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주민자치위, 불법과 탈세의 온상 ‘오명’
  • 윤현민 경기취재본부 기자 (hmyun911@sisajournal.com)
  • 승인 2019.05.1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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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기부금, 후원금, 경품 사용 장부 누락
시 보조금 부당집행 및 기부금영수증 무단발급

지역 주민자치위원회가 부정회계 등 전횡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행사 기부금·후원금, 경품 일부가 장부에서 돌연 증발했다. 임의로 기부금 영수증까지 무단발급하는 등 탈세까지 조장하는 양상이다. 또 관할 지자체의 해명자료 요구에 늑장대응 하며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반면, 상급 지자체는 보조금 수 천만원을 지원하고도 주력행사가 아니라며 한발 빼는 모습이다. 

'2017 펄벅문화축제' 후원금 및 기부금 접수/결과보고 내역 @윤현민 기자
'2017 펄벅문화축제' 후원금 및 기부금 접수/결과보고 내역 @윤현민 기자

펄벅문화축제 후원 및 기부금 13곳 630만원 장부 누락

15일 시사저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 부천시 심곡본동 주민자치위원회는 '2017 펄벅문화축제'에서 개인 및 단체 40곳으로부터 후원금 1465만원을 접수했다. 하지만 축제평가결과 내역에는 500만원을 후원한 건설업체 K사를 비롯해 7곳이 누락됐다. 또 모금함을 통해서도 29곳에서 205만2000원을 접수했지만 결과보고 내역엔 6곳이 빠졌다. 모두 13곳이 장부에서 빠져 630만원이 자취를 감췄다.
  
경품도 일부만 당첨자에게 돌아가고 나머지는 행방이 묘연하다. 이들은 '2018 펄벅문화축제'에서 L 마트 등 7곳으로부터 17개 품목을 후원받았다. 그러나 이중 6개 품목은 실제 경품 수령과 일치하지 않았다. E 병원이 후원한 MRI 촬영권(45만원 상당) 5장 중 2장은 당첨자 현황에 없었다. L 마트의 노트북, TV겸용 모니터, 전기포트도 경품 수령자 명단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이밖에 선풍기와 에어프라이어도 각각 2개 후원받았지만, 1개씩만 경품으로 제공됐다.

 

기부금 영수증 2000여만 원 무단발급

이들은 또 기부자들에게 기부금영수증까지 임의로 발급했다. 지난 2017년 건설업체 K사에 500만원의 기부금영수증을 내줬다. 이듬해에는 L 마트, E 병원 등 9곳에 1533만200원의 영수증을 발급했다. 그러나 주민자치위는 법정 기부단체가 아니어서 기부금품 모집부터 금지된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은 제5조 제1항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및 그 소속 기관ㆍ공무원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출자ㆍ출연해 설립된 법인과 단체는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심곡본동 관계자는 "주민자치위원회는 동장이 위원을 임명하고, 예산을 지원해 운영하는 민간단체로 지자체의 실질적 지휘와 통제를 받는 기관에 해당해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없다"며 "자발적 기탁의 경우에도 기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부금품을 모집해야 함에도 심의절차 없이 접수해 영수증을 발행했다"고 말했다.

 

시 보조금 90만원 부당집행 들통…관할 지자체의 자료 및 해명요구에 늑장대응

시 보조금 집행 과정에서도 엉뚱하게 사용한 사실이 들통났다. 이들은 '2018 펄벅문화축제' 보조금 2000만원 중 90만원을 축제와 무관한 주민자치위 활동 현황판 제작에 썼다. 이에 심곡본동은 4월29일 강종태 주민자치위원장에게 부당집행 보조금 환수조치를 통보했다.  이어 주민자치위 명의의 통장 거래내역 등 관련자료와 해명도 함께 요구했다. 강 위원장도 5월 7일까지 자료제공을 약속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며 이를 어겼다. 

5월13일 오전 황인화 심곡본동 동장과 만나 이날 오후 다시 회동키로 했으나 불참했다.  강 위원장은 다음날에서야 2014~18년 해당 통장의 거래내역 자료를 뒤늦게 제출했다. 심곡본동은 이를 기초로 실제 재정 집행내역과 대조하며 확인작업 중이다. 이와 관련해 기자는 강 위원장에게 입장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지난 14일과 15일 모두 5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취재를 요청하는 문자에도 답이 없었다.

 

부천시, 동 축제 중 최대규모 보조금 지원하고도 모르쇠

이와 대조적으로 시는 지역축제의 불투명한 재정운영에 미온적 태도다. 시 축제마케팅팀 관계자는 "관내에서 열리는 지역축제의 경우 지역별 축제추진위원회와 같은 자생기구를 중심으로 열리기 때문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일일이 현황을 파악하고 있지 않으며, 시가 직접 개입할 여지도 없다"며 "그 중 시 보조금이 투입되는 축제와 관련한 내용은 예산정책 부서에서 확인해 달라"고 했다. 한편 시는 지난해 시비 1억2540만원을 들여 펄벅문화축제 등 21개 동 축제를 지원했다. 올해에도 25개 동 축제에 모두 1억2500만원을 편성했다. 펄벅문화축제는 이중 최대 규모인 2000만원씩 각각 지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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