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함바브로커 유상봉 “윤상현 부탁받고 안상수 고소”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0.06.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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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 10곳 운영권 약속받았다”…경찰, 진술 검증에 수사력 집중
윤 의원 보좌관 “터무니없는 얘기…사주 받고 허위로 진술한 것”

건설현장 간이식당(함바)브로커 유상봉씨(74)의 총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유씨로부터 “윤상현 국회의원(동‧미추홀을)의 지시로 안상수 전 국회의원을 고소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전경. ⓒ인천경찰청
인천지방경찰청 전경. ⓒ인천경찰청

윤 의원 측의 도움을 받아 함바 10곳의 운영권을 건네받기로 하고 4‧15총선에서 윤 의원의 경쟁후보였던 안 전 의원을 고소했다는 것이다.

윤 의원 측은 이런 내용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22일 시사저널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유씨는 최근 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진행된 7번째 조사에서 “윤 의원이 함바 10곳의 운영권을 주는 대가로 안 전 의원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유씨는 이런 부탁을 받고 올해 3월15일 인천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또 “박우섭 전 미추홀구청장에게 금품을 전달한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작성해 윤 의원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올해 3월~5월 자신의 아들과 주고받은 편지, 구치소 면회 대화 내용 등을 경찰이 증거로 제시하자 이 같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가 자신의 아들과 주고받은 편지에는 ‘윤 의원의 도움으로 함바를 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유씨가 “지난해에 윤 의원 등을 7차례에 걸쳐 만났다”는 진술을 토대로 지난 6월14일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경찰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윤 의원의 개인 사무실과 인천 미추홀구 지역구 사무실이 들어서 있는 건물의 음식점, 현대아산병원 대외협력실장 사무실, 법률사무소 2곳 등을 유씨와 함께 둘러봤다.

앞서 경찰청 범죄정보과는 올해 3월에 유씨의 지인으로부터 유씨와 유씨의 아들이 주고받은 편지를 입수하고 내사를 진행하다가 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5월13일에 유씨가 수감 중이던 서울구치소를 압수수색했다. 이어 유씨가 출소한 5월17일 윤 의원의 보좌관과 유씨 아들의 자택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유씨의 아들이 유씨와 윤 의원의 보좌관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보고, 유씨의 아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윤 의원의 보좌관은 “박 전 구청장에 대한 진정서는 퀵서비스로 전달받았지만, 선거에 활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과 유씨는 2019년 8월쯤에 2~3차례 만난 후 절연했고, 그 이후에 통화한 사실이 없다”며 “유씨가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터무니없는 얘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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