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경제제재, 압박과 대화 병행해야”
  • 김상현 세종취재본부 기자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19.05.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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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서 대북제재정책에 관한 토론
소통 필요성 강조, 경제재재 비효율성도 지적

"대북제재의 실효성과 관련한 잘못된 믿음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정치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현재 대북제재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이뤄졌다. 이날 대회는 총 9개의 패널로 나뉘어 진행됐다. 그 중 '비핵화와 한반도의 미래' 주제에서 대북제재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이날 행사의 핵심 키워드는 '소통'과 '신뢰'였다. 오전 세션에서 발표한 고봉준 충남대학교 교수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결렬이 아니라 협상 초기의 기 싸움 정도"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일종의 부동산 매매의 한 단계로 볼 수 있고 결국 실무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탑다운 방식의 협상 외 실무진의 중요성까지 고려한 대목이다.

이어 "북한은 경제적 손실과 국제적 위상도 고려해야 하고, 국내적 설득을 위한 시간과 대안도 필요한 상태"라며 "미국과 상호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구체적 날짜를 정한 핵폐기 로드맵을 설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협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뢰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미다.

김학성 충남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개념을 분명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비핵화와 평화체제라는 미래의 과제를 두고 서로 다른 개념적 이해가 경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협상의 결과는 물론이고 안보체계의 구조 변화 방향에 대한 생각도 다양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자안보협력 방식은 불가피하지만, 미중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6자 안보협력체를 통한 북한 체재 보장이 기존의 한반도 주변 동맹관계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2019년 한국정치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비핵화와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띤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시사저널 김상현
2019년 한국정치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비핵화와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띤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시사저널 김상현

오후 세션에서 '대북제재의 수준과 효과, 그리고 문제점'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무철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비핵화 방식과 대북제재를 둘러싸고 북미 양국이 서로 다른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협상장 등장까지는 끌어낼 수 있었으나 궁극적 목표인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선 갈 길이 멀다"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대외 고립적이고 폐쇄적인 특성과 권위주의적 정치권력 및 사회주의 체제 특성으로 제재의 정치적,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해석했다. 권력층이 아닌 북한 주민만 아플 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후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라면 협상에서 제재를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조건에서는 제재 수단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신중히 고민해야 할 단계"라면서 "한국 정부는 북미 양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포괄적 이행방식과 단계적 이행방식의 절충안을 마련한 필요가 있다"라는 건의도 곁들였다.

마지막으로 발표한 국회입법조사처의 이승현 박사는 '인도적 지원 사업'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이라는 기조 아래 대북 경제 제재가 엄존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는 '인도적 분야'에서 찾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이나 남북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활동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비핵화 프로세스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제재와 남북경협을 분리하는 제‧경 분리의 논리 개발과 남북미 3자의 실무 수준에서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함도 역설했다.

오후 세션의 좌장을 맡은 박광기 대전대학교 교수는 "비핵화 문제는 현재 진행형으로 누가 어떻게 무엇을 하는가에 따라서 방안과 과정이 다르게 나타난다"라며 "아울러 왜 비핵화가 필요한가를 생각하면 비핵화가 최종 목표가 아니라 이것 또한 과정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따라서 비핵화와 남북관계에서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실현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합리적 성과도출이 요망된다"라고 행사 내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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