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모바일 사업 매각 검토…주가 12% 급등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1.20 16: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적 적자 5조원…“매각 포함 모든 가능성 검토”
주가 12.84% 뛴 16만7000원에 거래 마감
LG전자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모습 ⓒ 연합뉴스
LG전자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모습 ⓒ 연합뉴스

LG전자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모바일 사업의 매각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사업부 매각이 결정되더라도 직원들의 고용은 유지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모바일 사업 매각 검토 소식이 전해지면서 LG전자 주가는 12% 넘게 상승했다. 

LG전자는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축소와 매각, 유지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이날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며 "향후 사업 운영 방향이 결정되는 대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이에 사측은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및 자원 운영 효율화, 글로벌 생산지 조정, 혁신 제품 출시 등의 노력을 해왔다. 2019년엔 스마트폰의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했고, ODM(제조자개발생산) 생산 비율을 높였다. 또 MC사업본부 인력을 타 사업부로 전환 배치하며 몸집을 줄여왔다.

그 결과 적자 규모는 2019년 1조원에서 2020년 8000억원대로 줄었지만, 스마트폰 판매량이 계속 감소하면서 결국 매각까지 검토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LG전자 안팎에서는 MC사업본부에 대한 매각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2%의 점유율로 10위권이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는 애플·삼성전자에 뒤처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고,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업체의 물량 공세에 밀렸다. 작년 하반기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로 야심차게 출시한 이형 폼팩터폰 'LG 윙' 역시 판매량이 10만 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향후 결정에 따라 이달 CES 2021에서 예고한 롤러블폰 출시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는 결정된 것이 없어 롤러블폰을 계속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매각 방안이 전해지자 주가는 급등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는 전날보다 12.84%(1만9000원) 뛴 1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14만8000원)를 하루 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기관이 47만5000여 주를 순매수한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6만7000여 주, 9만6000여 주를 내다팔았다.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도 27조3000억원으로 늘어나며 시총 순위 12위(보통주 기준)까지 뛰어올랐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