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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토모 스캔들’로 최대 위기 맞은 日 아베 총리

“자민당의 ‘꼬리 자르기’도 통하지 않는다”…‘아벡시트’ 가능성 있어

이규석 일본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3.20(Tue) 15:00:00 | 1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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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국이 모리토모학원(森友學園) 스캔들에 휩싸였다. 모리토모 사학재단이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인 과정에 아베 신조 총리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이어 조작 가능성이 불거지며 2라운드에 접어든 양상이다. 일본 국회는 공전을 거듭하고 있고 정치 혼란으로 해외 투자자들마저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는 상황이다. 일본의 정가와 재계에선 ‘아벡시트(Abexit·아베 총리의 퇴장)’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모리토모 스캔들은 정계의 시한폭탄이 돼 아베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모리토모 사건은 ‘아베의 앙숙’인 아사히신문이 “계약 당시 재무성이 작성했던 문서와 사건 발각 뒤 국회에 제출된 자료가 다르다”고 보도하며 다시 불붙었다. 오사카 지방검찰청은 재무성의 이재국 직원이 문서조작을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재무성 이재국 직원이 재무국 담당자에게 문서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일을 보낸 것도 확보했다.

 

문서조작에 가담한 남성 직원은 “(도쿄의) 본성(재무성)의 지시로 문서를 고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3월7일 자살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남성의 자살 소식을 1면에 보도해 사태를 키웠다. 아소다로(麻生太郎) 재무상은 언론과 의회의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문서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 문서위조 사실을 3월12일 국회에 정식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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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출혈 작전…‘아베 오른팔’ 내칠까

 

기회를 잡은 야당은 아소 재무상의 퇴진을 요구하며 대규모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3월13일 도미야마 가즈나리(富山一成) 재무성 이재국 차장 등을 불러 합동 공청회를 열었다. 누가 누구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 문서조작 경위에 대해 맹렬히 추궁했다. 도미야마는 “조사 중”이라는 말로 답변을 피했다.

 

야당은 예산 처리 문제와 연결시키며 압박하고 있다. 2018년도 예산안은 30일 이내에 자동 성립한다는 헌법 규정 덕분에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예산 관련 법안이다. 야당은 3월13일 참의원 예산위부터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참의원 예산위는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 또 아베 총리에 우호적인 일본유신회 등 일부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야당은 아소 재무상이 물러나지 않고 아베 총리가 ‘발뺌’하는 상황에서 예산 관련 법안심의에 절대 응할 수 없다며 압박하고 있다.

 

그동안 생활밀착형 시민운동이나 해 오던 시민단체들도 정치 투쟁에 나서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총리관저와 국회 앞까지 몰려와 연일 데모 행진을 벌이고 있다. 거세지는 야당의 공세와 분노한 시민운동세력의 저항을 1차적으로 누그러뜨리는 데는 아소 재무상의 사임밖에 별 뾰족한 수가 없는 듯하다.

 

집권 자민당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자민당 핵심 간부들은 모리토모학원 문제로 내각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감수할 수 있지만 예산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암초에 부딪히는 사태는 극력 피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압박을 느낀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자민당 총무회장은 3월13일 기자회견에서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전 재무성 이재국장에게 최종 책임이 있다는 명백한 상황이 드러나면 그를 (국회에) 부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담당 장관인 아소 재무상과 아베 총리까지 지켜내기 위해 ‘꼬리 자리기’ 방식을 택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을 부르고 있다. 여론은 아소 재무상이 주무 담당 장관으로 직접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압박하는 형국이다. 아베의 잠재적 경쟁자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은 “문서조작이 있었다면 용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국회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비판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자민당 수뇌부는 사가와 처벌만으로 모리토모학원 문제의 막을 내릴 수 없을 경우, 2단계의 대담한 ‘출혈작전’을 쓸 각오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로 아베 정권의 2인자이자 내정과 외교에서 중차대한 역할을 맡아온 아소 재무상의 사퇴다. 아소 재무상을 내치고 예산 관련 법안의 처리를 약속받는 ‘빅딜’이다. 아베 정권의 2인자를 퇴진시키는 일은 야당 입장에선 엄청난 ‘수확’일 수 있다.

 

관건은 아소 재무상의 태도다. 그는 자민당의 타개책에 선뜻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소 재무상은 3월12일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3월13일 각의(閣議) 후에도 “계속 조사를 진행해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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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화살 아베 향하고 있다

 

아소 재무상이 물러나면 모리토모학원 문제는 온전히 막을 내릴 수 있을까. 그렇진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비난의 화살은 아베 총리를 향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분명 문서조작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텐데, 문서위조는 없었다고 국회에 나와 거짓말을 했다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에서도 도청보다도 도청 사실을 숨기기 위해 닉슨이 거짓말을 한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2월17일 중의원 예산위에 출석해 “일련의 문제에 나와 나의 아내인 아키에가 관련돼 있다면(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 총리직도 국회의원직도 내려놓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아베 총리는 3월14일 참의원 예산위에서 “나와 내 처는 일절 관여한 바 없다”고 또다시 강조했다. 공문서 조작에 대해서도 “행정을 담당하는 수장으로서 국민들께 깊이 사과한다”면서도 “나는 공문서 조작과 관련된 어떠한 지시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사학 스캔들 파문이 확산되면서 오는 9월, 3연임을 노리던 아베 정권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40%대로 떨어졌다. 산케이신문이 3월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5%로, 지난 2월 조사 때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자민당 지지율도 3.4%포인트 떨어진 35.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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