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닥 아킬레스건은 살아 있다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0.09.0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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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사장 연임 관련설·미국 체류 비용 출처 등 의혹 ‘잠복’…‘대권 주자’ 자처하면 다시 불거질 가능성

“뭘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 수가 있어야죠. 왜 이렇게 시원찮게 자랐어요? 부동산 투기도, 위장 전입도 못하고….”

8월31일 이재오 특임장관이 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건넨 말이다. 이장관에게 특별히 ‘시비’를 걸 만한 의혹이 거의 없었다는 칭찬성 발언이었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 두 명이 낙마한 국회 인사청문회 관문을 ‘왕의 남자’ 이재오 특임장관은 무난하게 통과했다. 하지만 그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자칫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는 의혹의 불씨는 그대로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연임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느냐는 의혹과 미국 체류 기간 동안 어떻게 생활비를 조달했는지, 이장관이 대표였던 국가발전전략연구회(국발연)의 사무실 운영 경비의 출처가 어디인지 등에 대한 의혹들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선 이장관이 남사장 연임에 영향력을 행사했느냐는 점이 현재 가장 큰 핫이슈이다. 남사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3월 처음으로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대다수 공기업 임원이 물갈이되는 과정에서 살아남아 지난해 2월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자 그의 연임을 둘러싸고 무성한 뒷말이 나돌았고, 급기야 ‘남사장 연임 로비 의혹’까지 불거졌다.

▲ 8월2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특임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이재오 후보자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국발연’ 사무실 운영 경비 불법 조성 의혹도 남아 있어

이 연임 의혹과 관련해 이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장관의 보좌관과 후원회 사무국장을 지냈던 오 아무개씨 등이 2008년에 대우조선의 경영 고문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장관이 측근들을 대우조선에 취직시켜주는 대가로 남사장의 연임을 도운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이 불거진 배경이다. 하지만 이장관은 8월23일 청문회장에서 “(남사장을) 잘 모른다”라고 되풀이하면서 흐지부지 넘어갔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측은 “국회 청문회 결과 보고서에 ‘이장관이 지위를 남용하여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할 만한 구체적이고 명백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라는 입장이다.

이장관이 2008년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인 같은 해 5월부터 2009년 4월까지 미국에서 1년여 동안 머무를 당시 체류 비용을 어떻게 마련했느냐는 점도 의혹으로 남아 있다. 이장관은 “친구 집에 얹혀살았기 때문에 내가 식비를 댄 적이 거의 없다”라고 해명했지만, 궁색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함께 이장관이 2004년 결성한 ‘국발연’이 특정 기업으로부터 재정적인 후원을 받았느냐는 의혹도 여전하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이 구성한 ‘위기관리포럼’(위기포럼)과 국발연이 여의도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공의원은 ‘리스나’사로부터 사무실 운영 자금을 받은 것을 이유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대법원 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 두 분(이장관과 공의원)이 적어도 공범이거나 아니면 이재오 후보자가 불법 운영 자금, 정치 자금 수수의 몸통이라고 볼 수가 있다”라고 몰아붙였지만, 이장관은 “나는 모르는 일이다”라는 해명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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