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관광거점도시 홍보 위해 마련한 트롤리 버스에 불만 제기돼
  • 원용길 영남본부 기자 (bknews12@naver.com)
  • 승인 2021.01.2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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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 초기부터 관광객과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 쏟아져…관련 법규 위반 의혹까지 제기돼
안동시가 운영하고있는 트롤리 버스  ⓒ안동시
안동시가 운영하고있는 트롤리 버스 ⓒ안동시

경북 안동시가 관광거점도시 선정 후 관광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방편으로 최근 관광거점도시 홍보를 위해 트롤리 버스를 도입했지만, 운행 초기부터 관광객과 시민들 사이에서 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 행정이라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시민들은 트롤리 버스의 자동차 관련 법규 위반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안동시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순환하는 246번 시내버스 노선에 트롤리 버스를 투입해 하루 5차례 운행 중이다. 트롤리 버스는 안동시가 1900년대 노면전차를 재현해 3억5000만 원을 들여 제작했다. 일반 버스보다 500kg이 무거운 데다 높이도 낮췄다.

문제는 버스 내부 좌석이 원목 벤치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 불편하고 장애인이 탑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 기존 순환코스에 병산서원이 포함됐지만, 버스가 낮아 비포장길인 이곳을 진입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버스 전면 범퍼를 철재 구조물로 날카롭게 제작해 자동차 관리법 위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법규 위반으로 확인된다면 자동차 관리 관련 법규를 단속하는 기관이 오히려 혈세를 들여 불법을 저지른 셈이 된다.

또 안동시가 도입한 하회마을 셔틀버스도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계단식 탑승을 하는 일반 시내버스를 활용해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장애인은 그림의 떡인 셈이다.

특히 자연 그대로 모습을 보존하는 하회마을 특성상 화석연료를 쓰는 내연기관 시내버스가 여러모로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일부 관광객 사이에서 흘러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도 안동시는 트롤리버스를 3대를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권영세안동시장이 탑승해 시험운행하고있다 ⓒ안동시
권영세 안동시장이 트롤리버스에 탑승해 시험운행하고 있다. ⓒ안동시

안동지역 주요관광지는 모두 같은 실정이다. 고작 1km 만드는데 40억 원의 예산을 들인 도산면 선성수상길도 장애인 접근이 불가능한 것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진입로 자체가 가파른 계단 형식으로 수십m 이어지다 보니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등 지체 장애인들은 엄두도 못 낸다는 것이다.

월영교 인근에 조성된 ‘호반 나들이길’ 역시 곳곳에 계단과 경사로가 만들어져 있어 장애인 접근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시민 A씨(45. 옥동)는 “안동과는 다르게 울산의 경우 요금을 높이고 트롤리 노선을 따로 만들었고, 서울의 트롤리는 기존 노선을 활용하지만 대도시라는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관광객 B씨(52. 서울)는 “안동시가 트롤리 버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KTX-이음을 이용해 안동에 도착했지만 트롤리 버스와 연계가 전혀 안 돼 최소 30분에서 1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다음부터는 렌트카나 택시를 이용하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246번 버스노선을 이용하는 일부 시민들은 “의자가 불편해 그냥 일반 246번을 기다렸다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남양주시에서 트롤리 버스를 도입해 성공한 사례가 있어 벤치마킹해서 안동시도 도입했다”며 “일부 불편할 수 있으나 관광거점도시에 걸맞게 도산서원과 길안 만휴정을 오가는 트롤리 버스를 3대 더 추가 도입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롤리 버스 제작은 버스 제작업체에 의뢰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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