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검사가 총장을…’ 법무부vs검찰, 윤석열 대면조사 놓고 충돌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1.1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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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 관련 대면조사 일정 통보하려다 檢 반발에 무산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 시사저널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 시사저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에 돌입한 법무부가 대면조사 일정을 통보하려다 대검측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시가 나온 후 윤 총장에 대한 감찰 움직임이 표면화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감찰관실로 파견된 평검사 2명을 전날 오후 대검에 보내 윤 총장에 대한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19일 오후 2시에 대면 조사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류를 윤 총장에게 직접 전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검 측은 두 검사에게 유감을 표하며 "절차에 따라 설명을 요구하면 서면으로 답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뒤 법무부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감찰 사안에 대한 필요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질의할 경우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고, 이후 대검 정책기획과장은 두 검사가 들고 온 면담요구서를 법무부에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윤 총장에 대한 대면조사가 무산된 일련의 상황에 대해 "일정 조율을 하려고 대검에 연락했지만, 응답을 하지 않아 서류를 들고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검은 "검찰에서 확인할 내용이 아니다. 법무부에 확인해 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검찰 내부에선 격한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일정 조율도 없이 평검사가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면담을 해온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앞서 추 장관은 윤 총장과 관련해 총 5건의 감찰 및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 수사와 관련 의혹을 둘러싼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법무부 단독으로 윤 총장과 언론사 사주와의 만남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비밀회동을 가졌다는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 당시 방 사장은 조선일보 관계자 등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돼 있던 상태로, 사건 당사자였기 때문에 만남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추 장관은 지난달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의혹에 대한 질의를 받자 "검사윤리강령에 위배되는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며 "현재 감찰이 진행 중이고 결과가 나오면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 내에서도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둘러싼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법무부 감찰관실로 파견됐던 김용규 인천지검 형사1부장은 곧바로 파견 명령이 취소됐는데, 윤 총장의 대면조사를 두고 김 부장검사가 이의를 제기하자 법무부가 파견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김 부장검사의) 업무가 본격 시작되기 전에 파견 명령이 철회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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