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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⑤] 文대통령 임기 내 北核 신고만 해도 OK

핵문제 완전 해결 위한 동북아안보협력기구 필요

손기웅 한국DMZ학회 회장·前 통일연구원 원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9.21(Fri) 08:52:31 | 1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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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판문각,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북·미 간에도 두 번째 정상회담이 준비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 북핵 문제 해결,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등 묵직한 쟁점을 둘러싸고 각국은 치열한 전략과 책략을 펼치고 있다. 


‘한반도 평화 진전 구도’란 이름 아래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에서의 평화 정착과 공동 번영, 그리고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염두에 두고 추진돼야 할 종합적이자 단계적인 정책 목표와 방향을 정리하면 그림과 같다. 우리의 ‘평화’는 세 가지 중층적 내용을 포괄한다. 


첫째 ‘평화회복’이다. 6·25전쟁으로 깨어진 평화가 다시 한반도에 도래하는 것으로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과정에서 ‘종전선언’이 이루어질 수 있다. 


둘째 ‘평화유지’다. 회복된 평화를 지키고 확대해 나가는 과제다. 


셋째 ‘통일실현’이다. 동북아 다른 국가들은 평화회복과 유지가 국가 이익으로 족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진정한 평화는 통일을 이루어 한반도 내에서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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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회복·평화유지·통일실현 순으로 발전해야


한반도 평화 진전 구도의 기본 틀은 지난 30년간 지속되어 온 우리의 공식적 통일방안으로서 국가대전략이라 할 수 있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남북관계의 진전을 크게 ‘남북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의 세 단계로 상정하고 있다. 첫 번째 단계에조차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내외 상황에 부응하는 동시에 정책 목표를 실천적으로 상정하기 위해 남북화해협력을 ‘적대적 대결’→‘적대적 협력’→‘평화공존’의 세 단계로 세분화할 수 있다. 한편 국가 간의 관계 형성에 있어 교류협력의 형성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이념·정치·군사 분야를 상위정치(high politics) 영역으로, 상대적으로 용이한 경제·사회·문화 분야를 하위정치(low politics)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두 틀을 조합해 과제와 진전 구도를 설명해 보자. 남북화해협력의 첫 단계인 적대적 대결은 남북이 상위정치는 물론 하위정치 전 분야에 걸쳐 갈등하면서 교류협력이 이루어지지 않는 단절의 상황이다. 두 번째 적대적 협력은 남북이 상위정치 분야에서는 갈등하나, 하위정치 영역인 경제·사회·문화 분야에서는 교류협력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세 번째 평화공존은 남북이 하위정치 영역에서 활발하게 교류협력하는 것은 물론, 상위정치에서도 비록 이념적으로는 방향성을 달리하나 정치·군사 분야에서도 교류협력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한편 남북연합 단계에서는 남북이 이념적으로도 접근하고 상호 합의하는 상·하위정치 분야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는 상황이며, 통일은 한반도에 1민족, 1국가, 1체제가 자유와 민주주의의 바탕 위에 실현되는 최종 단계다. 


지난 남북관계사를 남북화해협력의 세 단계에 연계시켜 큰 범주로 살펴보면 적대적 대결→적대적 협력 단계로 진전됐던 남북관계가 다시 남북이 전면적으로 대립하고 단절된 적대적 대결로 회귀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도 북한의 핵 고도화와 도발로 인해 막혔던 남북관계는 세 번에 걸친 정상회담 개최, 제한적이지만 다양한 분야에서의 대화와 교류 재개로 적대적 협력 단계를 넘어 평화공존의 초입 단계로 전개되고,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형성을 통해 평화공존의 실현을 모색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남북관계의 전개 상황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사실은 남북관계가 남북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종전선언을 포함하는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에는 미국과 중국이 당사국으로서, 북핵 문제 해결에는 6자회담 당사국은 물론이고 유엔과 EU(유럽연합)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국제적 쟁점이다. 


남북관계 전반이 최소한 동북아 역내 국제관계와 얽혀 있는 현실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세우고 추진해야 할 과제와 방향은 다음과 같다. 우선 남북관계가 적대적 대결→적대적 협력→평화공존으로 진전되기 위해서는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어 한반도 냉전구조가 해체되어야 한다(1단계 KPP 구축). 깨어진 평화가 회복되는 이 과정에 미국, 중국과의 국제공조가 치밀하게 펼쳐져야 한다. 


남북관계가 평화공존→남북연합으로 진입하기 위한 외부적 전제는 역내 국가들이 정치·군사·경제·사회·문화·인권·환경 등 포괄적 측면에서 협력을 제도화하고, 모든 쟁점에 관해 평화적 해결을 모색할 수 있는 동북아안보협력기구 형성이다(2단계 KPP 구축). 남북이 아무리 평화적 공동 번영을 위해 노력한다 하더라도 동북아 역내에 첨예한 갈등이 전개된다면 평화가 흔들리거나 제한될 수밖에 없다. 평화공존→남북연합으로의 남북관계 진전과 동북아안보협력기구 형성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선순환적 양태로 맞물려 추진돼야 한다. 결국 평화공존→남북연합 단계로의 진전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적대적 대결→적대적 협력→평화공존→남북연합의 전 과정에서 동북아안보협력기구 형성이 체계적으로 진척돼야 한다. 즉 한반도 통합과 동북아 통합이 동시에 추진돼 상호 시너지를 내도록 해야 한다. 


한편 최대의 현안은 북핵 문제 해결이다. 북한의 정황과 정책을 고려할 때,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 해결을 언급했다 하더라도 단기간 내 해결 가능성은 결코 높지 않다. 미·중·러 간 이견도 고려돼야 하며, 결국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목표 상황인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의 첫 단계로 중요하고 근본적인 진전을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기, 즉 남북관계의 적대적 대결→적대적 협력→평화공존 과정에서 우선 달성한다. 여기에는 핵과 운반수단의 실험 중단, 핵무기·핵물질·핵시설·핵기술의 신고와 확산 포기 등이 포함된다(북핵 문제 1단계 해결). 그리고 남북관계를 평화공존→남북연합으로 진전시키는 과정에서 동북아안보협력기구를 형성하면서 핵 사찰과 폐기가 진행되도록 한다. 한반도 및 동북아 차원에서 평화회복과 평화유지·관리를 동시에 이끄는 과정에서 북핵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북핵 문제 2단계 완전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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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정책, 임기 중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문재인 정부는 세 번에 걸친 정상회담을 복기하고, 임기 내에 달성해야 할 핵심과제에 집중해야 한다. 남북관계 차원에서 적대적 대결 상황을 적대적 협력을 거쳐 평화공존 단계로 진입시켜야 한다. 동시에 국제적 차원에서 6·25전쟁과 갈등으로 초래된 평화 부재의 상태로부터 평화를 회복시키기 위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 한반도 냉전구조를 해체시키고, 이와 병행해 북핵 문제의 1단계 해결을 구현해야 한다. 동시에 북핵 문제의 완전 해결을 위한 동북아안보협력기구의 토대를 닦아야 한다. 더불어 한반도 전역에 자유와 민주주의가 도래하는 상황, 그것이 모두에게 평화임을 주변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깊숙이 느낄 수 있도록 지금부터 통일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정책을 펼치고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 특집 연관기사


[한반도 비핵화①] 멈췄던 한반도 비핵화 열차 재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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