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 귀순’ 22사단, 민간인에 또 뚫려…또 허점 드러낸 軍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11.0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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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철책이라더니…‘감지센서’ 먹통
군이 4일 강원도 동부 지역 전방에서 귀순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남성 1명의 신병을 확보해 월남 목적 등을 조사 중이다. ⓒ 시사저널
군이 4일 강원도 동부 지역 전방에서 귀순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남성 1명의 신병을 확보해 월남 목적 등을 조사 중이다. ⓒ 시사저널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이 또 뚫렸다. 지난 2012년 발생한 이른바 ‘노크 귀순’이 발생한 곳과 같은 사단이다. GOP(일반전초) 철책에 설치된 최첨단 경계감시 장비가 이번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3일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북한 남성이 GOP 인근 철책을 타고 넘었지만, 군이 그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까지 14시간 넘게 소요됐다. GOP 철책에 사람이나 동물이 닿으면 센서가 작동하도록 돼 있는 경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2일 오후 10시14분께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에서 운영하는 적외선 카메라에 처음 포착됐으나, 우리 군은 식별하지 못했다. 이후 이 남성은 하루가 지난 3일 오후 7시25분께 다시 포착됐다. 북한 남성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GOP 철책에 다다를 때까지 21시간 동안 군의 수색작전에도 불구하고 이 남성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군은 결국 이 남성을 4일 오전 9시50분께 고성군 내 민간인통제선에서 불과 1.2km 떨어진 곳에서 붙잡았다. 최초 포착 시점 이후 약 35시간, GOP 철책을 넘은 뒤로 약 13시간 지난 시점이었다. 신병 확보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밝혀 별다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남성은 군인이 아닌 비무장 상태 민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벌어진 곳은 2012년 ‘노크 귀순’ 사건이 일어난 22사단이다. 당시 북한 인민군 병사가 동부전선 철책을 넘어 우리 군 초소 문을 두드리며 귀순 의사를 밝힐 때까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바 있다. 동일 한 지점에서 다시 한 번 GOP에 설치된 경계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군은 이 남성을 압송해 구체적인 남하 과정과 월남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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