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군공항 이전’ 수년째 답보…“화성시 님비” 여론 확산
  • 서상준 경기취재본부 기자 (sisa220@sisajournal.com)
  • 승인 2019.06.0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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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군공항 이전 2024년 목표…최대 5년 더 걸릴 수도
화성 찬성 주민 "이제 반대할 명분도 사라진 것 아니냐"
예정지 투기세력 활개…화성시, 마땅한 대책 못내놔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가 수년째 답보 상태다. 2015년 6월4일 수원시가 국방부로부터 군공항 이전 타당성 승인을 받았으나 화성시의 반대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국방부는 2017년 2월 화성 화옹지구를 예비이전 후보지로 승인했다. '군공항 이전법'에 따라 국방부는 경기도·수원시·화성시와 함께 주민설명회, 이전 후보지 선정, 이전 지역 지원계획 수립을 추진해야 하지만, 2년이 넘도록 4자가 참여하는 이전 후보지 선정 심의는 물론 사업 전반에 대한 주민설명회조차 군공항 이전 반대에 막혀 있다.

미국 전략폭격기 B-1B(위)와 스텔스 전투기 F-35(아래). © 사진=연합뉴스
미국 전략폭격기 B-1B(위)와 스텔스 전투기 F-35(아래).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수원시 "군·민간공항 통합 운영"…화성시 '냉담'

가장 속앓이를 하는 곳은 수원시다. 당초 군공항 이전을 2024년까지 목표로 했지만 화성지역 주민들의 집단 반대로 이전 사업이 최대 5년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원시는 '군공항 이전' 사업이 계획 수립도 못하고 몇년째 표류하자, '군·민간공항으로 통합 운영'이라는 카드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화성시의 냉담한 여론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인 상황.

수원시 군공항이전협력국 관계자는 "군공항 이전은 국방부, 경기도 등 관계기관에서도 충분한 조사와 타당성 검토를 거쳐 이전을 승인한 사항"이라며 "화성시가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서도 화성시에 들어오는 것은 반대라며 '님비'(NIMBY)를 부리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2030년이 되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군·민간 통합 공항이 들어오면 지역 경제활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시공사가 지난달 발표한 '군공항 활성화 방안 사전 검토 용역 결과 보고서'가 군공항 이전 반대를 외치는 화성시에 불을 지폈다. 그동안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무응답'으로 일관하던 화성시가 '민간공항 편익비율'이 공개되고 나서 반대 여론을 뭉치기 시작했다. 군 공항은 국방부로 한정되지만, 민간공항은 여론의 추이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 있어서다.

반면, 여론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하자는 시민들과 군공항 이전을 찬성하는 화성 동부지역 주민들은 "이제 반대할 명분도 사라진 것 아니냐"며 대치하고 있는 형국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원군공항 이전 후보 부지에 통합 군·민간공항을 추진할 경우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이 2.36이 나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별 민간공항만 건설할 경우 공사비와 부대비 등 5조292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군공항 통합 추진 시 전체 비용의 5% 수준(2340억원)이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전 예정지 '투기 활개'…화성시, 뚜렷한 대책 못내놔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이 답보에 빠지면서 곳곳에서 문제점들이 도출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전 예정지로 선정된 화옹지구의 투기 바람이다.

화옹지구는 이전 예정지로 발표된 직후부터 주택, 공장, 상가들이 벌집 형태로 들어서며 투기장으로 전락했다. 단속권한을 갖고 있는 화성시는 투기세력 유입을 알면서도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터라 전면단속에 나설 경우 '군공항 이전 예정지'를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수원시 역시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단속권한 밖이라 속만 태우는 실정이다.

군 공항 이전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은 총 6조9997억원이다. 이 중 신규 군공항 건설에 5조463억원, 보상비를 포함한 지원사업에 5111억원, 신도시조성 7825억원, 금융비용 등에 6598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현재로선 투기행위 증가시 보상비도 그만큼 늘어나, 주민 편의시설 등 기반시설에 투입해야 할 예산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수원 군공항 이전은 더 이상 논의의 여지없이 조속히 이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도시 복판에 있어 소음·지역개발 등 주민 피해뿐 아니라, 군 작전 수행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대구통합공항도 최근까지 이전 후보지 선정을 둘러싸고 진통을 빚었지만 현재는 유치전이 치열한 상황이다. 혐오시설 반대 목소리를 내던 군위군과 의성군 주민 사이에서 군공항 이전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여론이 확산하자 찬성으로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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