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향한 불꽃 집념, 큰 결실 맺다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9.06.1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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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

ⓒ연합뉴스

지난 2000년 12월에 건설을 시작했으니 착공이 시작된 후 8년여가 걸린 셈이다. 지난 6월10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로 우주센터 보유국이 되었다. 전남 고흥군 봉래면 소재의 5백7만㎡ 넓이의 부지에 세워진 나로우주센터는 오랜 산고 끝에 얻은 귀한 산물이다. 이곳에는 발사대와 발사통제동, 종합조립동, 기상관측소, 추적 레이더, 광학 추적 장치 등 첨단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날은 나로우주센터의 수장인 민경주 센터장의 오랜 꿈이 실현된 순간이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서 고분자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했지만, 1989년 해외 유치 과학자의 신분으로 고국 땅을 밟았다. 미국에서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고 척박한 국내 과학계로 복귀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민센터장은 미국에서 미사일과 관련한 기술을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하지만 본 것을 가져다 쓰기에는 우리 현실이 너무 동떨어져 있었다. 한·미 미사일 협정으로 우리가 개발할 수 있는 미사일의 사거리는 고작 1백80km가 한계였기 때문이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고 싶다는 그의 꿈은 20년이 지나서야 우주센터장에서 저궤도 위성을 쏘는 것으로 대신하게 되었다.

무엇이든 첫 시도에는 수많은 난관이 생긴다. 2007년 발사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러시아의 설계문서가 예정보다 4개월이나 늦게 도착해 일정을 맞추느라 애를 먹었다. 부품의 국산화 과정에서는 결점을 발견하기 위해 계획보다 네 배나 많은 시험 항목을 수행해야 했다. 민센터장과 나로우주센터의 연구자들로 하여금 이런 고난의 행군을 버틸 수 있게 해준 것은 ‘최초의 우주센터를 만든다’는 자부심이었다. 7월 말쯤에는 나로우주센터의 첫 작품이 선보인다.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KSLV-1)호’가 우주로 올라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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