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죽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국내 유입 비상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04.1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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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걸리지 않지만 돼지 치사율 100% 근접…백신·치료법 전무
농식품부 “소시지 등 여행객 휴대 축산물 반입 금지”

아프리카 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이하 돼지열병)이 중국 등 한반도 주변 국가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 돼지열병은 사람이 걸리진 않지만 돼지들에겐 치명적이다. 국내에 유입될 경우 양돈산업의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방역 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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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와 유럽에서만 발생하던 돼지열병은 지난해 8월 중국에 이어 올해 1월 몽골, 2월 베트남, 4월 캄보디아까지 급속히 확산했다. 지난해부터 아시아에서만 335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특히 한반도와 인접한 중국에선 8월 최초 보고된 이후 112건이 발생했다. 돼지열병은 사람이 걸리지 않지만 돼지들은 이 병에 걸리게 되면 고열에 이은 출혈로 대부분 열흘 안에 죽는다. 폐사율이 100%에 근접한 데다 백신이나 치료법도 전무하다. 주로 감염된 돼지의 눈물, 침, 분변과 같은 분비물 등을 통해 전파된다. 폐사율이 매우 높아 가축전염병 예방법상 제1종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한국도 안전한 상황은 아니다. 발생국가와 인적‧물적 교류가 많아 언제라도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 실제로 중국 등을 다녀온 여행객이 가져온 돼지고기 축산물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가 14건 검출됐다. 주로 소시지와 순대 같은 가공 식품, 돼지고기가 들어간 만두나 햄버거에서 나왔다. 바이러스가 든 음식을 돼지가 먹을 경우 감염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4월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교부·법무부 등 10개 부처 합동 담화문을 발표하며 "돼지열병 발생국을 여행할 경우 축산농가와 발생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발생국 등 해외에서 국내에 입국할 때 축산물을 반입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국내에 거주하는 근로자 등 외국인들도 모국을 다녀올 때 축산물을 휴대하거나 국제우편으로 국내에 반입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덧붙였다.

우선 정부는 국경 검역과 방역을 대폭 강화했다. 돼지열병 발병국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축산물이 반입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발생국의 선박·항공기 운항노선에 검역탐지견을 집중투입하고, 휴대 수하물에 대한 X-ray 검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전국 6300여 돼지농가에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국민 행동수칙도 발표했다. 돼지열병 발생을 막기 위해 등산, 야외활동 시 먹다 남은 소시지 등 음식물을 버리거나 야생 멧돼지에게 줘선 안 된다. 양돈 농가는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남은 음식물을 먹이는 양돈 농가는 가급적 일반 사료로 전환하고, 부득이하게 남은 음식물을 먹일 경우 반드시 열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북한을 경유해 한국으로 넘어오는 야생 멧돼지가 돼지열병을 전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북한에 협조요청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만 발생하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해 8월 중국에 이어 올해 1월 몽골, 2월 베트남, 4월 캄보디아까지 급속히 확산했다. 지난해부터 아시아에서만 335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 Steiner Consulting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만 발생하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해 8월 중국에 이어 올해 1월 몽골, 2월 베트남, 4월 캄보디아까지 급속히 확산했다. 지난해부터 아시아에서만 335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 Steiner Consul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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