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 부끄러운 민낯 또 드러나…‘겸직’ 다반사
  • 윤현민 경기취재본부 기자 (hmyun911@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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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의원들, 기업에서 보수 받고 일해…학교운영위원 활동도 많아

기초의회의 부끄러운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입법부실(시사저널 6월7일자 ‘기초의회 무용론 다시 솔솔’ 기사 참조)에 이어 이번엔 겸직문제로 논란이다. 이제 투잡 벌이에 나선 기초의원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또 참가조직의 정치화나 특혜시비 우려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에 일각에선 정치에 기생하는 직업정치인의 단면이란 지적까지 있다.

지난달 25일 열린 부천시의회 제236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 모습. @부천시의회
지난달 25일 열린 부천시의회 제236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 모습. @부천시의회

겸직 시의원, 한 해 총수입 1억 수준 

1일 행정안전부와 경기 부천시의회에 따르면, 부천시의원 전체 28명 중 5명은 지방의원 신분을 유지한 채 또 다른 일을 갖고 보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대학교, 광고회사, 제과업체 및 차량판매 대리점 등에 집중된다. 시의원 P씨는 관내 한 대학의 경영과 조교수로 일하고 있다. 또 시의원 S씨와 L씨는 각각 광고회사와 제과업체 대리점 대표로 있다. 시의원 E씨도 차량판매 대리점 부장을 지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에서 받는 연봉 수준은 알 수 없다.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철저히 함구하고 있어서다. 부천시의회 의정팀 관계자는 “의원의 겸직 기관의 보수액은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라며 공개를 꺼렸다.

다만 이와 비슷한 사례를 공개한 다른 기초의회들을 통해 어느 정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경기도내 기초의회 31곳 중 24곳에서 65명이 수령액을 신고했으며, 평균연봉은 3950여만 원이다. 올해 부천시의원 1인당 예산(6043만 원)을 더하면 총 연봉은 1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는 의정활동비, 월정수당, 여비, 업무추진비, 역량 개발비 등이 포함됐다. 


학운위 정치화 변질, 특혜시비 우려 외면

이들의 겸직 영역은 일선학교 현장에까지 확장된다. 시의원 H씨 등 6명이 관내 초교 및 고교 학교운영위원으로 있다. 학교운영위원 출신 현직 의원도 7명이며, 이중 4명은 위원장을 지냈다. 일찍이 제기된 정치 조직화나 특혜시비 우려를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시의원 B씨는 “모교라서 학교 사정을 잘 아는 만큼 지방의원으로서 학교발전에 기여할 몫이 있을 것”이라며 “올해도 낡은 학교건물의 옥상방수 공사를 위해 특별교부세 확보에 노력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시의원 H씨도 “오래 전부터 학교운영위원으로 활동해 왔지만, 제가 아는 바로는 이 기구가 정치목적으로 악용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학운위의 정치조직 변질은 이제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불법선거운동이 포착됐다. 당시 충청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도내 한 기초의원 선거 예비후보자의 지지를 부탁하며 학부모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A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 D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정이 이렇자 한편에선 기초의회 사망선고 얘기까지 나돈다. 지역 교육계 한 인사는 “학교현장이 정치판으로 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겠지만, 학운위에 참가한 지방의원이 정치조직 변질, 특혜시비 등 주변의 우려조차 모르쇠로 일관하는 건 더 큰 문제”라며 “직업정치인이 정치를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정치에 의존해 사는 순간 그 자신뿐 아니라 기초의회의 역할도 이미 사라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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