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기를 쓰레기통에”…장관까지 나선 공무원 ‘시보 떡’ 논란
  • 김수현 객원기자 (sisa2@sisajournal.com)
  • 승인 2021.02.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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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는 악습 타파 시도…“다과는 구청이 지급”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논란이 된 공무원의 ‘시보 떡’ 문화에 대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실태 파악에 나서고 지방자치단체들도 발벗고 나서면서 공직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던 관행이 근절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시보 떡 관행에 부정적 의견이 압도적”이라고 지적하자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요새는 떡도 돌리지만 피자, 마카롱, 파이도 돌리고 식사 대접도 해야 한다”며 “직장인 커뮤니티에 들어갔더니 시보 떡 관행에 대해 ‘악습이다’ ‘9급 월급 뻔히 알면서 정말 공무원하기 피곤하다’ 등 이런 얘기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에겐 미담이고 미풍이었던 문화가 세대가 변화하면 힘든 고통이 될 수 있다”며 “장관과 차관이 우리 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해서 없어져야 한다면 없애고 보완해야 한다면 아름다운 미풍으로 변화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시보(試補) 떡은 공무원들이 임용 후 6개월 시보기간이 끝나면 직장 동료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떡을 돌리는 관행이다. 최근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시보를 끝낸 동기가 가정형편이 어려워 백설기만 하나씩 돌렸더니 옆 팀 팀장이 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 인터넷 검색창에 ‘시보’만 입력해 검색해도 각종 떡 전문점를 비롯해 수제쿠키 전문점의 ‘시보떡’ ‘시보 마카롱’ 등 판매 홍보글을 볼 수 있다. 시보떡 문화가 공무원 조직에 공고하게 남아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시보떡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나선 지자체도 있다. 서울시 종로구는 이날 공직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던 잘못된 조직문화를 인지하고 사회 초년생에게 경제적 지출이 강요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 차원에서 공직 첫 시작을 축하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부터 신입 공무원에게 구청장의 격려 메시지와 도서, 배치 받은 부서의 동료 직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다과를 지급하고 있다. 시보기간 동안 조직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직원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격려하고, 중요한 시기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업무를 도와주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준 선배 직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잘못된 관습은 타파하고 구 차원에서 신규 직원을 격려하고 축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 시보떡 대신 책과 부서 직원들이 나눌 수 있는 다과 지급을 고려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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