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FTA’ RCEP 체결…아세안 무역 시장 확대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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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무역 규모 30% 수준 ‘세계 최대 FTA’ 출범
수출 의존도 높은 한국 경제 성장에 ‘긍정적’
아세안 10개국 대상 추가 시장 확보…일본과 첫 FTA 체결 의미
11월15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정상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11월15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정상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 10개국과 호주·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FTA인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15일 체결됐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경제 영토가 넓어지며 경제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신남방정책을 가속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고, 한·일 간 첫 FTA 체결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일본, 아세안 10개국, 호주·뉴질랜드 등 15개국의 협정 참가국 정상들과 함께 화상으로 열린 RCEP 정상회의 및 협정문 서명식에서 최종적으로 RCEP을 체결했다. 이로써 세계 최대 규모의 FTA가 출범하게 됐다.

RCEP에 참여하는 15개국의 인구는 22억6000만명 수준으로 전 세계 30%에 달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6조3000억 달러, 무역 규모는 5조4000억 달러로 이 역시 전 세계 30%가량을 차지한다. 현재 세계 주요 FTA로 꼽히는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잡협정)나 미국·멕시코·캐나다 간의 USMCA보다 큐모가 더 크다. 

RCEP는 체결에 앞서 2012년 11월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8년간 31차례 공식협상, 19차례 장관회의, 4차례 정상회의 등이 개최됐다. 올해만 10여 차례 이상의 화상회의를 열고 RCEP 최종 서명을 준비해 왔다.

RCEP체결로 한국의 수출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 15개국 중 일본을 제외하고는 이미 개별 FTA를 체결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RCEP을 체결해 자유무역 수준을 더 높인 것이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기존에 이미 체결된 낮은 수준의 FTA를 업그레이드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FTA와 RCEP은 양립이 가능하다. 수출 품목이 중복될 경우 우리 기업은 수출할 때 유리한 쪽의 관세율로 수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11월15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RCEP 협정문에 서명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11월15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RCEP 협정문에 서명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아세안 10개국, 추가 시장 개방…자동차·부품·철강 등 ‘수혜’
RCEP에서 아세안 10개국은 한국에 상품 시장을 추가 개방했다. 2007년 발효된 한·아세안 FTA 관세 철폐율 79.1~89.4%보다 RCEP에서는 품목별 관세 철폐율을 91.9~94.5%까지 높였다. 

자동차·부품, 철강 등 주력 수출 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 국가 중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은 안전벨트, 에어백, 휠 등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다. 

철강 업종의 경우 철강·형강 등 철강제품과 철강관, 도금 강판 등에 대한 관세도 철폐됐다. RCEP 지역은 한국의 전 세계 철강 교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RCEP 체결에 따른 관세철폐로 무역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 RCEP 수출은 129억 달러로 전 세계 수출의 47.8%를 차지했다. 

 

일본과 첫 FTA…‘최소화’한 추가 시장 개방
한국은 사실상 일본과 첫 FTA를 체결했다. 양국이 서로 개방을 최소화하기를 원해 양국의 입장에 따라 한국 정부는 자동차, 기계 등 민감 품목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했다. 개방하더라도 10~20년 장기적으로 관세를 철페하기로 했다.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는 시장을 추가 개방했다. 또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일본산 수산물 총 수입액(1억4200만 달러)의 2.9% 규모인 400만 달러 상당을 추가 개방했다. 다만 냉동 이빨고기·훈제 바닷가재·냉장 남방참다랑어 등은 향후 10년간, 캐비어 대용물·냉장 눈다랑어·냉동 새조개 등은 15년간 서서히 관세를 철폐한다.  

일본에 대한 수출은 2017~2019년 평균 총수출액인 7억5400만 달러의 4.1% 수준인 3100만 달러를 추가 개방한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이번 RCEP은 일본과 처음으로 FTA 네트워킹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RCEP은 나중에 한·일 FTA, 한·중·일 FTA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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