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득(得) 됐나 실(失) 됐나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1.01.1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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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논란에 적절한 메시지” 긍정 평가 속, “입양아 관련 발언은 위험” 지적도
문재인 대통령이 1월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월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월18일 120분간의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 전직 대통령 사면 논란 등을 비롯해 여러 현안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기존의 여러 논란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처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으나, 입양아 발언 등 새로운 논란을 낳은 부분은 아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장의 기자들과 온라인을 통해 접속한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은 당초 100분 예정이었으나 예정된 시간을 20여 분 넘겨서까지 진행됐다. 지금까지 매년 신년 기자회견 때 그랬던 것처럼 문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각본 없는 기자회견’으로 진행됐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질문도 여러 가지 자유롭게 많이 나왔고, 형식이나 이런 것들이 참신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검찰개혁 기조와 충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갈등의 중심에 섰던 윤 총장 논란에 대해선 “여러 가지 평가들이 있지만, 저는 저의 평가를 한마디로 말하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며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두둔했다. 그간 여권에서 윤 총장을 향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한 것에선 한발 물러난 입장으로 풀이됐다. 부동산 정책 역시 “부동산 투기 차단에 역점을 뒀지만 결국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내들며 이슈에 불을 붙인 전직 대통령 사면 논란과 관련해선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입장들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여러 논란에 대해 나름대로 충분히 정치적인 고려가 있는 정치적 수사를 내놨다”며 “굉장히 적절하며 논란들을 불식시킬 수 있는 메시지들을 남겼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이미 신년사에서 보였던 것처럼 민심이 악화된 상황, 지지율이 계속해서 하락한 상황에 대해 민심 앞에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입양아’ 관련 발언, 논란 일으킬 소지 다분”

문 대통령은 이날 ‘정인이 사건’ 관련 “입양을 취소하거나 입양 아동을 바꾸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굉장히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유 시사평론가도 “단순히 말 실수라고 하기엔, 어떻게 그런 생각을 떠올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다. 아이가 물건도 아닌데 변심하면 반품하고 교환하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어 사회적으로도 대단히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위험이 크다”며 “문 대통령은 빨리 유감을 표하고, 발언을 거둬들이는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백신, 북한 비핵화 상황 등의 문 대통령 답변과 관련해서도 일각에서 비판적인 견해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백신 수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충분히 빠르다”고 했고, 멈춰버린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선 “김정은 위원장(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평화에 대한 의지, 대화에 대한 의지 그리고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문 대통령 생각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으로 국민을 이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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