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통공사 사장 “지하철 파업은 적폐” 발언에 노조 강력 반발
  • 부산경남취재본부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1 17: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거돈 부산시장 “고임금 무리한 요구”…노조 “무리한 요구로 집단 매도”
노-사 협상 일정조차 못 잡아 장기화 조짐…이용객 불편 호소

부산지하철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되면서 2년10개월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오거돈 부산시장이 “고임금을 받는 지하철 노동자 파업은 납득 못하겠다”는 발언에 이어 부산교통공사 이종국 사장이 노조를 ‘적폐’라고 규정하자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한 집단으로 매도당했다”며 반발하고 나서면서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권을 가진 부산시장이 전면에 나서 노조를 압박하면서 오 시장이 파업을 둘러싼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노조를 향한 비판 포문은 오 시장이 먼저 열었다. 오 시장은 노사의 협상 결렬 직후인 지난 7월9일 오후 자신의 SNS에 “부산지하철 노동자들의 임금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부산교통공사는 지속적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파업을 얼마나 납득할 수 있겠나”고 올렸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서면역 환승장에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계획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부산도시철도 2호선 서면역 환승장에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계획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이 사장도 SNS에 “대한민국은 국민의 것이고, 부산은 부산시민의 것이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는 부산시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자는 것이다”면서 “단호히 막아내자. 적폐를 들어내고 정상적으로 돌려놓겠다”며 노조를 ‘적폐’로 규정하면서 이번 임단협 협상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장은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노-사, “상대가 먼저 제안하기 전까지 협상할 뜻이 없다”

이에 대해 노조는 “여론몰이로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며 강경한 반응이다. 부산지하철노조의 한 간부는 오 시장의 높은 수준 임금 발언과 관련 “부산은 구조조정 여파로 줄어든 인력의 연장 수당이 많아진 것이 고임금 이유”라며 “노조는 협상 초기부터 통상임금을 포기하며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지만, 무리한 요구를 한 집단으로 매도당했다”고 발끈했다.

노조측은 또 이 사장이 노조를 ‘적폐’로 규정한 것에 대해 “합법 파업임에도 840명 직위해제하고, 노조지도부도 해고했다. 노조간부 중징계로 조합원들을 괴롭혔던 사측이 할 말이 아닌 것 같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측은 이어 “헌법에도 명시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이런 시각으로 보는 것이 마치 박근혜 정권과 1도 달라 보이지 않는다”며 “내년 통상임금 300억 원과 휴일 수당 70억 원을 포기하고, 그 비용을 신규 인력 채용에 써 달라고 협상했다. 정부 공무원 임금 인상 가이드라인인 1.8%인상도 수용 불가라는 것은 최소한의 권리를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노조와 사측은 상대가 먼저 제안하기 전까지 협상할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양측은 오 시장의 ‘고임금 노동자’ 발언에 대한 논쟁을 벌이며 대립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직원의 평균 임금은 6807만 3000원으로 전국 6개 교통공사 중 최고다. 서울이 6094만 3000원, 대구 5670만 9000원, 인천은 5499만 6000원 등이다.

한편 부산지하철노조는 지난 7월9일 교통공사와 진행한 임단협 최종 교섭에서 임금 인상과 인력 요구안 등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렬됐다. 

결국 노조는 7월10일 오전 5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부산의 지하철 운행은 필수유지업무자와 비상운전요원 등이 투입돼 출퇴근 시간대에는 100% 정상 운행되지만 그 외 시간대에서는 70~75% 수준으로 감출 운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교통공사 이종국 사장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부산지하철노조
부산교통공사 이종국 사장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부산지하철노조

출퇴근 외 배차간격 늦어지자 이용객 불만 터져 나와

파업 첫날 도시철도가 정상 운행한 출퇴근 시간은 큰 혼란이 없었지만, 그 외 시간대 배차 간격이 길어지면서 이용객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도시철도 배차가 늦어지자 도시철도 역사에서 소화전을 파손한 혐의(재물손괴)로 시민 A씨(67)가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는 등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공사 측은 출퇴근 시간 도시철도는 정상 운행하지만 그 이외 시간대 배차간격은 현재 6~15분에서 10~18분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상 투입 인력의 한계로 7월15일 이후부터 배차 간격은 12~25분으로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들은 파업 장기화를 막기 위해 노사정이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부산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들은 파업으로 인해 발일 묶여 답답해하고 있다. 더욱이 노사 양측이 가시적인 협상 노력이 없어 더 답답하다”며 “상대를 자극할 게 아니라 부산시와 노사 모두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