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권력 지도 설문조사] 2016년 박근혜 정권 핵심 실세는 최경환
  • 김지영·박혁진·유지만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6.08.23 18:08
  • 호수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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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정치부 기자 ·정치평론가 100명 설문조사…이정현·우병우·문고리3인방 등, 현 정부 핵심 실세로 지목

‘십년세도(十年勢道)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 권력과 부귀영화가 오래 지속되지 못함을 지적한 말이다. 권력 실세(實勢)도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뒤바뀌는 걸 역사를 통해 목도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권력 서열이 바뀐 경우도 있지만, 하루아침에 권좌의 실세가 뒤바뀐 사례도 수없이 지켜봤다.

 

시사저널은 2017년 12월 대선을 1년4개월여 앞둔 시점에 ‘2016년 여권의 권력 지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본지가 2013년 8월과 2015년 7월 실시했던 설문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정치 평론가와 정치부 기자 1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기간은 8월17일부터 19일까지였다. 

 

질문은 크게 4가지였다.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현 정부의 핵심 실세 3명을 꼽는다면 누구누구인가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여·야 인물 한 명씩을 꼽는다면 각각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누가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가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누가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가 등이다.

 

 

 

 

“문고리 3인방, 여전히 최고 실세”

 

모든 사물과 현상에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현 정부의 핵심 실세에 대한 이번 조사에서도 1년 만에 눈에 띄는 부침(浮沈)이 있었다. 새롭게 핵심 실세로 ‘등극’한 인사가 있는 반면 권력 뒤편으로 밀려난 인사도 있었다. 권력 주변이 항상 변화무쌍하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7월 조사 때는 정치 평론가와 정치부 기자 100명 가운데 무려 43명이 현 정부의 핵심 실세로 ‘문고리 3인방’을 꼽았다. 문고리 3인방은 박근혜 대통령을 국회의원 시절부터 보좌했던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청와대 비서관 그룹을 지칭한다. “대통령과 가장 가까이, 가장 오랜 기간 함께해서”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이들 3인방은 다소 밀렸다.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3위(지난해 7월 조사에서도 3위), 정호성 부속비서관은 공동 4위(지난해 1위),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은 6위(지난해 4위)로 각각 집계됐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의 이들에 대한 신임은 절대적이라는 게 여권 인사들의 중론. 8월16일 단행된 3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에서 정황근 청와대 농축산식품비서관이 농촌진흥청장으로 이동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청와대 원년 비서관은 이들 3인방만 남게 됐다. 여권의 핵심 인사는 “청와대 3인방은 2014년 12월 정윤회 사태가 터지면서 여권의 핵심 실세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언론 등에 보도될 만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조용히’ 대통령 보좌에만 신경을 썼다. 그러다 보니 핵심 실세에서 밀린 듯 보이지만 대통령 신임은 여전히 두텁다고 보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이들 3인방이 물러난 ‘최고’ 핵심 실세 자리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올랐다. 본지의 지난해 7월 조사에선 정호성 비서관 다음으로 ‘넘버 투’였다. 하지만 1년 만에 ‘넘버 원’으로 올라섰다. 조사 대상 100명에게 핵심 실세 3명을 꼽아달라는 설문에 48명이 최 의원을 지목했다. 조사 대상자 두 명 중 한 명이 그를 꼽은 셈이다. 최 의원이 최고 핵심 실세로 꼽힌 이유는 그의 ‘화려한’ 이력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비서실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을 거쳤다. 2014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하며 경제부양책 이른바 ‘초이노믹스’를 이끌었다. 최 의원을 핵심 실세로 꼽은 이들은 “대통령과 국정 전반에 관해 얘기할 만큼 가까운 사람” “오랜 기간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보좌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앙 일간지의 한 기자는 “최 의원은 총선 공천과 전당대회 등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과 문고리 3인방을 동시에 지목한 한 방송 기자는 “대통령과 독대나 전화 통화 등으로 누구보다 많은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왼쪽)과 박근혜 대통령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왼쪽)과 박근혜 대통령

 

이번 조사에서 현 정부의 핵심 실세로 급부상한 이들도 눈에 띈다.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당 대표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대표적이다. 이정현 대표는 조사 대상 100명 중 36명이 핵심 실세로 지목해 ‘넘버 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조사에선 15위(조사 대상 100명 중 4명 지목)에 그쳤다. 당시는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2년 앞선 2013년 조사에선 박근혜 정부의 최고 실세로 지목되며 1위에 올랐던 그다. 2013년 1위→2015년 15위→2016년 2위. 요동치는 권력의 속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호남 출신으로 지난 4·13 총선 때 전남 순천 지역구에서 당선된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의 오랜 최측근. ‘대통령의 복심’ ‘대통령의 입’으로도 불린다. 그가 1위에 올랐던 2013년엔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으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 대표가 올해 다시 최고 실세 반열로 지목된 것은 ‘골수 친박계’로 당권까지 장악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는 내년 여권의 대선 경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를 꿰찼다는 의미와 궤를 같이한다. 한 방송 기자는 이 대표를 핵심 실세로 지목한 이유에 대해 “당 대표로 당선됐기 때문”이라며 “KBS 녹취록 파문이 일어나면서 박 대통령이 (그를)버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제 당 대표가 됐으니 명실상부 박 대통령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위치가 됐다”고 말했다. 한 중앙 일간지 기자는 “(이 대표는) 대통령을 위해 몸을 던질 수 있는 인물”이라며 “박 대통령이 ‘배신’하지 않는 심복에게 힘을 실어주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 대표는) 실세 중의 실세”라고 밝혔다. 인터넷 매체의 한 기자는 이 대표에 대해 “대통령이 워낙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8월9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에서 이정현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부동산 의혹’ 우병우, 그래도 핵심 실세”

