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곤 김해시장 “동남권 메가시티의 중심 역할 할 것”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6.21 12:00
  • 호수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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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취임 2주년 맞은 허성곤 경남 김해시장
“김해 특례시 지정 위해 최선 다하겠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목민관에 필요한 것은 올바른 리더십이라고 했다. 행정실무를 아전들에게 맡기더라도, 그들을 잘 이끌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목민관의 역할이다. 리더는 전문적 지식도 중요하지만, 집단을 끌고 갈 철학과 통찰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해의 성공 바탕에는 '가야사 복원'과 '제조업의 4차산업 전환'을 일관되게 추진한 리더십이 있다. 그것이 김해의 미래 먹거리라 생각해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특화 단지 등을 만든 목민관이 있다. 민선 6~7기 김해 시정을 이끌고 있는 허성곤 시장이다. 그는 과거 민선 시장과 달리 전임자 시책을 폐기하지 않고 지속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신(新)사업을 추가하고 발전시켰다. 애민(愛民) 철학으로 김해 시정을 이끌고 있는 허 시장을 6월15일 김해시청에서 만났다.

6월15일 김해시청에서 시사저널과 취임 2주년 성과를 짚어보고 있는 허성곤 경남 김해시장 ©김해시
6월15일 김해시청에서 시사저널과 취임 2주년 성과를 짚어보고 있는 허성곤 경남 김해시장 ©김해시

민선 7기 시장으로 취임한 지 2년이 지났다. 6기 때부터 시정을 이끌고 있는데, 소감은.

"김해 시민들의 과분한 사랑으로 재선 시장의 중책을 맡은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아시다시피 우리 김해는 불과 20~30여 년 만에 농촌도시에서 인구 56만 명의 전국 14번째 규모 도시로 성장했다. 금관가야 역사의 숨결, 7500여 개 제조기업, 국가습지보호 지역인 화포천을 비롯한 생태환경을 가진 도시다. 민선 6기에 이어 7기까지 고향 발전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무한한 영광이다. 지난 2년 시민들이 보내준 성원과 격려를 무겁게 여기고, 더 낮은 자세로 새로운 730일 열심히 일하겠다."

최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 이행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A를 받았다.

"그렇다. 전국 지자체 평균 공약 이행률이 34.3%인데, 김해시는 48.4%의 이행률을 기록했다. 공약은 지자체의 현안을 많이 담고 있다. 이 때문에 공약 이행률이 높으면 그만큼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 2023년 제104회 전국체전 유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전국체전을 발판으로 체육·관광·도로·도시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도시 기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막대한 경제 유발 효과와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한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지정받은 '의생명-의료기기 강소연구개발특구'도 김해의 미래를 바꿀 성과다. 앞으로 강소특구를 중심으로 기술·창업·기업 성장이 선순환하는 의생명·의료기기 R&D 허브를 조성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역경제가 많이 어려워졌다. 김해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

"단기적으로는 신속히 예산을 투입해 서민 생계를 돌보고, 장기적으로는 민간투자 유치 등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 5월8일 확정된 올해 첫 추경예산을 이미 집행했다. 정부형 긴급재난지원금과 경남&김해형 긴급재난지원금 1754억원을 중복 지원하고 있다. 김해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확대하고, 올해 소상공인 육성자금 지원 규모도 4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늘려 골목상권을 살리고 있다. 또 민간투자 유치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해시는 올해 상반기에만 대학병원급 종합병원 등 9곳과 총 6658억원, 신규 고용 3040명 규모의 투자유치 협약을 이미 체결했다. 그뿐만 아니라 6월에는 경남도와 함께 약 5000억원, 신규 고용 500명 규모의 NHN(주) 데이터센터 투자협약도 맺었다. 민간투자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 5월 정부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새로 입법예고하면서 김해시를 비롯한 50만 명 이상 도시도 특례시로 지정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는데.

"대단히 환영한다. 새 입법예고안은 인구 50만 이상 도시도 행정수요, 국가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특례시로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기존 정부안대로 100만 이상 대도시만 특례시로 지정되면 수도권(수원·용인·고양)을 제외한 지방은 창원시 1곳만 가능한 수준이다. 이는 수도권 과밀화나 지역 불균형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김해시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 안정성이 낮은 비수도권 인구 50만 이상 도시가 추가로 지정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향후 김해시가 특례시로 지정되면 시정연구원 설립, 도세의 특례시 배분 재검토에 따른 세입 증대,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 등 많은 행정·재정적 권한과 혜택이 뒤따를 것이다. 앞으로 김해시가 특례시로 지정될 수 있도록 국회·행정안전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다."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가야사 복원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하는데.

"가야문화는 김해의 뿌리다. 지난 민선 6기 때 '가야왕도 김해'라는 도시 브랜드를 만들고, '가야사 복원'을 19대 대선 공약으로 건의한 이유다. 김해시는 가야사 복원사업 국정과제 선정, 역사문화권 정비 특별법 제정 등에 힘입어 가야사 복원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사실 가야사 복원사업은 연구인력과 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신라나 백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됐는데, 이번 특별법 제정으로 탄력이 붙지 않겠나 기대한다. 또 김해시는 그간의 성과와 특별법을 기반으로 봉황동 유적, 예안리 고분군 등 가야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국제 가야문화 엑스포 개최, 허왕후 기념공원 조성 등 가야 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관광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가야의 왕도는 김해'라는 사실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가야사 복원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에서 김해의 위치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올해 신년기자회견에서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을 3대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경남과 부산, 울산이 초광역적인 협력을 통해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메가시티(Megacity)를 구축하자는 의미다. 5월부터 부·울·경 연구원에서 합동으로 동남권 발전전략과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인데, 수도권에 대응하는 경제공동체 구축이나 초광역 교통 인프라 구축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본다. 아시다시피 김해는 지리적으로 3개 광역지자체의 중심이자 교통·물류의 중심이다. 또 7500여 중소기업이 자리한 도시로서 창원과 함께 경남 제조업의 큰 축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김해시가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에 상당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부·울·경 연구원 용역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한편 김해시의 입장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남은 2년 시정 운영의 방향은.

"앞서 수도권 과밀화와 지역 불균형을 언급했는데, 지난해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하면서 지방소멸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행히 김해시는 인구 8783명이 증가했다. 지방도시들 중 흔치 않게 우리 김해는 높은 성장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민선 7기 후반기 2년은 김해 미래 100년 기반을 다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해가 마주한 과제는 여전히 많다. 전국 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김해 브랜드 가치를 전국에 알려야 한다. 가야사 복원사업을 통해 '가야왕도 김해'의 위상도 세워야 한다. 스마트시티 기술을 도시 전반에 적용하는 한편 의생명 특구를 시작으로 김해 산업 체질을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 시민이 변화를 체감하는 도시, 동남권 메가시티의 중심 도시 김해를 만들어서 지방소멸을 막는 데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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