6604명), 용산역(1만2926명), 인천공항(1만8978명)의 사전투표소 투표자수가 평균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는 사전투표의 장점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중앙선관위는 분석했다. 이로써 19대 대선 본투표율이 80%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월4일 서울역 사전투표소 ⓒ 시사저널 최준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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