 

서울 강남 부동산 매매 의혹과 아들 병역 특혜 의혹 등으로 사퇴 논란을 빚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 ‘우병우 의혹’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 3월 기자와 만난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내에서) 민정수석실 파워가 최고”라며 “VIP(박 대통령)는 우 수석을 ‘애지중지’한다”는 표현까지 썼다. 대통령의 우 수석에 대한 신임이 얼마나 두터운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사퇴 논란이 빚어지면서 그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우 수석에 대한 정치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는 “그래도 현 정부 핵심 실세”라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해 조사에서 14위였던 그는 올해 정호성 비서관과 함께 공동 4위까지 올랐다. 조사 대상자 100명 가운데 32명이 그를 실세 반열에 올려놓았다. 한 정치 평론가는 “우 수석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과 정윤회 의혹 등 현 정권의 악재들을 처리했다”며 “현 정권의 기획을 수행했으며 정무 기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시사평론가는 “우병우는 여전하다”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한 인터넷 매체 기자는 “(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들이 있는데도 (대통령이) 인사 조치하지 않는 것을 볼 때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부터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는 김재원 전 청와대 정무특보도 현 정부의 막강 실세로 꼽혔다. 김 수석은 2007년 박근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통령 경선후보 선거대책위 대변인 시절부터 박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다. 지난해 조사에선 11위였으나 올해엔 7위에 올랐다. 지상파 방송의 한 정치부 기자는 “김 수석은 예전부터 전략통이었다. 과거 원내 수석부대표 때부터 이완구 원내대표보다 청와대와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 기자도 “김 수석은 현 정부 초기부터 활약했었다”며 “청와대와 소통을 활발히 하면서 대통령 의중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조사에선 주목받지 못했으나 올해 급부상한 핵심 실세도 여럿이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기획수석(9위),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11위),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13위) 등이다. 반면 실세 반열에서 밀려났다고 평가되는 인사들도 눈에 띈다. 지난해 조사에서 6위에 올랐던 이병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현 정권의 그림자 실세’ 의심을 사고 있는 정윤회씨 등이 이번 조사에선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았다. 

 

 

‘2016 여권 권력 지도’ 이렇게 조사했다

 

‘박근혜 정부 집권 4년 차인 2016년 여권의 권력 구도’를 살펴보기 위한 이번 시사저널 설문조사엔 정치평론가 15명과 정치부 기자 85명 등 모두 100명이 참여했다. 지난해인 2015년 7월 조사에선 정치평론가 20명과 정치부 기자 80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정치평론가 15명은 대학의 정치외교학과·법학과 등의 교수, 시사평론가, 여론조사 전문가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정치부 기자는 주로 국회 출입기자 명단을 통해 방송·통신사 28명, 중앙 일간지 24명, 지방 일간지 12명, 주간지 및 인터넷 매체 21명 등 모두 85명을 무작위로 선별해 휴대전화로 조사했다. 특정 매체에 쏠림 현상이 없도록 각 매체별로 1~2명씩 안배했다. 

 

<조사 대상>

정치평론가(직함 생략) : 김민전 김용철 김◦◦ 김태일 류여해 박명호 박상병 배종찬 유창선 윤희웅 이준한 이현우 인명진 정한울 황태순 등 15명

방송·통신사 : BBS(1) CBS(2) JTBC(1) KBS(2) MBC(2) MBN(3) OBS(1) PBC(1) SBS(2) TV조선(3) YTN(2) 뉴스1(2) 연합뉴스(2) 연합뉴스TV(1) 채널A(2) 한국경제TV(1) 등 28명

중앙 일간지 : 경향신문(1) 국민일보(1) 내일신문(2) 매일경제(1) 머니투데이(1) 문화일보(1) 서울경제(2) 서울신문(2) 세계일보(2) 아시아경제(1) 아시아투데이(1) 아주경제(1) 이데일리(1) 조선일보(1) 코리아타임스(1) 코리아헤럴드(1) 한겨레(1) 한국경제(1) 한국일보(2) 등 24명

지방 일간지 : KNN(1) 강원도민일보(1) 경기일보(1) 국제신문(1) 매일신문(1) 부산일보(1) 영남일보(1) 전남매일(1) 전북일보(1) 제주일보(1) 중부일보(1) 충북일보(1) 등 12명

주간지·인터넷 : 뉴데일리(1) 뉴스토마토(1) 더팩트(1) 데일리안(1) 민중의소리(1) 뷰스앤뉴스(1) 브레이크뉴스(1) 시사저널(1) 시사포커스신문(1) 아이뉴스24(1) 오마이뉴스(2) 이투데이(2) 일요신문(1) 조세일보(1) 주간경향(1) 주간조선(1) 주간한국(1) 주간현대(1) 프레시안(1) 등 21명


※설문조사자: 김지영·박혁진·유지만 기자, 구민주·김헬렌·이성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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