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플랫폼 경쟁 치열…‘편의성·혜택’ 주목
  • 인천 =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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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형 전자상품권 ‘인천e음’…캐시백·할인폭 최대 15%
QR코드 결제방식 ‘시루·제로페이’…‘발품’ 팔아 가맹점 확보
인천e음 카드를 홍보하는 서포터즈들이 착용한 조끼의 뒷모습. ⓒ인천시
인천e음 카드를 홍보하는 서포터즈들이 착용한 조끼의 뒷모습. ⓒ인천시

민선7기 지방자치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지역경기의 활성화에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현금이나 신용카드,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보다 혜택이 크고, 어디서든 간편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혜택과 결제방식 등의 편의성이 지역화폐 활성화에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은 체크카드형 전자상품권이나 QR코드 결제방식의 지역화폐 플랫폼을 도입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편의성을 내세운 체크카드형 전자상품권 시장은 인천시가 이끌고 있고,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제로화를 앞세운 QR코드 결제방식은 행정안전부와 서울시가 주도하고 있다.


체크카드 같은 ‘인천e음 카드’…최대 8% 캐시백 혜택

인천시는 2018년 7월31일 인천사랑 전자상품권으로 불리는 ‘인천e음 카드’를 출시했다. 직접회로(IC) 칩이 내장된 모바일 기반의 충전식 선불카드다. 인천시 소상공인정책과 공무원들이 발명한 ‘지역 내발적 발전 플랫폼의 운영 시스템 및 방법’이 밑바탕이 됐다. 

인천e음 카드는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평가다. 결제수단이 다양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체크카드처럼 지갑에 넣고 다니면서, 인천지역의 모든 BC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실상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모든 매장이 인천e음 카드의 가맹점인 셈이다.

인천e음 카드 앱을 다운받으면,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이용해 휴대전화기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수수료가 따로 붙지 않는 QR코드 결제방식도 이용할 수 있다.

인천에 들어서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기업형수퍼마켓(SSM) 등 334곳에는 결제할 수 없도록 했다.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한 조치다.

인천e음 카드 앱은 모바일 쇼핑이 증가하는 추세에 초점을 맞췄다. 소상공인들을 위해 모바일 주문배달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모바일 쇼핑몰에 입점하는 수수료도 없다. 각종 프로모션에 들어가는 홍보비용도 들지 않는다.

인천e음 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도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연말정산 시 체크카드와 똑같이 3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또 인천e음 카드로 사용한 금액의 4~8%를 캐시백의 형태로 돌려받는다. 인천e음 카드 가맹점에서는 결제금액의 3~7%를 할인받는다. 전국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 기능도 탑재됐다.
 
연매출 5억원 이하의 인천e음 카드 가맹점은 카드수수료를 면제 받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인천e음 카드에 충전해 놓은 선수금에 이자도 붙는다. 인천시는 이를 기금으로 조성해 소상공인들에게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인천e음 카드 플랫폼의 편의성과 혜택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경남 양산시는 올해 1월에 인천e음 카드 플랫폼을 이용한 ‘양산사랑카드’를 출시했다. 경기지역도 성남시와 시흥시, 김포시를 제외한 28개 기초단체들이 인천e음 카드 플랫폼을 도입했다.

인천지역도 서구와 미추홀구, 남동구, 연수구도 인천e음 카드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부산시와 대전 대덕구, 대구 수성구는 현재 인천e음 카드 플랫폼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다소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지역화폐의 특성상, 사용자에게 다양한 결제수단을 제공하고 편의성을 높여 줌으로써 소외받는 계층이 없도록 배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e음 카드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상품권 운용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을 위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해 소상공인의 매출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시스템이다”고 설명했다.

