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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미투’ 그들만의 세계에서 왕으로 군림하는 구조가 문제

조유빈 기자·하재근 문화 평론가 ㅣ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8(Wed) 11:00:00 | 1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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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공무원은 시험을 통해 임용된다. 반면에 문화예술계 캐스팅엔 객관적인 시험이 없다. 전적으로 유력자의 마음에 달린 일이다. 일단 임용된 공무원은 윗사람 심기를 거슬러도 임용 취소되는 일이 없지만, 문화예술계에선 캐스팅됐다가도 권력자의 눈 밖에 나면 취소되기도 한다. 이윤택씨의 요구를 거부한 여배우도 캐스팅 배제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구조이기 때문에 문화예술계 신참자일수록 권력자에게 절대적으로 매인 신세가 된다.

 

문화예술계는 군웅이 저마다 자기 영토를 가지고 할거하는 봉건시대와 같다. 국가 전체를 뒤흔들 권력은 없더라도, 관계자들로 구성된 자기만의 작은 세계 속에선 왕으로 군림하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이윤택씨를 그 세계의 왕처럼, 조민기씨를 해당 학교 예술대 캠퍼스의 제왕처럼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 구중궁궐 속에서 쉬쉬하며 벌어졌던 일들이 ‘미투 운동’을 통해 까발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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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문화예술계는 욕망을 표현한다. 기존의 도덕률, 제도 등을 창조성에 대한 억압이라고 생각한다.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욕망을 추구하는 것이 곧 자유로운 예술혼이라고 여긴다. 기존 사회가 가장 크게 억압하는 것이 성 에너지, 본능적 욕망이기 때문에 그 억압에서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해방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고방식이 절대권력, 마초의식과 합쳐지면 파괴적인 결과가 초래된다.

 

연예계에선 이런 철학적 배경과 상관없이, 신인 연예인에 대한 연예계 권력자의 절대적 우위에 의해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그 세계의 다른 구성원들이 권력자의 일탈을 방조하는 것도 문제다. ‘예술가는 그런 존재려니’하는 잘못된 예술관, 성폭력에 둔감한 업계 풍토, 두려움, 미성숙한 시민의식, 조직 우선주의, ‘군사부일체’식 사고방식 등으로 피해자에게 2차 가해자가 된다. 바로 이래서 ‘그분들’의 일탈이 유지됐던 것이다.

 

정부는 각 분야별로 몇 개의 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피해자가 고발로 인한 2차 피해를 당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만 신고센터도 활성화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드유’ 운동과 언론의 관심이 중요하다. 또 가해자가 가벼운 처벌만 받고 돌아와 다시 ‘선생님’ 등으로 내 위에 서는 일이 없을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만 더 많은 피해자들이 ‘미투 운동’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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