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한기총 회장 사퇴”…경찰, 사랑제일교회 명단 확인 돌입
  • 이혜영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8.2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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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목사 “외부 불순자들의 테러로 고난 당해”
경찰, 사랑제일교회 4시간 넘게 압수수색
文 “공권력 살아있다는 것 보여줘야” 강력대응 주문
방호복을 입은 경찰관계자들이 21일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입구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방호복을 입은 경찰관계자들이 21일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입구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경찰의 교회 압수수색 당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 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압수물을 토대로 사랑제일교회 교인 명부 등을 확인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22일 유트브 등에 따르면, 전 목사는 전날 오후 한기총 대변인 출신 이은재 목사 채널에 공개한 녹음파일에서 "이제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지난 17일 진행한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돼 입원 중이다.

그는 "그동안 저는 대표회장이 되어서 정관에 따라 애국운동과 한국교회 구국운동 위해 온 힘을 다해왔으나 불미스럽게도 외부 불순자들의 강력한 테러로 제가 고난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태로는 대표 회장직을 감당하기 너무 힘들기 때문에 사퇴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새로운 대표 회장을 잘 선발해 한국교회 부흥과 예수한국복음통일을 이루는데 최선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약 4시간20분간 이뤄진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에 들어갔다. 경찰은 전날 오후 8시40분께부터 이날 오전 1시께까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랑제일교회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교회 측 변호인들이 입회한 가운데 교회 내 PC 등에 저장된 교인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교회 측이 당국에 제공했던 교인 정보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교회 측은 성북구에 교인 4066명의 명단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제출된 명부에 주소·연락처가 부실하게 기재됐거나 교인이 아닌 일반인이 포함되는 등 허위 작성도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새벽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들이 압수품이 들어있는 박스를 차에 싣고 있다. ⓒ 연합뉴스
22일 새벽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들이 압수품이 들어있는 박스를 차에 싣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 압수수색에는 70여명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 전 교회 내부 방역이 마쳐졌고, 내부에 진입하는 경우 방호복을 착용한 만큼 투입 인원에 대한 진단 검사는 별도 지침이 있는 경우에 한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동안 교회 진입로 앞에서는 유튜버들과 인근 장위동 주민들이 뒤엉켜 서로 설전을 벌이고 몸싸움을 하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 20일 오후 5시께부터 10시간에 걸쳐 밤새 현장 조사를 시도했으나, 변호사 등 교회 관계자들이 역학조사관들에게 협조하지 않아 명단 확보는 불발됐다.

당국이 압수수색이라는 강제 수단을 꺼내든 것은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와 관련한 집단감염 확산 속도가 빠르고 전국적으로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방역 방해 행위에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공권력이 살아있다는 것을 꼭 보여 국민께 신뢰감, 안도감을 줘야 한다"고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전날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32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56명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중대본의 역학조사 중 밖으로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0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중대본의 역학조사 중 밖으로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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