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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kg 기자가 30kg 방화복을 입고 뛰니 ‘생지옥’

[기자의 현장체험 르포] 소방관 화재 진압 훈련 참가

김정록 인턴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9.05(Wed) 14:00:00 | 15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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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입으면 30kg이 넘는다. 여기에 도끼 같은 장비를 포함하면 더 무겁다.”


8월28일 기자는 소방관 체험을 하기 위해 서울 용산소방서를 찾았다. 실전에서 소방관이 착용하는 복장으로 화재 진압 훈련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방화복 15분만 입어도 온몸이 땀으로 범벅일 텐데…. 혹시 하다가 어지러우면 말해 줘요.” 함께 훈련에 참여하는 진압대원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다. 58kg으로 왜소한 체격이지만 최전방 GOP에서 군 생활을 무사히 마쳤다. 7년 동안 탁구, 2년 동안 유도를 배우며 체력관리를 해 왔다. 웬만큼 힘들어서는 땀도 잘 안 나는 체질이다. 기자는 호기롭게 말했다. “현직 소방관이 입는 그대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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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자석이 붙은 것 같았다. N극과 S극이 서로를 당기듯 방수화는 땅에 착 달라붙었다. “방수화는 불에 타지 않기 위해 전체가 고무로 돼 있고 발을 보호하도록 철심이 들어가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두꺼운 방화복 상·하의를 입으니 몸을 움직이기 어려웠다. 11kg짜리 산소통을 메자 몸이 뒤로 휘청거렸다. 방화두건, 공기호흡기, 방화헬멧을 쓰니 숨 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기자가 소방대원의 도움으로 겨우 입은 방화복을 진압대원들은 일반 승용차보다도 좁은 소방차 안에서 1분 안팎에 입는다고 한다. ‘방화복을 입으면 아무리 뜨거운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700~800도까지는 괜찮지만 1000도를 넘어가면 탈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4층 건물을 오르내리니 정신이 아득했다. 온몸이 바깥공기를 원했지만 어느 한 곳에서도 만날 수 없었다. 방화장갑이 손을 꽉 둘렀고 방화두건이 목부터 얼굴 전체를 감쌌다.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공기를 만난다는 건, 그곳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공기는 산소통에서 호흡기를 통해 입으로만 전달됐다. “꽉 찬 산소통으로 50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체력적으로 힘들면 호흡이 가빠져 30~40분 정도면 산소통을 다 씁니다.” 

 

특히 고층 건물에서 불이 나면 더 힘들다. 건물 올라가는 데 10분 걸리면 막상 진압하는 데 쓸 수 있는 산소량이 얼마 없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화재 연기 때문에 바로 눈앞도 안 보여 더 어렵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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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주정차, 화재 진압 골든타임 잡아먹어 


용산소방서의 경우 신고가 들어오면 보통 차량 6대가 출동한다. 지휘차, 구조대, 펌프차, 물탱크차, 굴절차, 고가사다리차다. 여기에 소방관 26명이 함께 나간다. 일반적으로 소방차 하면 떠오르는 차량이 펌프차다. 화재 진압 시 펌프차에 수관(물을 뿜는 호스)을 연결해 물을 뿜어낸다. 수압이 세기 때문에 수관을 사용할 때는 관창수(앞에서 물의 방향과 세기를 조절하는 역할)와 관창보조(뒤에서 관창수가 밀리지 않도록 돕는 역할)가 조를 이룬다. 

 

기자가 관창수 역할을 맡았다. 상체를 숙이고 앞굽이 자세로 수관을 꽉 쥐니 3분 만에 오른손에 쥐가 나려 했다. 뒤에서 관창보조 역할을 한 진압대원은 “수압이 강해 소방관들도 10분 정도 들면 팔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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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소방서에서 진압대원과 화재 진압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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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에는 직수와 분무가 있어 관창수가 밸브를 조절할 수 있다. 직수는 물이 일직선으로 나가 화재를 집중 타격하는 데 사용한다. 분무는 물이 분무기처럼 퍼져 나가도록 한다. 한 진압대원은 “불과 연기가 소방관을 덮치려 할 때 분무로 연기를 잡는다”며 “직수로 불을 공격한다면 분무는 방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펌프차 한 대에는 3000리터의 물이 들어 있다. 많아 보이지만 화재 진압 시 2~3분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다. 여기에 4500리터 물이 담긴 물탱크차가 함께 출동한다. 소방차 물을 다 쓰면 상수도 소화전을 이용해 불을 끈다고 한다.


소방차량이 출동할 때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불법 주정차 차량이다. 좁은 골목길이 많은 서울에 차량까지 막고 있으면 덩치 큰 펌프차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소방관들은 어쩔 수 없이 펌프차를 큰길에 세우고 수관을 들고 뛰어야 한다. “힘든 건 둘째 치고, 화재에서 초기 대응이 중요한데 시간을 잡아먹는 게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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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물에서 불이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소방대원들은 길을 걷다 새로운 건물이 보이면 이런 말부터 나온다고 한다. 그러면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불이 겁나기도 합니다. 너무 뜨거워서 앞으로 나가지도 못할 때도 있죠. 하지만 열기를 식혀가며 한 발자국씩 앞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현장에서는 동료밖에 믿을 수 없죠.” 실제 화재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칠흑 같은 어둠에 앞이 보이지 않고 강한 열기가 사방에서 소방관을 감싼다. 지금도 소방관들은 ‘불이 언제 어디서 나를 삼킬지 모르는 마음’으로 한 발자국씩 걸음을 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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