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희 “액션연기? 너무 큰 기대 하지 마세요”
  •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5.22 12:00
  • 호수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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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 흔드는 ‘멜로 킹’ 지진희, 액션으로 돌아오다

중년의 나이임에도 멜로에 찰떡인 배우 지진희가 이번엔 액션으로 돌아왔다.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 출사표를 던진 그가 선택한 작품은 JTBC 금토 드라마 《언더커버》.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남자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면서 거대한 세력과 감춰진 진실 사이에서 가족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JTBC가 《부부의 세계》 이후 두 번째로 동명의 인기 원작인 BBC 원작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특히 《애인있어요》 이후 4년 만에 다시 부부로 만난 지진희와 김현주의 ‘특급 조합’이 방영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거기에 허준호·정만식·이승준·권해효·한고은·박근형 등 이름만으로 신뢰를 높이는 믿고 보는 배우들이 열연 중이다.

지진희는 극 중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안기부 요원 한정현 역을 맡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가짜 신분으로 살아가던 그는 아내 최연수(김현주 분)가 공수처장 후보에 오르면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김현주는 극 중 정의와 진실을 위해 살아온 인권변호사 최연수로 분한다. 평생 일궈온 신념과 능력을 인정받아 공수처장 후보에 오른 그는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며 혼란에 빠진다.

 

인권변호사 연기한 김현주에 명품 조연들까지 가세

연출은 송현욱 PD가 맡았다. 송 PD는 《연애 말고 결혼》 《또 오해영》 《뷰티 인사이드》 등을 연출한 실력파다. 송 PD는 “《언더커버》는 한 남자의 화끈한 액션과 누아르 같은 영웅담, 부부의 절절한 러브 스토리가 모두 있는 종합선물 같은 작품”이라며 “촬영하다 보니 너무 많은 장르가 섞여 있어 ‘108장르’라고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원작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BBC 원작은 닉(한국판에서는 한정현)이 정체를 들키고 난 다음에 마야(최연수)에게 고백하면서 끝이 난다. 우리로 치면 이제 닉이 어떻게 거대한 세력과 맞서 싸울 것인가가 생략돼 있다. 저희는 그 부분이 중·후반부 스토리를 끌어간다”고 귀띔했다.

송 PD는 지진희와 김현주 캐스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진희씨가 출연한 《지정생존자》를 보면서 대통령으로 호위를 받고 다니는데 땀나게 한번 뛰어다니는 역할을 맡게 하고 싶었다. 물에도 빠트리고 건물에도 매달리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현주 배우는 여러 캐릭터 속에서 천의 얼굴을 보여줬기 때문에 최연수가 가진 부드럽지만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제 소박한 바람이 어긋나지 않게 두 분의 케미스트리는 환상 그 자체였다”고 극찬했다.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통해 주연배우 지진희를 만났다.

ⓒJTBC 《언더커버》 제공

《언더커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시놉시스가 매력적이었다.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가족·신념·정의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작품 자체도 108가지 장르라 여러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장면이 많았다. 배우로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요즘 젊은 배우들이 끌고 나갈 수 있는 드라마가 매우 많은데 내 나잇대 정서에 맞게 끌고 나가면서 액션과 사랑도 있는 드라마가 흔치 않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역할을 소개해 달라.

“한정현(이석규) 역이다. 열심히 찍었는데 하이라이트 영상을 감독님께서 재미있게 보셨다고 하니 나도 기대가 된다. 극 중에서 제 캐릭터는 끊임없이 뭔가를 감추고, 그것을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마저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부분들이 흥미롭게 다가오실 것이다.”

한정현과 이석규 두 가지 신분을 연기한다. 어려움은 없나.

“이름과 상황만 다를 뿐 어차피 한 인물이기에 굳이 두 신분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상황 자체가 자연스럽게 구축됐기에 그에 맞게 표현을 했다. 다만 20년 넘게 한정현으로 살고 있었고, 그 20년 전의 일을 어떤 세력이 끄집어내 이용하려는 상황에서 겪는 혼란이라고 보시면 된다.”

두 인물을 연기할 때 주안점을 둔 것은.

“두 인물의 차이점은 확실히 보인다. 이석규였을 때는 굉장히 젊고 활기차다. 한정현일 때는 20년이 지나서 지쳐 있고 찌들어 있다. 세월이 보인다. 이석규는 무술을 잘하는 사람이고, 한정현은 요리를 잘하며 가정적인 남편이다. 둘 중 더 닮고 싶은 건 이석규처럼 무술을 잘하는 사람이다(웃음).”

상대역인 김현주와는 세 번째 호흡이다(지진희와 김현주는 2016년 종영한 드라마 《애인있어요》 이후 5년여 만에 다시 재회했다. 2004년 방송된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에 이어 세 번째 동반 출연이다).

“전작도, 전전작도 한결같이 신뢰 가는 연기자다. 그동안 함께 연기하면서 연기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물론 세 번째 연기를 같이 하는 거라 보시는 분이 식상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들었지만 김현주씨와 함께 하면 극복할 수 있겠다고 싶었다. 4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다. 그럼에도 김현주씨의 가장 큰 매력은 늘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멋지다’ ‘예쁘다’ ‘잘한다’ 이런 마음을 제가 가졌듯이 보는 분들도 그렇게 여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현주 역시 “저희 두 사람의 재회를 기다려주시는 분이 많았다. 그런 부분도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하는 것에 영향을 끼쳤다”며 “세 번째 호흡이니만큼 저도 걱정을 했다. 혹여 전작의 이미지 때문에 극의 흐름이나 캐릭터 감정선에 방해되지 않을까 우려도 했다. 하지만 《애인있어요》 당시 지진희씨가 저를 돋보이게 해 줬고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는 지진희씨의 감정선을 따라가야 하는 중요한 작품이니만큼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지진희씨는 한결같은 점이 가장 좋다. 저희가 어렸을 때 처음 만나 항상 그 이미지가 남아 있는데, 이번에 현장에서 사람들을 아우르는 모습을 보며 오빠 같고 어른 같았다”고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송 PD도 “세 번째 만남이라서 시청자들에게 식상할 수도 있지만, 첫 화면부터 20여 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처럼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두 분만 한 배우가 없다고 생각했다. 촬영하면서 부부간 멜로신에서도 아이디어를 많이 내서 재밌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극 중 젊은 시절을 연기한 연우진, 한선화의 닮은꼴도 화제가 됐다.

“저도 연우진씨를 처음 보고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한선화씨를 보고 김현주씨에게도 ‘너랑 닮았어’라고 얘기했다. 정말 캐스팅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 리딩을 하는데 연우진씨의 대사가 살짝 빠르더라. 그래서 나도 조금 빠르게 연기했다.”

액션 연기에 대한 소감도 궁금하다.

“요즘은 시스템이 좋아져 준비가 철저히 잘돼 있다. 저는 거기에 맞춰 시키는 대로 했다. 예전 같으면 온몸을 다 던져 했겠지만, 제가 맡은 한정현이라는 역할은 나이도 있고 세월도 있는 캐릭터다. 그래서 그에 걸맞은 정도의 액션을 했다. 많은 전문가의 도움으로 멋지게 나오겠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라. 조금만 기대해 달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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