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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휴대폰 대신 책이 있는 휴가지

전국 곳곳에 독서 공간 ‘북스테이’ 갖춘 휴양지 늘어

조철 문화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8.13(Sun) 10:00:00 | 14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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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이나 계곡을 찾은 피서객 중에는 휴대폰을 잠시 꺼두고 조용한 그늘에서 독서를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평소 골라둔 책 두어 권을 가방에 넣는가 하면, 아예 피서지 근처에 도서관이나 서점이 있는지를 알아보기도 한다. 최근 종이책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자체나 서점, 숙박업소 등이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휴양지에 지자체가 작은 서점을 마련하는가 하면, 지역 서점이나 펜션 등에서 책을 읽으며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북스테이’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북스테이’ 주제로 가볼 만한 명소 소개해

 

충북 괴산의 ‘숲속 작은 책방’은 서울 출신 부부가 시골의 낡은 집에 책방을 꾸미고 북스테이 형식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경남 통영의 ‘봄날의 책방’은 동네 사람들의 문화 사랑방이다. 전국 곳곳에 이런 형태의 휴가지 독서 공간이 있다. 변광섭 청주시문화재단 콘텐츠진흥팀장은 “책의 위기, 인문학의 위기 속에서도 종이책이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영국의 산골마을 헤이온와이는 ‘책마을 프로젝트’로 버려진 마을을 살려냈으며, 이탈리아 베로나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상품화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 한남동의 ‘북파크’는 과학을 테마로 한 도서관 같은 서점이다. 다락방·테라스·응접실 등 취향에 따라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서교동의 ‘홍대던전’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라이트노벨·애니메이션·게임 등 맞춤형 문화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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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은 최근 ‘북스테이’를 주제로 가볼 만한 명소를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최근 소개한 곳은 2011년 마을도서관과 북카페로 시작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해 오던 중 2015년 12월 도서관 자립을 위해 운영하던 북카페를 서점으로 전환한 광주의 ‘동네책방 숨’이다. 광주시 광산구에 위치한 이곳은 목회자 출신인 안석·이진숙 부부가 운영 중이다. 이진숙 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책을 보기보다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서 책을 주인공으로, 소비자들이 좀 더 적극적인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서점과 북스테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자체들도 앞장서서 휴가지에서 책 읽는 풍경을 만드는 데 애쓰고 있다. 새마을문고가 대표적이다. 이 단체는 올여름 ‘피서지 새마을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휴가철을 맞아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휴가지에서 독서하는 분위기 조성과 건전한 여가선용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피서지 새마을 작은 도서관’은 전국 곳곳의 휴양림이나 공원 등에서 만날 수 있다. 버스를 독서 공간으로 개조한 ‘책버스’도 화제다. 책버스는 지난 7월29일부터 강릉시 연곡 솔향기 캠핑장에서 강원일보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주관하는 ‘책 읽는 쉼 휴가’ 캠페인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한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최근 휴가철을 맞아 추천 도서를 발표했다. ‘올여름, 여행가방 속 책 한 권!’을 주제로 심신의 휴식과 사색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누비처네》 《생일 그리고 축복》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등 3권의 서정적인 산문집을 추천했다. 《누비처네》(연암서가 펴냄)를 쓴 목성균 작가는 시적인 표현과 탄탄한 구성으로 평범한 것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데, 자연의 순리를 묵묵히 지키며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그려내 감동을 전하고 있다.

 

생전 장영희 교수가 일간지에 연재해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생일 그리고 축복》(비채 펴냄)은 김점선 화가의 밝고 화사한 그림과 함께 유쾌함을 더해 준다. 가려 뽑아 실은 시들도 아름답지만, 저자의 시 해설은 더욱 감칠맛 나는 매력으로 다가와 손가락이 머무는 페이지 어디를 펼치든 가슴 두근거리고 마음 따뜻해지는 경험을 할 것이다. 나희덕 시인이 최근 펴낸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달 펴냄)는 휴가철이 되면 어디든 떠나야 한다는 강박으로 여기저기를 떠돌지만 정작 소중한 기억이 되고 삶에 깊이를 더하는 여행은 숨 가쁘게 ‘보는’ 여행이 아닌 오랫동안 ‘사색’이 주어지는 여행이라고 조언한다.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100권’ 등 발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이 밖에도 인문학 분야에서 《광기와 문명》 《인간의 품격》 《포스트휴먼 시대의 휴먼》 《한국 고대사 산책》을 골랐고, 청소년 추천 도서로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별동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사막 이야기》 등을 소개했다.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과 서평전문가들도 ‘2017년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100권을 선정했다. 문학, 철학, 사회·경제, 교육·자기계발, 자연과학, 기술과학, 예술, 역사·지리 등 총 8개의 주제로 추천했다. 문학 작품으로는 이기호 작가의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마음산책 펴냄), 남덕현 작가의 《한 치 앞도 모르면서》(빨간소금 펴냄), 최민석 작가의 《베를린 일기》(민음사 펴냄) 등 11권을 꼽았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선정한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100권은 전국 공공도서관 및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책을 참고하는 것도 괜찮다. 한 인터넷 서점이 10개 대학의 도서관 대출 도서 순위를 선정해 발표했는데 인문학 교양서적, 소설 스테디셀러, 그리고 자아성찰에 대한 책이 순위권에 들었다. 미래가 불투명한 세 명의 청춘이 낡은 잡화점에서 과거로부터 날아온 편지에 담긴 고민을 해결하며 겪는 교감과 성장의 이야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현대문학 펴냄)이 1위에 올랐다. 

 

 

New Book

 

일인분 인문학 

박홍순 지음│웨일북 펴냄│312쪽│1만5000원

 

관계에서의 부담은 줄이고 개인의 욕구는 오롯이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른바 ‘혼족’이 증가하고 있다. 철학과 예술에는 고독과 자아 성찰이 필수이기 때문에 철학자와 예술가들은 작품 속에 스스로 ‘혼자됨’을 그려 넣었다고 설명하는 저자는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홀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라이프스토밍 

앨런 웨이스, 마셜 골드스미스 공저│KMAC 펴냄│352쪽│1만6000원

 

 

내가 원하는 나로 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품은, 사람을 위한 실용적 지침서. 인간 행동 연구 전문가의 통찰력과 깊은 자기성찰이 담긴 이 책은 당신의 삶·대인관계·행동을 재설계하면 매일매일 당신의 목표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을 확고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당신 스스로 진정 원하는 ‘나’로 깨어날 수 있도록 안내해 줄 것이다. 

 

 

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현대문학 펴냄│700쪽│1만7800원

 

 

일본에서 열리는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모델로 집필한 ‘음악 소설’. 저자는 소설을 완성하기까지 무려 네 차례에 걸쳐 대회를 직접 참관하며 무대와 객석의 풍경을 꼼꼼히 취재해 작품 속에 완벽하게 옮겨놓았다. 소설 속 피아노 연주에 관한 묘사를 읽다 보면 마치 귓가에 음악이 울리는 듯 입체적이고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서툰 감정

일자 샌드 지음│김유미 역│다산3.0 펴냄│216쪽│1만3800원

 

 

인간의 내밀한 감정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어루만지는 저자는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숨은 감정들에 귀를 기울인다. 분노는 현실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며, 질투는 행복에 대한 갈망에서 오며, 슬픔은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라는 등 겉으로 드러난 감정이 전부라는 믿음을 완전히 뒤엎어 자신의 감정을 더 깊고 풍부하게 이해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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