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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빌보드 어워드서 ‘한국식 떼창’ 재현

미국 ‘빌보드 200’ 차트 1위로 전 세계 주목…CNN “전 세계 음악계의 중대한 사건”

하재근 문화 평론가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2(Sat) 10:05:23 | 1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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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미국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올랐다. 그것도 ‘핫샷데뷔(Hot Shot Debut·발매 첫 주 1위)’다. ‘핫 100’에선 타이틀곡 《FAKE LOVE》가 10위로 데뷔했다. 빌보드는 1894년에 미국에서 발간됐고, 1930년경부터 히트곡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1956년부터 1위에서 100위까지 순위를 매기는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발전했고 미국을 대표하는 팝음악 차트로 자리 잡았다. 미국이 세계 대중음악을 선도했기 때문에 미국을 대표하는 차트가 곧 세계 최고의 차트였다. 전 세계 대중음악인들이 매주 빌보드 차트를 확인하며 대중음악의 트렌드를 가늠하고, 빌보트 차트의 음악적 흐름을 자국 음악에 반영했다. 

 

때문에 서구권 음악, 그중에서도 특히 영어로 된 음악이 빌보드를 독식했다. 아시아 음악은 B급, 아류의 위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에서 제아무리 스타 뮤지션이라도 빌보드 차트를 마주하면 열패감에 휩싸였다. 하위 차트가 다양한 빌보드에서 최고의 인기를 가리는 메인 차트는 두 개다. 인기곡의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핫 100’과, 인기 앨범의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200’이다. 보통 ‘빌보드 차트’라고 하면 ‘핫 100’을 뜻한다. ‘빌보드 200’은 보통 ‘빌보드 앨범 차트’라고 표현한다. 둘 중 어느 하나에서만 1위에 올라도 대중음악계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다. 인종장벽, 언어장벽 때문에 우리 가요가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것은 매우 힘들어 보였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200’ 즉,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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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리트윗 수, 트럼프 대통령의 두 배 이상

 

미국에서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미국의 3대 음악상 중 하나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저스틴 비버 등 세계 최고 스타들을 제치고 2년 연속으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트위터 리트윗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2017년 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억1300만 회인 반면, 방탄소년단은 5억200만 회로 세계 1위다. 그야말로 SNS 세계에선 방탄소년단이 틴에이저들의 대통령이라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트위터 팔로어는 약 1500만 명에 달하고, 방탄소년단이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수십만에서 수백만 회가 리트윗 된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200’ 1위 소식에 전 세계 매체들이 관심을 보였다. 타임지는 “방탄소년단의 멋진 외모와 마법 같은 춤 동작이 일본·중국 등 아시아는 물론 남미에도 수많은 팬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CNN은 “전 세계 음악계의 중대한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가디언지는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은) 1960년대 비틀스 마니아를 연상시킨다”고, BBC는 “2012년 《강남스타일》 이후로 침묵했던 K팝이 미국을 정복했다”고까지 보도했다. 음악매체 롤링스톤스도 “방탄소년단이 공식적으로 미국 시장을 점령했다”고 선언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 제작사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영향력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뮤직 어워드’ 공연도 놀라운 사건이다. 작년에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공연해 세계를 놀라게 했었다. 그때는 히트곡 《DNA》를 공연했다. 이번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선 신곡인 《FAKE LOVE》를 발표했다. 이 점이 너무나 놀랍다. 히트곡을 1년 결산 시상식에서 선보이는 건 자연스럽다. 하지만 신곡 발표는 극히 이상한 일이다. 신곡 무대 때문에 지난 1년 사이 크게 인기를 끈 스타 한 명이 공연 기회를 놓쳤을 정도다. 때문에 시상식에서의 신곡 발표는 최고 스타들에게나 허용된다. 비욘세, 레이디 가가 같은 슈퍼스타들이 주로 시상식에서 신곡을 발표한다. 그 스타의 신곡 발표가 이미 히트한 곡을 소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최 측이 판단하는 경우다. 바로 방탄소년단이 그런 톱스타 대우를 받았다. 

 

게다가 ‘빌보드 뮤직 어워드’ 측은 방탄소년단의 신곡 발표 무대를 행사 전부터 크게 홍보했다. 자신들의 행사를 대표하는 이벤트로 판단한 것이다. 그 판단은 적중했다. 시상식 당일 행사장은 방탄소년단 팬들로 가득했다. 참석한 슈퍼스타들을 소개할 때, 방탄소년단에게 가장 큰 함성이 쏟아졌다. 방탄소년단의 자리는 맨 앞줄 중앙에 배치됐다. 사회자는 팬들의 엄청난 함성이 예상되므로 “귀마개를 껴야 할 것 같다”며 방탄소년단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보이밴드”라고 소개했다. 쉬는 시간엔 세계적인 스타들이 방탄소년단을 찾아와 인증샷을 찍었다고 한다. 테일러 스위프트, 존 레전드 등이 그 인증샷을 SNS에 올렸다. AP통신은 방탄소년단 공연을 이날의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시상식 직후엔 방탄소년단이 구글 실시간 검색어 1위였다.

