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앞에선 ‘노마스크’…북한의 이상한 코로나 방역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1.1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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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회 모인 7000명 전원 마스크 미착용
김정은 없는 소규모 회의선 모두 착용해 ‘오락가락’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를 7일째 이어가는 가운데 1월11일 군사, 공업, 농업 등 부문별 협의회를 진행했다고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참석하지 않은 이 회의에는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 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를 7일째 이어가는 가운데 1월11일 군사, 공업, 농업 등 부문별 협의회를 진행했다고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참석하지 않은 이 회의에는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 연합뉴스

자칭 '코로나 청정국'인 북한의 이상한 방역 수칙이 눈길을 끌고 있다. 당대회를 진행 중인 북한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주재한 행사에서는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다가, 김 총비서가 없는 장소에서는 일제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독특한 모습을 연출했다.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당대회 7일차(11일) 부문별 협의회 사진을 보면, 회의실을 메운 참가자들은 일제히 푸른색 일회용 덴탈 마스크를 착용했다.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지만, 참석자 대부분이 코까지 덮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한 모습이었다. 

본 회의장보다 작은 별도 회의실에서 열린 군사와 군수공업, 농업, 공업, 경공업 등 부문별 협의회에서도 발언자나 사회자를 제외한 대부분 간부들이 마스크를 썼다. 

이는 지난 5∼10일 김 총비서가 주재한 사업총화 보고와 당 규약 개정 회의에서 주석단과 대회장 내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던 것과 상반되는 풍경이다. 당대회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대표자와 방청자 등 7000명이 운집한 가운데 치러졌지만, 김 총비서를 비롯해 당 지도부 간부와 대표자 전원이 '노 마스크'였다.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5일차인 1월9일 착석한 당대회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5일차인 1월9일 착석한 당대회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 연합뉴스

조선중앙TV의 전날 보도에 따르면, 당 대표자들은 당대회가 열리는 4·25문화회관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실내로 들어선 뒤에는 벗은 채로 돌아다녔다.

실내보다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한 대회장 바깥에 있던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상태여서 북한의 오락가락 방역 수칙 배경에 궁금증을 낳았다. 

이는 북한이 당대회 참석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포함한 건강 상태를 사전에 확인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대회 참석자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이들을 각 지역에서 2주간 격리토록 한 뒤 평양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당대회는 북한 내부는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공식행사인데다, 김 총비서가 주로 발언하고 참석자들은 대표증을 들어 의결하는 회의 성격을 고려해 노 마스크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참석자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던 협의회는 발표와 토의가 이뤄지고 김 총비서가 참석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수칙대로 진행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일 주간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지난해부터 총 1만325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했으며, 이 가운데 양성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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