시흥시민이 휴대폰으로 ‘시루 앱’을 통해 QR코드 결제방식을 시연해 보고 있다. ⓒ시흥시
시흥시민이 휴대폰으로 ‘시루 앱’을 통해 QR코드 결제방식을 시연해 보고 있다. ⓒ시흥시

 

행정안전부·서울시 ‘QR코드 결제방식’…6단계 거쳐야 결제

행정안전부는 조폐공사를 통해 ‘모바일지역사랑상품권’을 개발했다. 블록체인기술 기반의 충전·정액·복지이용권형 모바일상품권이다.

모바일지역사랑상품권 플랫폼은 시흥시가 도입했다. 시흥시는 올해 2월21일 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모바일지역화폐 ‘시루’를 출시했다. 성남시도 조만간 모바일지역사랑상품권 플랫폼으로 지역화폐를 출시할 예정이다.

시루는 앱을 통해 지역화폐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소유한도는 200만원이지만, 충전할 때마다 40만원까지만 5%를 할인받을 수 있다. 연말정산 시 체크카드와 같은 3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소비자와 가맹점의 거래는 QR코드 결제방식으로 운용된다. 결제과정은 6단계다. ‘시루 앱 열기→로그인→결제하기 클릭→휴대폰 카메라로 QR코드 스캔→결제금액 입력→비밀번호나 지문 등으로 인증’ 등의 순이다. 

이런 결제과정을 거치려면, 미리 휴대폰에 시루 앱을 설치해 놓고 회원으로 등록한 후, 결제할 때 사용할 은행계좌를 입력해야 한다.

시루는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시흥시는 기존에 구축된 종이형상품권 시루 가맹점 3200여곳을 모바일 시루 가맹점으로 확보해 놓고 있다. 주유소와 편의점, 대형마트, 유흥주점, 대형 아울렛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소상공인 활성화 효과가 적은데다, 주유소 등으로 쏠림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시흥시 관계자는 “처음엔 QR코드 결제방식에 불편을 겪었던 가맹점주들의 저항이 컸지만,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휴대폰 기종에 따라 결제속도에 차이가 있지만, 시스템이 안정되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시는 ‘시루’를 운영하면서 조폐공사에 발행금액의 1.8%를 납부해야 한다. 모바일지역사랑상품권 플랫폼을 이용하는 비용이다.

조폐공사는 시루 가맹점에 입체형 QR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QR코드 위·변조가 불가능한 기술이 적용됐다. 속칭 ‘큐싱’으로 불리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기술이다. 조폐공사는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서울시가 운용하는 ‘제로페이(Zero Pay)’는 계좌기반의 모바일 결제서비스다. 2018년 12월20일부터 시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지방자치단체, 은행 20곳, 핀테크 앱 20개 등이 협력해 만든 계좌기반의 모바일 결제서비스다. 소비자와 가맹점의 거래는 시루와 같이 QR코드 결제방식을 거쳐야 한다.

제로페이 소비자들을 위한 혜택은 아직 초보적 수준이다. 특히 연말정산 시 4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는 홍보는 아직 공염불이다. 제로페이에 40% 소득공제율을 적용하기 위한 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또 교통카드 연계 방안과 공공시설 이용 할인, 키오스크 등 무인가맹점 결제방식 도입, 선불·충전식 결제방식 도입, NFC 결제방식 도입, 전문 배달업체 제휴 등도 아직 논의 중이다. 

제로페이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는 ‘제로화’도 연매출 8억원 미만에 한정됐다. 연매출이 8억원이 넘으면 0.3% 이상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제로페이 가맹점은 서울지역 소상공인 점포 66만곳 중 약 8만여곳으로, 그동안 서울시와 서울지역 기초단체 공무원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 유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기업들도 잇따라 지역화폐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KT는 경기도 김포시의 ‘지역화폐 플랫폼 운영대행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T는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 토큰 기술(K-Token)을 적용해 불법유통 차단 및 모바일·카드 결제가 가능한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을 제안했다. 또 SK도 한국전자영수증㈜와 손잡고 지역화폐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랑구 우림골목시장에서 제로페이를 홍보하고 있다.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랑구 우림골목시장에서 제로페이를 홍보하고 있다.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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