 

시상식 카메라는 방탄소년단 팬들의 열정적인 반응을 집중적으로 잡았다. 방탄소년단 공연에 팬들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주는 바람에 공연 하이라이트가 잘렸다는 비난이 나왔을 정도다. 방탄소년단 팬들의 열기를 미국 사회가 대단히 놀라워 한다는 방증이다. 비틀스 팬덤이 연상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기가 뜨겁기 때문에 자꾸 카메라를 비추는 것이다. 미국인 팬들은 이날 한국식 떼창과 한글 피켓까지 선보였다. 인터넷에 공개된 지 2일밖에 안 된 한국 노래를 그새 미국인들이 학습해 떼창한 것이다. 미국 간판 토크쇼 중 하나인 NBC 《엘런 드제너러스쇼》에도 작년에 이어 다시 출연했다. 미국 음악 매체 ‘스핀’은 “이날 엘런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방탄소년단 팬들의 괴성과 아우성이었다”며 “편집 때 잘려 나간 부분도 대부분 여자 팬들이 소리 지르는 장면이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사회가 놀랄 만하다. 비틀스, 마이클 잭슨, 뉴 키즈 온 더 블록 등에게서 나타났던 열광적 팬덤 현상이 일정 부분 재연되는 느낌이다. 방탄소년단은 단순히 인기가 많은 정도가 아니라, 세계 최고 보이그룹의 지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뛰어넘었을까? 그건 다른 얘기다. 《강남스타일》은 ‘핫 100’, 즉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2위까지 올라갔다. 빌보드 싱글 차트 10위권에만 들어도 3대가 먹고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강남스타일》이 방탄소년단보다 더 광범위한 폭발력이 있었다. 하지만 지속성이 약했다. 반면에 방탄소년단은 아이돌로서 뜨거운 10~20대 팬덤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지속성이 강하다. 작년에 빌보드 앨범 차트 7위에 올랐고 올해엔 1위까지 점령했다. 《강남스타일》은 ‘넘버1’을 못했지만 방탄소년단은 보이그룹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찍었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킨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프로듀서는 ‘비주얼적으로 아름답고, 음악이 총체적 패키지로 작용하고, 무대 퍼포먼스가 멋있는’ K팝의 핵심을 방탄소년단에 담았다고 밝혔다. 바로 이 음악과 조화를 이룬 비주얼 퍼포먼스, 즉 ‘칼군무’가 세계 틴에이저들을 사로잡았다. 방탄소년단은 서구 청소년에게 익숙한 힙합 음악을 했는데, 그런 음악에 맞춰 엄청난 칼군무를 선보이는 팀이 서구엔 없었다. 서구권 보이그룹의 맥도 희미해졌다. 바로 그럴 때 방탄소년단이 세계 최고 칼군무 보이그룹으로 우뚝 선 것이다. 그다음엔 적극적인 인터넷 활동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엘런 드제너러스나 가디언지 모두 방탄소년단 인기 비결로 SNS의 힘을 언급했다. 트위터뿐만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방탄소년단 개인방송 조회 수가 총 13억 회에 달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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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실력으로 더욱 인정받았다. 격렬한 안무를 소화하면서 노래까지 할 정도다. 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을 하기 때문에 아티스트의 위상에까지 올랐다. 10대, 20대로서 자신들의 상실감·상처·꿈·분노·사랑·사회관 등을 표현했는데 거기에 세계 젊은이들이 공감했다. ‘넌 뭔 수저길래 수저수저 거려 난 사람인데(불타오르네)’ ‘난 육포가 좋으니까 6포 세대/ 언론과 어른들은 의지가 없다며 우릴 싹 주식처럼 매도해(쩔어)’로 상실감과 분노를, ‘꿈이 없어도 괜찮아/잠시 행복을 느낄 네 순간들이 있다면/멈춰서도 괜찮아(낙원)’로 위로를 표현했다. 빌보드닷컴은 여타 K팝 그룹과 다른 방탄소년단의 다양한 가사가 미국에서 인기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흙수저 아이돌이란 스토리가 있다.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니라서 불이익을 당하고 맨바닥부터 힘들게 성장했다는 것이다. 그런 스토리를 외국인들도 인터넷 번역을 통해 이해한다.

 

 

《FAKE LOVE》 발매 당일 영어·일어·중국어·아랍어 번역 가사 떠돌아

 

이러한 배경에서 막강한 화력의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Army·군대)’가 탄생했다. 이들이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번역해 순식간에 퍼뜨리고(《FAKE LOVE》는 발매 당일에 영어·일어·중국어·아랍어 번역 등장), 다양한 팬 콘텐츠를 만들고, 시상식에서 상을 받거나 차트에서 순위를 올릴 수 있도록 응집된 영향력을 행사하며 총력전을 펼친다. ‘아미’라는 날개를 달고 방탄소년단이 세계 최고 보이그룹으로 비상한 것이다.

 

하지만 K팝이 세계 제패라도 한 듯 도취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탄소년단만 해도 아직 ‘핫 100’ 1위라는 도전 과제가 남아 있고, 모든 면에서 정상에 선다고 해도 아이돌이란 근원적 한계가 있다. 팬덤이 비틀스를 연상시킨다는 것이지, 정말 음악적으로 비틀스 수준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K팝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줘야 정말로 비틀스의 음악성에 견줄 만한 뮤지션을 길러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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