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안되는 SK그룹 ‘성과급 논란’…하이닉스 이어 SKT도 시끌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2.0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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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작년보다 큰 폭 감소 전망…납득 안돼”
법원이 '011·017' 번호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2G 서비스 종료에 반대하며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항소심에서 24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 연합뉴스
SK하이닉스에 이어 SK텔레콤도 '성과급 논란'에 휩싸였다. ⓒ 연합뉴스

SK그룹이 핵심 계열사들의 연이은 성과급 논란에 들썩이고 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이번에는 SK텔레콤으로 논란이 확산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노동조합은 최근 전환희 위원장 명의로 박정호 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작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회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 참여프로그램을 통해 지급된 주식으로 예측한 결과 올해 지급될 성과급이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노조는 "최근 몇 년간 구성원들은 매해 조금씩 줄어가는 성과급에도 회사 실적 악화로 인한 것으로 생각했다"며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성과급을 많이 기대하고 있던 상황에서 큰 폭으로 줄어버린 성과급에 대해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힘든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구성원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액 18조6247억원,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5.0%, 영업이익은 21.8% 각각 늘었다.

이에 노조는 기존의 성과급 기준인 경제적 부가가치(EVA·영업이익에서 세금과 자본비용 등을 뺀 순수이익) 기준 대신,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한 새 기준을 도입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는 ▲ 예측 가능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한 실적과 성과급의 상관관계 공개 ▲ 개인·조직 성과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전사 성과급 평균 금액 공개 ▲ 대다수 구성원이 평균 금액에 미달하는 기존 방식의 성과급 체계 전면 개편 등을 제시했다.

박정호 CEO는 이날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연 '서비스 챔피언 어워드' 행사에서 성과급 논란과 관련해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경영으로 제고한 사회적 가치가 잘 반영이 안 되고 있다"며 "회사의 성장과 발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ESG 경영 가속화와 재무적 성과 확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본인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CEO는 이번에 처음 도입한 '구성원 주주참여 프로그램'과 관련해 "구성원의 애사심 향상은 물론 회사 성장을 함께 견인하는 좋은 취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업구조 개편에 대해선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바는 없다"며 "진정성을 갖고 구성원, 주주, 회사 모두 만족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SKT에 앞서 SK하이닉스에서는 지난해 5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달성하고도 연봉의 20% 수준으로 성과급이 책정되자 직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반납하겠다고 선언하고 이석희 사장도 사과했지만, 노조 등 직원들은 파업까지 거론하고 나서는 등 동요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측은 2019년은 실적 부진으로 초과이익배분금(PS)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격려차원에서 '미래 성장 특별 기여금'을 연봉의 20% 수준으로 지급했고, 올해는 EVA를 고려해 PS를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직원들은 정확한 EVA 지표 공개를 요구하며 사측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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