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호 사건’ 연루자들, 또 사기행각
  • 박창민 기자 (pcm@sisajournal.com)
  • 승인 2021.03.08 13: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범’ 류승진 전 신일그룹 회장, 가명으로 활동 투자자 유치 중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한 신일그룹의 관계자들이 2018년 7월26일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며 투자자를 모은 신일그룹의 관계자들이 2018년 7월26일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울릉도 앞바다에 금괴가 실린 보물선이 발견됐다며 투자사기를 벌인 ‘돈스코이호 사건’의 주범들이 여전히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금 일부가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되는 류승진 전 신일그룹 회장의 도피자금으로 흘러갔다는 의혹도 나왔다.

8일 돈스코이호 사건 피해자 등에 따르면, 류 전 회장은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네이버 밴드를 통해 여전히 투자자들을 모집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18년 사기 행각이 드러난 이후 도주했으며,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류 전 회장은 네이버 밴드로 투자자를 유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 전 회장은 ‘송명호’라는 가명으로 밴드를 만들었다. 밴드에서 송명호를 ‘유니버셜 그룹 총회장’이라고 부른다. 이 밴드는 50만~100만원 상당을 투자해야 가입할 수 있다. 투자 금액에 따라 밴드 내 등급이 나뉜다. 류 전 회장은 회원들에게 이 등급에 따라 가상화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류 전 회장 측으로부터 사용이 불가능한 가상화폐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급된 가상화폐 중에서는 류 전 회장의 가명 송명호의 이니셜을 딴 ‘SMH코인’도 있다. 밴드 관리자들이 지급한 코인은 현재 가상 화폐 거래소에 상장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이 도피 중인 류 전 회장에게 흘러갔다는 의혹도 나온다. 이 밴드는 류 전 회장 대신 투자자를 모으는 8명의 지사장이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사장들은 회원들의 투자금액 중 10%를 수수료로 떼고, 나머지 금액을 비트코인 등 거래가 가능한 가상화폐로 교환해 류 전 회장에게 도피자금으로 지급했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했다. 

류 전 회장은 2018년 7월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며 가짜 가상화폐인 신일골드코인을 발행해 나눠주고 투자금을 모았다. 이후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자 류 전 회장은 신일그룹을 ‘유니버셜그룹’으로 변경했다. 앞서 검찰은 김모 전 유니버셜그룹 대표이사를 류 전 회장의 투자사기 공범으로 구속기소했다. 법원은 김 전 대표의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현재 활동 중인 지사장들도 김 전 대표와 함께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유니버셜그룹 법인통장을 통한 자금흐름에 개입한 증거를 찾지 못해 기소를 면했다. 피해자들은 밴드 운영과 관리자 모집을 주도한 지사장 등 10여 명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