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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에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자

[이경제의 불로장생] 여동빈, 불로장생 신선이 되다

이경제 이경제한의원 원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25(Sat) 16:00:00 | 15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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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옛날이야기다. 한 선비가 어려서부터 총명해 마을 사람들의 기대를 업고 과거에 응시했는데 세 번이나 연거푸 낙방했다. 좌절해 주막에서 인생을 한탄하며 술을 마시다가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선비의 하소연을 듣더니 가방에서 청자 베개를 꺼내 누워보라고 했다. 그때 술집 주인은 쌀을 씻어 밥을 하고 있었다. 선비는 노인이 시키는 대로 베개를 베고 누웠다. 

 

선비는 그로부터 몇 개월 후 부잣집 딸과 결혼했고 과거시험에도 합격했다. 순조롭게 승진해 재상의 자리까지 올랐다. 위로 황제를 잘 모시고, 아래로 백성을 덕으로 다스려 현명한 재상으로 널리 칭송을 받았다. 젊은 나이에 명예와 재산을 모두 가지게 됐는데, 그 성공을 시기하는 사람들의 모함을 받았다. 지방으로 귀양을 갔다가 결백이 밝혀져 다시 조정으로 복귀했다. 황제의 총애를 받아 오랫동안 재상을 지냈고, 다섯 명의 자식들도 모두 관료가 돼 출세했다. 은퇴 후에는 화려한 저택에서 손자들에게 둘러싸여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고령으로 자리에 눕게 되었는데, 황제가 직접 쓴 ‘건강하시라’는 편지를 받은 날에 편안히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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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가 눈을 뜨니 여전히 주막이었고, 아직 밥은 다 지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오십여 년 살았던 삶이 기껏 몇 분의 꿈이었다는 걸 알았다. 노인은 종리권(鍾離權)이라는 도사였고, 선비는 여동빈(呂洞賓)이었다. 그날부터 종리권의 제자가 돼 수행했다. 여동빈은 불로장생하는 묘약, 용호금단(龍虎金丹)을 만드는 방법과 마음속의 번뇌를 제거하는 천둔검법(天遁劍法)을 전수받았다. 종리권과 여동빈은 중국 팔선(八仙)에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다. 이 이야기는 후에 당나라 연간에 심기제(沈旣濟)의 《침중기(枕中記)》라는 소설에 ‘한단의 꿈’(邯鄲之夢)으로 새롭게 각색됐다. 지나고 나면 덧없는 게 인생이라는 주제다. 

 

비록 꿈이지만 지난 인생을 돌이켜보는 것은 마음을 정리하는 좋은 건강법이다. 인생 마지막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지난 인생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고 한다. 굳이 마지막 순간을 기다려 주마등을 볼 필요는 없다. 저녁 잠들기 전에 자신의 인생을 하나씩 생각해 돌이켜보라. 어린 시절 뛰어놀던 기억, 학창 시절 친구들과 즐거웠던 기억, 결정적인 순간 자신의 선택, 오늘 있었던 아쉬운 일들을 머릿속으로 되새겨보라. 쓸데없이 다른 사람에게 잘난 척하지 말자.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 인생 한 대목을 꺼내 혼자 재생해 보라. 자신이 관객이 되어 지난 일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면, 분명 내면의 무언가가 풀릴 것이다. 

 

이같이 해도 안 된다면 정신건강의학의 도움을 받는 게 효과적이다. 한의원에서는 청심원·심적환 등 마음의 울체를 푸는 처방을 쓴다. 스트레스·분노·안타까움 등의 감정이 내 안에 쌓이면 어떤 방식으로든 질병을 만들어낸다. 고인 물은 놔두면 썩게 되고, 막힌 곳이 있으면 뚫어야 풀린다. 감정의 억눌림을 간직해 봐야 추억으로 포장되지 않고 병을 키운다. 감정이 정리되고 몸이 깨끗해지면 안색이 밝아지고 건강하게 사는 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마음이 막히면 질병이요, 마음이 통하면 불로장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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