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전 꼭 확인해봐야 할 ‘내 심리상태’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1.02.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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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경계해야 할 심리

주식투자를 안 하면 ‘바보’라는 말을 듣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안전장치는 필요하다.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의 다양한 심리가 얽혀서 움직인다. 문제는 심리가 하나의 시장 변동 요인은 될 수 있지만 전부는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은 심리뿐만 아니라 경제 상황, 정책과 금리, 기업 실적 등 다양한 요인들이 어우러져 변화한다. 심리에 따라 과잉 반응하면 투자에 실패할 수 있다. 개미들이 경계해야 할 심리 상태를 정리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투자 성과에 도취되어 주식 투자에 ‘올인’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br>
 ⓒ연합뉴스

뉴턴도 빠졌던 ‘FOMO 증후군’

‘만유인력 법칙’으로 유명한 과학자 뉴턴은 주식투자에도 몰두했다. 이성과 합리성으로 무장한 세계적 과학자의 주식투자 결과는 어땠을까? 뉴턴은 주식투자로 이익보다 손실이 컸던 것으로 유명하다. 뉴턴은 1720년 주식시장 역사상 첫 번째 버블로 알려진 영국 남해회사 주식에 투자해 전 재산의 90% 이상을 날렸다. 처음엔 남해회사 주식에 투자해 큰 수익을 거뒀다. 문제는 다음이다. 주식을 처분했으나 남해회사 주가가 그 후 3개월 동안 3배 이상 상승했다. 뉴턴은 주식을 팔지 않은 이들에 대한 엄청난 질투심에 빠졌다. 그는 돈까지 빌려서 남해회사에 재투자하지만 수개월 만에 남해회사 주식은 폭락하고 만다. 

뉴턴의 일화는 주식투자가 사람 심리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받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주목받는 투자심리가 바로 나만 소외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FOMO·fear of missing out)’이다. 개미들은 계속 상승하는 주식시장에서 소외될까 두렵다. 최근 높았던 수익률을 보고 뒤늦게 투자에 나선다. 욕심이 커지면 투자금액도 같이 커진다. 투자금액이 크면 수익률이 낮더라도 이익은 커질 수 있다. 뉴턴은 이 FOMO 영향으로 큰 손실을 봤다. 

‘초심자의 행운’이 키우는 ‘확증 편향’

확증 편향도 주식 투자에서 주목해야 할 심리 반응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갖고 있는 생각이나 전망에 맞는 증거만 찾으려는 확증 편향 심리를 갖고 있다. 확증 편향은 주식시장에도 적용된다. 어떤 투자자들은 상승장에서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긍정적 정보에만 관심을 가진다. 

확증 편향은 초심자의 행운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주식에 처음 투자하는 사람이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다. 첫 주식투자가 성공 확률이 높은 데는 나름 논리적 이유가 있다. 주식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은 주식시장이 좋을 때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초심자의 행운을 실력으로 생각하고 무리한 자신감에 무리한 투자에 나설 때다.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자신의 잘못과 실력을 인정하지 않고 외부에서 원인을 찾고 더 크게 투자에 나서는 경우다. 악순환의 시작이다. 

‘군중심리’라는 심리적 안정감

군중심리도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투자자들은 다른 투자자들이 많이 사는 종목을 따라 사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홀로 남겨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주식 투자에서도 군중심리가 적용돼 화제가 되는 종목이나 인기 있는 회사에 투자하려고 한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소유 효과’와 손실 회피 편향

소유 효과도 투자에서 주목해야 할 심리 반응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한 것을 더 높이 평가하려는 속성을 갖고 있다. 주식 투자에서도 투자자들은 자신이 보유한 종목 가치를 시장에서 생각하는 가치보다 높게 평가하려고 한다. 그래서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인데도 인정하지 않고 보유 종목을 팔지 못한다.

소유 효과는 ‘손실 회피 편향’과도 관련이 있다. 사람들은 이익을 얻을 때 기쁨보다 손실에 대해 상실감을 더 크게 느낀다. 주식 투자를 해서 돈을 벌었을 때보다 잃었을 때 심리적 충격이 더 크다. 손실에 대한 걱정이 더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익이 나고 있는 종목을 빨리 팔아 버린다. 반대로 손실이 나고 있는 종목은 팔기보다 장기 보유한다. 손실 확정을 더 싫어하기 때문이다. 손절매 시점을 놓쳐 비자발적으로 장기투자하는 경우 대부분이 손실 회피 편향이 작용할 때다. 손실 회피 경향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주식을 더 사서 매매 단가를 낮추기도 한다. 

참고: 《골든크로스》(메디치, 이광수·최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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