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치맥 배달 허용”…미성년자 확인법은 ‘모호’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9 15:4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월9일부터 생맥주 배달 가능…미성년자가 배달앱으로 술 주문하면 사전 확인 어려워 

이제 치킨 등 음식을 배달 주문할 때 생맥주를 같이 배달받는 게 가능해진다. 그런데 미성년자의 사전 확인 방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문제로 지목된다. 생맥주를 얼마나 주문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도 모호한 상태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7월9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세법 기본통칙을 개정해 이날부터 생맥주를 음식에 부수하여 배달할 목적으로 별도 용기에 나누어 담는 행위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생맥주를 페트병 등 용기에 따로 담아 배달하는 행위는 위법이었다. 주세법이 금지하고 있는 ‘주류의 가공·조작’에 해당돼서다. 대신 병맥주나 캔맥주, 소주 등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아 음식과 함께 배달이 가능했다. 

2016년 3월28일 오후 인천시 중구 월미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중국 아오란그룹 임직원 치맥파티' 행사에서 아오란그룹 임직원 4500명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다. ⓒ 연합뉴스
2016년 3월28일 오후 인천시 중구 월미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중국 아오란그룹 임직원 치맥파티' 행사에서 아오란그룹 임직원 4500명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다. ⓒ 연합뉴스


“음식에 부수하면 생맥주 배달 허용”

정부는 이번 조치가 음식점과 일반 국민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달 음식을 판매하는 영세사업자의 법적 혼란이 사라지고, 소비자는 주류 선택권이 확대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주문자의 미성년자 여부를 확인할 방법에 대해선 보도자료에 나와 있지 않다. 

미성년자의 주류 배달은 예전부터 골칫거리로 지적돼왔다. 특히 배달앱을 통한 주문에 허점이 발견됐다. 현재 배달앱으로 술을 주문하려면 휴대폰으로 성인인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인의 휴대전화로 인증하는 것까지 막을 방법은 없다. 

음식점 입장에서도 곤란한 부분이 있다. 배달원이 술을 직접 전달하기 전까진 주문자의 미성년자 여부를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소년이 배달앱으로 술을 시킨 행위가 적발될 경우, 음식점만 책임을 지게 된다. 배달앱 등 배달대행업체는 배달을 중개만 했단 이유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환경과 관계자는 “모든 음식점은 앱이든 전화든 술 배달 주문을 받게 되면 미성년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배달앱의 경우 사전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술을 전달할 때 확인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술 사본 청소년 32% 구입 경로가 ‘배달주문’

그러나 실제론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여가부가 술을 사본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구입 경로를 묻자, 32.2%가 ‘배달음식 주문’을 꼽았다. 또 68.2%는 “배달음식 주문할 때 성인 여부를 확인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리수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맥주의 배달주문 허용량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 소비세과 관계자는 “주류가 음식에 ‘부수한다’, 즉 따라간다는 개념을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2만원짜리 치킨 한 마리 시키면서 생맥주를 10만원어치 주문하면 술이 ‘주(主)’가 되기 때문에 금지 행위”라며 “맥주 가격이 치킨값보다 비싸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뒷북행정”이란 비판도 나온다. 이미 일부 음식점들은 생맥주를 배달해왔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들이 7월 들어서야 생맥주를 배달메뉴로 등록한 자영업자를 반려 처리한 게 이를 방증한다. 한편에선 “생맥주 배달은 음주 문화를 조장한다”는 반대 목소리도 불거졌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